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2015 Angkor Wat

1. 시엠립(Siem Reap) (2015.11.6 금)

TommyTomTom 2015. 12. 25. 10:54

이번 여행처럼 목적지를 정하지 못해 망설이고, 정하고 나서도 예정일을 코 앞에 두고 얼렁뚱땅 준비했던 적도 없었던 듯.

예산도 충분하지 않았고, 미리 접해본 정보들로 받은 인상은 그닥 매력적이지 않은 여행지인 것 같아 차라리 가까운 일본을 갈까 고민하다 아내의 의견을 받들어 결국 앙코르왓으로 결정.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던 덕분일까, 여행 마치고 일지를 쓰는 지금 돌아보면 나름 괜찮았던 여행으로 기억됩니다.

여행 가기 전에사진으로 물릴만큼 보았지만 직접 가서 보는 풍광들은 마음과 머리를 즐겁게 해 주었고, 친절한 사람들과 맛난 음식들은 다시 그곳을 그리워하게 만드는군요.


3박 5일 짧은 일정을 남겨봅니다.


비행편은 KE687; 18:30 인천(ICN) 출발하는 스케쥴.

동네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 공항 도착하니 3시 정도였는데 바로 티케팅하고 면세점 잠시 들렀다 늦은 점심식사.

식당 올라가는 길을 찾지 못해 물어물어 어떻게 찾아가기는 했으나 한 층을 올라가야 했고, 입구도 직원들이 통제하고 있어 편하지 않았던 느낌.

음식 냄새 나는 식당은 일부러 통로층과 분리하여 위층으로 자리 잡게 한 건 아닌가 싶기도 했으나 한끼 식사가 급했던 상황이었던지라 좀 접근성이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는.


기다리는 동안 잊지 않고 비행기 사진도 남겨봅니다.


이번 기종은 B737-900.

복도는 중앙에 하나만 있고, 양측으로 좌석이 3개씩 붙어 있는 비교적 작은 기종이라 주로 동남아 노선쪽으로 많이 투입된다고.


그래도 좌석마다 개인용 모니터도 있고, 무려 USB 포트도 달려 있어 살짝 감동~


시엠립까지는 약 3,500Km 정도; 비행 시간은 5시간 조금 안되게 소요됩니다.


원래 계획은 기내에서 폰에 담아간 앙코르왓 관련 출력물들 읽고 공부나 좀 할까 했었으나

기내 영화 몇 편 기웃거리고, 입국에 필요한 서류들 준비하고 하다보니 단 한편도 읽지 못함, ㅡㅡ

입국 신고서, 비자 발급 신청서, 그리고 또 뭐 하나 더 썼던 거 같은데...

마치 무슨 대단한 숙제라도 하는 느낌으로 한자 한자 또박또박 써 내려갔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 그런지 쉽지 않습니다.

시엠립 공항 입국시 서류의 작은 잘못을 빌미로 돈을 요구한다고도 들어 긴장하다보니 더 어렵고 힘든 작업이었던 듯.

뭘 잘못 적는 바람에 승무원께 다시 한장 달라고 해서 새로 적어 내면서 겨우 완성하고는 한 숨 돌립니다.


지난해 갔던 대만 상공을 지나고..


이제 캄보디아 하늘.


무사히 착륙하고 비행기에서 내리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버스 출발한지 5분도 되지 않아 공항 건물에 도착하고, 비자를 받기 위해 우측의 대기열에 합류합니다.

원래 비자 발급은 30불인데 아주 당연하게 31불을 달라고 외치는 여성 근무자에게 서류와 여권, 돈을 함께 넘기고 10분 정도 기다리니 아래와 같은 비자를 만들어 줍니다.

 

공항 한 쪽 벽면의 자야바라만 7세 두상.

공항은 우리나라 작은 도시의 버스 터미널 정도가 아닐까.

그래도 내부는 깔끔하고 잘 관리되는 느낌.


공항 건물 밖으로 나오니 비가 부슬부슬.

혹시 예약했던 픽업 서비스가 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잠시 걱정했으나 다행히 곧바로 만나 호텔까지 밴으로 이동할 있었네요.


밤 10시 넘어 달리는 차 안에서 보았던 시엠립 거리는 예상보다 훨씬 조용하고 개발이 덜 된 듯 한산하여 이 곳에서 3일간 잘 지낼 수 있을까 우려가 될 정도였으나 결국 지나고 보니 그것도 불필요한 걱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소득 수준이 낮은 나라여서 픽업 차량도 오래되어 털털거리지 않을까 예상했으나 출고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새차였고, 밴 안에서 i-Pad로 미리 체크인 사인까지 하도록 시스템이 되어 있어 잠시 경탄~^^


가는 길에 편의점 들러 맥주랑 간단한 안주거리 몇 개 사서는 호텔에 도착.

호텔 로비에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다음날 볼 압살라 공연도 예약하고서는 룸으로 이동합니다.


열대 기후라 벌레라도 많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이었는데 호텔 복도에서 처음 마주친 놈은 게코 도마뱀.

벌레를 잡아 먹어 사람에게 이로운 동물이라고 하고 생긴 것도 자세히 보면 귀여운 면이 있어 좋은 느낌으로 여행 첫 날 일정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