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책읽기
하루키 책은 읽지 못했는데 그리스 여행 준비하다 우연히 접하게 됨.
우선 여행기들만 연달아 읽었는데 과연 하루키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소설들은 접하지 못했지만 여행기들만 읽으며 느낀 것은 일본 문학의 거장이라고 하는 타이틀만큼이나 참 소박,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같은 모습이 아닐까.
당분간은 계속 찾아 읽게 될 듯.
비내리는 그리스에서 불볕천지 터키까지 [11/25]
그리스 섬들과 아토스, 터키 내륙 지방의 여행기.
아토스 수도원 여행기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음, 88올림픽 무렵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왠지 그 곳은 지금도 크게 바뀌지 않고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 듯.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은 곳.
먼북소리 [12/22]
직전에 읽은 "비내리는 그리스에서 불볕천지 터키까지"의 속편인 듯한 느낌.
그리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곳곳이 주된 여행지이다.
역시 하루키만의 재치와 진지하지 않으면서도 솔직한, 그래서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자주 보이는 듯.
동양인이 유럽에 머물며 겪게되는 일들과 그것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들이 흥미로웠고 여행자라면 겪어봄직한 이야기들이라 쏙쏙 빠져들게 된다.
몇해 전 여행했던 이탈리아 토스카나 이야기도 있어 눈이 번쩍 *-*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 [12/30]
제목만 보면 마치 하루키가 들려주는 여행기 쓰는 묘책이라도 알려줄 것 같은데 실제로는 간간이 썼던 짧은 여행기들을 모아둔 책.
대신 책 서문에 본인의 여행 방법을 간단히 소개하는데 다음에 여행을 간다면 한번 시도해보고 싶음
"과도한 계획이나 지나친 의욕 같은 것은 삼가고, '말하자면 어느 정도 비일상적인 일상'으로 여행을 생각하는 점에서부터 이 시대의 여행기
는 시작해야만 한다. '잠시 어디 좀 갔다 올거야'하는 마음으로 떠나는 건 너무 극단적이고 허황된 여행기라고 하겠지만...... 그렇다고 두
눈을 부릅뜨고 무슨 비장한 결의라도 하고 써낸 느낌을 갖게 하는 여행기 역시 읽는 독자에게 약간은 따분하고 짜증스럽게 하지 않을까.
- 중 략 -
나 스스로가 녹음기가 되고 카메라가 되는 자세로.
나는 실제로 여행하는 동안에는 별로 세밀하게 글자로 기록을 하지 않는다. 대신 작은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그때그때 짤막하게 적어 놓
을 뿐이다. 가령 '보자기 아줌마!'라고 적어 놓고, 나중에 수첩을 펼쳐 그것을 보면 '아 그렇지, 터키와 이란의 국경 근처의 그 작은 마을
에 그런 이색적인 아줌마가 있었지'하고 쉽게 생각해낼 수 있게 해놓는 것이다. 요컨대 내가 가장 알아보기 쉬운 형태의 헤드라인이면 된다
. 바다에 부표를 띄우듯이 그렇게 적어 놓는다. 서류 서랍의 색인과 같다.
나는 여러 차례 여행을 하는 동안 점점 나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일시나 장소 이름이나 여러 가지 숫자 같은 것
은 잊어버리면 글을 쓸 때 현실적으로 곤란하니까 자료로서 가능한 한 꼼꼼히 메모해두는데, 세밀한 기술이나 묘사는 될 수 있는 대로 기록
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장에서는 글쓰기를 잊어버리려고 한다. 카메라 같은 것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여분의 에너지를 가능한 한
절약하고, 그 대신 눈으로 여러 가지를 정확히 보고, 머릿속에 정경이나 분위기, 소리 같은 것을 생생하게 새겨 넣는 일에 의식을 집중한다
. 호기심 덩어리가 되는 것이다.
어쨌든 그때그때 눈앞의 모든 풍경에 나 자신을 몰입시켜려 한다. 모든 것이 피부에 스며들게 한다. 나 자신이 그 자리에서 녹음기가 되고
카메리가 된다. 내 경험으로 보건대, 그렇게 하는 쪽이 나중에 글을 쓸 때도 훨씬 도움이 된다 반대로 말한다면, 일일이 사진을 보지 않으
면 모습이나 형태가 생각나지 않는 경우에는 살아 있는 글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취재 여행을 가더라도 작가는 겉으로 보기엔 편하다.
현장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다만 잠자코 구경만 하고 있을 뿐이다. 사진을 맡은 사람만이 바쁘게 뛰어 돌아다닌다. 그 대신 작
가는 여행지에서 돌아오고 나서부터가 힘이 든다. 사진은 현상을 하면 그것으로 끝나지만, 작가는 그때부터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책상 앞에 앉아서 메모한 단어에 의지해 머릿속에 여러 가지 현장을 재현시켜가는 것이다.
