- '21.2/19(금) 07:44 ~; 약 7시간 50분 (휴식 포함)
- 산행 거리 : 17 Km
- 경로 : 희방 제2 주차장 - 연화봉 - 연화1봉 - 소백산 정상(비로봉) - 원점 회귀


지난 1월부터 계속 눈에 밟히던 소백산.
금요일 하루 휴가 내고 홀로 올라본다.
며칠 전 눈이 있었고, 당일 날씨는 맑으며 오후부터 기온도 오른다는 예보이고, 미세먼지도 나쁘지 않아 기후 조건은 최적이다.
다만 강원 영동 지방에 강풍 주의보가 있기는 한데 소백산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도전.
산행 코스는 희방사 출발해서 연화봉을 거쳐 비로봉까지 갔다 다시 출발지로 복귀하는 경로.
소백산은 다른 코스도 많은데 그나마 이쪽이 수도권에서 접근도 편하고 산행 거리도 적당한 듯 하다.
종주 코스도 알아보았으나 주차했던 곳으로 복귀가 만만치 않아 포기하고 희방사 원점 코스를 택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차량을 원하는 곳에 가져다 주는 서비스가 있단다. 카톡에서 '소백내차를부탁해'로 검색하면 나오고, 블로그에도 후기들이 많으니 참고하시길.)

희방사는 산허리에 바짝 올라 붙은 지점이라 이미 출발 고도가 700미터가 넘고 연화봉까지 넉넉하게 2시간 안에는 도달 가능

(7:44) 희방 제 2 주차장.
차에서 내리니 이곳에서도 벌써 쏴~ 하는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주로 동네 뒷산 정도만 다니다 1,000미터 넘는 산을 홀로 오르는 것은 처음이라 바짝 긴장.
다행히 주차된 다른 차들도 보이고 바로 옆에 먼저 오신 분도 산행을 시작하고 있어 다소 위로가 된다.
매표소에서 순순히 관람권을 끊어주고는(2천원) 산행 시작.
산사를 구경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방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연화봉까지는 2.8km.

(7:50) 희방 폭포.
물줄기는 미동도 없이 얼어 붙어 있고 주위는 적막하기만 하다.


(7:57) 돌다리를 건너 희방사에 달린 용도 모를 저 건물 앞을 지나 작은 게이트를 통과하면 비로소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초반에는 깔딱 고개. 돌계단과 나무 데크 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8:27) 이마에 땀이 슬슬 맺히려 하니 쉼터가 나온다. 연화봉까지는 남은 거리는 1.6km


(9:10) 다시 30분 정도 오르니 나타난 작은 전망대.
나중에 찾아보니 사진 왼쪽 높다란 건물이 기상관측소이고, 첨성대를 닮은 오른쪽 건물이 천문대이다.
죽령탐방센터에서 올라오면 저곳까지 임도가 이어지는 듯. 대신 거리는 꽤 늘어난다.
다음 기회가 된다면 죽령 코스로도 한번 도전해 보기로.

(9:35) 연화봉 도착.

비로봉 방향으로 나무 테크가 들어서 있고 태양을 나타내는 조형물도 있다.


이곳에 오르니 비로소 다른 산행객들을 만나게 된다.
어르신 3분이신데 포항에서 오셨고 죽령에서 출발하셨단다.
연세도 있어 보이셨는데 걸음도 빠르셔 어느덧 한참 앞을 가고 계신다.

(10:17) 연화봉에서 다시 얼마간 내려가서는 산길을 걷는데 어느 지점에서인가 또 다른 봉우리가 보이고 계단이 이어진다.
제1 연화봉 오르는 길.

(10:26) 제 1 연화봉.
정상석 같은 것은 없고 작은 쉼터에 안내목이 1 연화봉이라고 알려준다.
여기서 잠시 비스킷 하나 먹으며 열랑 보충.


이미 2월 중순이라 기대 반 포기 반이었는데 마침 상고대 길이 열려있다.
겨울 산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10:55) 비로봉까지 1.5km.

제1 연화봉 오를 때와 비슷한 느낌의 봉우리가 또 하나 맞아준다.

소백산 그 때 그 시절.
사람의 발길을 좁게 가둬만 두어도 자연은 스스로 회복을 한다.

(11:15) 이제야 비로봉까지 오르는 계단이 시야에 들어온다.

(11:19) 천동 방향 갈림길. 비로봉까지 거리는 600m


주목 감시 초소.
여기 주목이 아마도 고산지대에서만 자란다는 주목(朱木)을 말하는 듯 하다.
초소에서 비로봉쪽을 바라보면 등산로 왼쪽에 푸른 나무들이 모여 있는데 그 곳이 주목 군락지.

소백산 주목 군락.
등산할 당시에는 막연히 왠 크리스마스 나무가 여기 있는가 했는데 빈약한 앎이 늦게라도 채워져서 다행이다.
이미 이곳에서부터 칼바람이 매섭게 얼굴을 때린다.
정상 오르기 전에 초소에 먼저 들러 가져온 빵과 음료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는 다시 정상으로.
(정상에서 느긋하게 풍광을 즐기며 간식을 즐기기에는 바람이 너무 세고 기온이 낮다.
초소를 적절히 잘 활용하시길.)

