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치비타(Civita) (2016.5.12 목)
오르비에트에서 멀지 않은 치비타(Civita)로.
저녁에 로마로 복귀하면 더 이상 볼 수 없을 전원 풍경을 조금이라 더 즐겨봅니다.
잠시 차 세우고 둘이서 희희낙락.
치비타(시비타?)는 반뇨레죠(Civita di Bagnoregio)라는 무너져가는 언덕위의 작은 성(마을)로 유명한 곳.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천공의 성 라퓨타" 배경이라고도 하는데 근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음.
그래도 '하늘위의 성'이라는 이미지는 이곳을 방문해 보면 참 잘 어울린다는 것을 체감함.
마을 입구 주차장에 차를 대고는 작은 상점에 들러 혹시 지도가 있는지 물어보니 흔쾌히 하나 내어준다.
그런데 for free가 아님.
꼭 필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내가 오버했나 잠시 후회했으나 어쩔.
(참, 주인이 꽤 미인이기도 했다..)
대충 방향을 잡고 거리를 따라 걸어본다.
사람이 너무 없어 혹시 휴일인가 생각하기도.
거리에 상점은 거의 없는데 대신 저렇게 앙증맞은 자판기 부스가.
20분 정도 걸었을까, 드디어 저 멀리 성이 보이기 시작
성을 이어주는 다리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경사길을 내려 얼마간 걸어야.
이 곳부터는 방문자들이 다소 보이기 시작.
사진 중앙의 작은 건물이 매표소.
다리를 건너 성으로.
실제로는 그다지 높지는 않으나 주위 지형이 분지처럼 내려앉아 있는 형태라 긴장감은 훨씬 더 했던.
성 내부에도 작은 길을 따라 카페, 식당 등이 들어선 형태.
아마도 골목끝에서 끝까지 2~300 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을 듯.
건물들은 밀도있게 자리잡고 있지만 답답하지 않을 정도이고, 곳곳에 피어난 꽃들과 조화로웠던.
성을 둘러싼 주위 풍경도 올려봅니다.
이 곳으로 오는 길에 만난 냥이들.
그냥 길냥이들 같은데 사람 손을 많이 탔던건지 별로 두려워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도 선뜻 받아주었던.
이 곳을 끝으로 로마로 복귀.
고속도로를 두시간 정도 달려 로마에는 잘 도착했으나 시내에서 차량 반납하느라 좀 고생을 겪기도.
기름을 다시 채워 돌려주어야 하나 주유소를 찾지 못해 한참을 빙빙 돌다 마침 길가의 간이 주유소를 찾아 해결.
(간이 주유소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는데; 길가에 그냥 주유기가 몇대 서 있고, 거기 차를 대면 바로 기름을 넣어주는 식이었음.
마치 F1 포뮬러에서 차량이 딱 서면 엔지니어가 붙어 정비하고 주유하는 그런 느낌?)
반납 장소를 찾을 때에도 로마 역 주위가 너무 번잡하여 한번은 그냥 지나치고, 일방통행 도로를 따라 크게 돌아서는 겨우 제 시간에 반납 성공.
(구글 맵의 assist가 대단했음^^)
마지막으로 차를 반납하고 직원의 ok 사인을 보고서야 긴장이 스르르.
예약했던 민박집에서 굶주렸던 한국 음식으로 속을 달래고는 하루를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