대개 귀국해서 한 달이나 두 달쯤 지나고 나서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적으로 그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결과가 좋은 것 같다.
그동안 가라앉아야 할 것은 가라앉고, 떠올라야 할 것은 떠오른다. 그리고 떠오른 기억만이 자연스럽게 이어져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
나의 굵은 라인이 형성된다. 잊어버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다만 그 이상 오래 내버려두면 잊어버리는 것이 너무 많아 문제가 된다. 모든
일에는 어디까지나 '적당한 시기'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소개된 여행지는 아래와 같다.
이스트햄프턴
무인도 까마귀 섬의 비밀
멕시코 대여행
우동 맛기행
노몬한의 녹슨 쇳덩어리 묘지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한 여로
걸어서 고베까지
내 강아지 행복한 노견생활 [10/22]
집 근처 중고서점 갔다가 눈에 띄어 읽게 된 책.
근래들어 키우는 강아지가 빠른 속도로 쇠약해지는 모습에 선뜻 손이 가기도 했다.
일본의 애견가들 몇몇이 소소한 상식과 팁들을 전해주는데 읽으며 느낀 건 역시 중요한 건 마음이 아닐까 하는 것.
애정과 관심이 있으면 계속 확인하고 고민하게 된다는.
나의 한국현대사 [10/2]
역시 역사책은 나랑 안 맞는 걸까, 아니면 비교적 근.현대사는 나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 흥미가 떨어진걸까.
제아무리 유작가님이지만 이 책은 그저 끝은 봐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읽어 내려간 듯.
담론 [8/5]
신영복 선생의 마지막 강의라는.
솔직히 앞 쪽의 고전 강의는 어렵고도 지루했다.
사람 냄새 폴폴 나는 후반부의 글들이 집중도 잘 되고 공감도 잘 되어 훨씬 읽기가 수월.
안타깝고 슬픈, 때로는 배움을 주는 ,낮은 곳에 있지만 진솔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에 더 큰 감동을 받게 되는 듯.
공감가는 문구가 있어 옮겨봅니다.
"20년 전의 치열했던 모습들이 아득한 비현실로 다가왔습니다. 학생운동이란 그런 것인가 하는 회의마저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만 그 당시에는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꾸준히 그 길을 지키고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그 사람들은 양심의 가책 때문에 함께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신의 이념이나 사명감 때문이 아니라 친구들의 권유를 외면한다면 두고두고 양심의 가책으로 남을 것 같아서 참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꾸준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감옥에서 예상했던 것과는 반대였습니다. 양심적인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김수영 시인의 시처럼 바람보다 먼저 눕지만,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이었습니다. 양심적인 사람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매우 낮습니다. 낮을 뿐 아니라 부정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양심적인 사람이야말로 가장 강한 사람이며 가장 인간적인 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식인이란 모름지기 양심의 사람이어야 합니다."
관찰의 인문학 [7/7]
흠. 솔직히 너무 지겨워 대충 눈으로 훑으며 마무리한 책.
각계의 전문가들과 산책하며 그들의 눈에 관찰되는 것들과 생각을 글로 옮긴다는 시도는 참신한 듯.
그러나 식견 없는 일반인들이 계속 따라다니기에는 어렵고 따분한 묘사들이 많다,ㅡㅡ
어른의 의무 [6/2]
세 가지, 한번 실천해보자.
"불평하지 않는다."
"잘난 척 하지 않는다."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말이 칼이 될 때 [5/20]
직장에서 성희롱 교육을 받게 된 것도 몇 해 전부터였던 것 같다.
그 전에는 별 의식없이, 그저 개개인의 양식과 양심에 따르던 것을 사회적으로도 중요성이 공감되어 결국 기업의 교육 커리큘럼에도 반영된 것일 듯.
혐오 표현과 관련된 내용도 언젠가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찌보면 쉽게 내뱉던 말 한마디까지 간섭의 대상이 되는것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별 생각없던 그 한두마디가 누군가에게, 그것도 약자에게 특히 비수가 되어 왔다면 바로 잡아나가는 것이 옳은 방향.
조금 어렵고 애매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평소 가치를 잘 정리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들(남혐, 메갈리아, 카운터 운동같은)에 대해 관점을 정할 수 있어 좋았다.
유럽의 시간을 걷다 [3/25]
어쩌다 한번 유럽 여행을 가면 성당들은 꼭 만나게 된다.
지겨울 정도로 자주 보게도 되지만 도대체 어떤 안목으로 봐야하는지는 모르고 무작정 관광만 했던 듯.
우선 외형이라도 좀 알자 싶어 서양 건축사를 좀 뒤지다 발견한 책.
결론은 대만족.
유럽의 역사와 건축, 회화같은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그저 듣기만 했던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같은 양식들이 왜 나타나게 되었는지, 어떤 특징들을 갖는지 이제 조금 머리에 그려진다.
왜 이 책을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개인적으로 목마른 시기에 냉수 한잔 같았던.