(11:40) 저 계단만 오르면 정상.


계단 옆 나무 울타리에 하얀 고드름이 바람 방향으로 가로로 자라 있다.

정상 부근의 로프에도 마찬가지.
이걸 따로 부르는 이름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 혼자 가로 고드름이라 이름붙여 본다.
여러번 달굼질한 쇠가 강하게 되듯 이번 겨울 계속된 비와 눈, 세찬 바람이 만든 자연의 조화가 아닐까.
( 정상에 가까워 오니 ‘아고산대’ 알림판이 곳곳에 보인다.
아래는 인터넷에서 따온 설명.
"식물의 생활공간은 해발고도에 따라 저산지역, 산지지역, 아고산지역 및 고산지역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아고산대 생태계(Sub alpine zone ecosysteme)는 해발고도 1500∼2500m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바람과 비가 많고, 기온이 낮으며, 맑은 날이 적어 식물의 생활에는 아주 열악한 지역이다. 그러다보니 키가 큰 나무들이 자라지 못한다. 철쭉꽃, 털진달래, 눈향나무, 눈잣나무, 시로미 등 키 작은 나무와 풀·꽃들이 이 지역의 주인이다. )
퍼온 곳 :legacy.h21.hani.co.kr/h21/data/L980518/1p825i16.html
한겨레 21
자연의 낙원 ‘아고산대’ 식물의 생활공간은 해발고도에 따라 저산지역, 산지지역, 아고산지역 및 고산지역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아고산대 생태계(Sub alpine zone ecosysteme)는 해발고도 1500
legacy.h21.hani.co.kr


드디어 비로봉 정상.
높은 산 정상에는 비로봉이 많은데 유래를 찾아보니 대략 아래와 같음.
"비로봉은 불교의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에서 유래됐다. 비로자나불은 큰 광명을 내비치어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를 말한다. 더욱이 비로봉은 유명하고 큰 산의 최고 봉우리 이름이다. 유명한 산의 최고 봉우리에서 부처님의 큰 광명을 내비치어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의미다".
왜 비로봉이 많을까?
우리나라엔 같은 이름을 가진 봉우리들도 많고웬만큼 유명한산이면 다 비로봉이 있다.도대체 왜 비로봉이…
blogs.chosun.com



(12:20) 정상에서 여흥을 겨우 달래고는 하산 시작.
사실 너무 추워서도 오래 있지는 못하겠다.
매서운 겨울 날씨에 휴대폰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닮아 폰 뒷면에 발핫팩을 붙여 다니고는 하는데 몸을 가누기도 힘든 찬 바람이 몰아치는 이 곳 정상에서는 그것도 별 효과가 없다.
정상 오르기 전 60%대의 배터리가 잠깐 동안 30%대로 내려가 있는 것.
급히 보조 배터리를 연결했으나 그 마저도 기온이 너무 낮아 충전이 더디다는 메시지가 뜬다.
다행히 정상을 조금만 벗어나도 바람은 급 진정세.


하산길이라 마음의 여유가 있어 그런지 오를 때는 보지 못했던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쌓인 눈에 새겨진 바람골들이 마치 하얀 시트를 살포시 구겨놓은 듯.

등산로 옆 눈이 얼마나 쌓였나 가늠해 보기도 하고.

(13:44) 다시 연화봉 전망대.

(15:13) 다시 희방 폭포.
연화봉부터는 무릎이 아파 속도 조절도 했고,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도 받고 하다보니 하산시간도 꽤 소요된다.
그래도 1,000 미터 넘긴 높이의 국립공원급 겨울 산행을 나홀로 무사히 마칠 수 있어 뿌듯.
아마도 이번 겨울 가장 기억에 남는 산행이 될 듯 하다.
- 난이도 :

희방사에서 희방폭포를 지나 돌계단 + 나무 계단으로 이어지는 깔딱 고개가 제일 가파르다.
그 뒤 연화봉까지는 적절히 산길 + 계단이 있고 조망도 트이는 편이라 지겹지 않다.
연화봉에서 비로봉까지는 제1연화봉을 비롯한 봉우리를 한두개 더 넘어야 하는데 능선을 타는 느낌이고 오르막에는 계단이 있어 수월함.
- 주차 :
연화봉 제2 주차장 이용(무료).
열 대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규모라 산행객들이 많이 몰리는 계절에는 만차로 주차가 힘들 수도 있을 듯.
- 산행 들머리 : 희방사 입구
(희방사 관람권 2천원 구매 필요)
- 정상 조망 :
사방이 다 트임. 이래서 국립공원급은 다르구나 생각이 든다.
- 화장실 :
희방사 입구 관람권 끊는 곳 옆에 있음.
그 외에는 소백산 천문대쪽에 있는 것으로 보이나 연화봉, 비로봉 가는 코스에는 별도 화장실은 찾지 못했다.
속으로 의문이 좀 들기는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코스로 등산을 즐길텐데 대부분 어떻게들 해결하는지.
그렇다고 이런 천혜의 자연에 별도 화장실을 두어 분변을 모으는 게 나을지, 아니면 각자가 스스로 해결하게 하여 자연스레 분산시키는 것이 나을지.
아마도 공원측에서는 후자를 택한 것이 아닐까.
- 네이버 지도 등산로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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