82년생 김지영 [2018/3/18]
주인공(82년생 김지영)의 일대기를 주욱 따라가다보면 만나는 이야기들은 전혀 낯설 것이 없고 자주 듣고 접하던 것들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을 한 여성의 성장 과정에 하나하나 꿰어놓고 보니 우리 남자들의 흔한 인식과 행동들이 알게 모르게 얼마니 여성들을
누르고 있을까 생각이 든다.
세상 사람의 반은 여성인데 아직도 인류는 많은 불평등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듯.
나부터라도 신중하고 바른 인식을 갖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그게 결국 나를 위한 길이기도 함.
여행의 심리학 [2018/3/11]
어떤 내용일까. 동네 도서관서 수차례 검색해봤으나 그 때마다 대출 중이어 더욱 호기심이 갔던 책.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내향/외향적 성격의 차이를 기준으로 풀어내고 있어 읽으며 공감가는 내용들도 많았으나 뭔가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을까, 다 읽고 나면 좀 공허한 느낌.
그래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몇 부분 간단히 옮겨봅니다.
"여행은 우리의 능력을 증명하는 활동이 아니다. 여행의 목표는 행복과 성장이다. 그러니 '여행은 이렇게 해야 하는 거야'라고 뻐기고 다니거나 '실수하면 안돼. 꼭 완벽한 여행을 해 보이겠어'라고 다짐할 필요는 없다. 대신 언제나 더 큰 편안함과 만족, 더 큰 즐거움과 배움을 줄 수 있는 지식과 행동을 찾아 나서는 편이 여행자 자신을 위해서도 좋다"
"나와 양작가는 여행 도중 틈날 때 마다 '이번 여행 최고의 숙소 베트스 10', '이번 여행 최고의 한 끼 베스트 10'등을 선정하는 것을 즐기는데, 나는 이런 습관이 우리의 행복한 여행에 큰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 이런 작은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따지고 보면 별 것도 아닌 짜증과 불만 탓에 즐거운 경험이 기억 깊은 곳에 꽁꽁 숨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는 여행 중에 그리고 여행이 끝난 뒤 여행의 행복과 여행에서 얻은 것을 정리하고 회상할 때도 아주 효과적은 좋은 습관이다"
"경치는 다른 활동과 조합됨으로써 여행의 행복을 증폭시키는 '배경'이자, 문화와 음식 및 각종 액티비티 등 각 지역의 다양한 여행 요소들을 결합하여 여기에 통일성과 주제를 부여하는 '틀'이지 여행의 목적 자체는 아니다"
> 이 부분은 개인차가 있을 듯.
장엄한 일출이나, 멜랑꼴리한 일몰, 또는 평생 잊지 못할 자연경관을 보기 위해 투자한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은 경우도 많고, 오로지 그것들을 위해 여행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치는 여행의 큰 부분이라 여기는 성향.
나의 아름다운 성당 기행 [2018/3/3]
공세리 성당, 명동 성당 같은 곳을 가 보면 한국의 이런 오래되고 고즈넉한 성당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 방문기가 있어 바로 선택해 봄.
각 성당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들의 변화를 에세이처럼 풀고 있어 쉽게 한장한장 넘어간다.
유럽의 대성당들에 비하면 규모와 화려함은 초라하겠지만 오래된 우리 성당들은 소박하고 정겨운 시골 풍경같아 좋다.
카톨릭 교우라면 조금 더 와 닿을 듯.
아래는 소개된 성당 지도.
좋은 이별 [2018/2/23]
책에는 "애도"란 단어가 자주 나온다.
다시 한번 사전에서 찾아보니'남의 죽음, 심한 정신적 고통, 불운을 슬퍼하는 동정심의 표현이다.'라고 되어 있다.
슬픔은 그냥 감정인데 이 걸 잘 표현하고 다스려야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도 들었으나 결국은 보다 나은 자신을 만들고 이별을 좋은 기억으로 전환하려하는 것이 애도가 아닐까 싶기도.
내게는 아직 절실하게 와 닿는 구절들은 드물었으나 언젠가 다시 한번 펼쳐볼 날이 오지 않을까.
로드 바이크의 과학 [2018/2/3]
어쩜 이렇듯 꼼꼼하게 측정하고 데이터를 모았을까.
자전거를 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싶어 선택했으나 잔뜩 늘어놓은 수치들과 공식, 설명들은 오히려 이해와 집중에 방해가 되는 듯.
물리에 관심이 많거나 기본기가 좀 있어야 도움이 될 것 같고 일반인들이 바로 접근하기엔 부담스러운 책.
마음에 바람이 부는 날엔, 현대미술 [2018/1/22]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하는지 어렵기만 하지만 왠지 끌리는, 그래서 거리를 둘 수 밖에 없는 현대미술을 작가는 바로 자신의 일상과 연결하고 있다.
내심 미술과 어떻하면 친해질 수 있을까 노하우를 기대했어나 비법을 알려주지는 않는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