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ook-100자 서평/2021 9

2021 책읽기 (9) -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인 조르바 ['21. 9/13] 잘 알려진 작품이지만 실제 그 내용은 잘 알지 못했는데 알릴레오 방송을 보고는 마침 집에 있던 책을 들게 되었다. ( 몇 해 전 다녀왔던 크레타 섬에서의 기억들도 책을 시작하는데 작은 힘이 되기도 했다. 아, 크레타의 바다!!!) 책은 두꺼운 편이고 사건 보다는 심리 서술 위주라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재미있는 책이라는 느낌은 없다. 다만 읽어가면서 책 속의 주인공(말 하는 이)과 조르바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조금씩 캐릭터를 알게되는 듯 하다. 굳이 나 자신을 대입하자면 나는 당연히 화자에 가깝고 평생 아무리 애쓴들 조르바와 같은 인물이 되지늘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 조르바라는 캐릭터가 그저 낯설지만은 않은 것은 왜일까? 살면서 실제로 조르바와 같은 인물을 만난 적도 없..

2021 책읽기 (8) - 조국의 시간, 한명숙의 진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한명숙의 진실. ['21.8/16] 몇 해 전 봉하마을 내려가서 잠시 마주뵈었는데,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져 정작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먼 발치서 바라만 보았던 기억이다. 당시 나도 이제 나이가 먹어 눈물이 많아졌구나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나만 그랬던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책을 사서 읽는 것이 그 분의 진실 하나하나가 궁금했던 것 보다는, 그저 미안함, 죄송스러운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노대통령님을 그렇게 보내고, 다시 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느꼈던 무력감에 대한 사죄의 마음이랄까... 어쨌든 세월이 흐른 지금 진실도 하나 하나 드러나고 있고 총리님도 이렇게 책을 내시고 다소 기운을 차리시는 듯 하여 안도하게 된다. 진영의 어른으로 계속 활약해 주시기를... ( 얼마전..

2021 책읽기 (7) - 인사이드 아웃도어

인사이드 아웃도어 ['21.6/5] 나는 왜 아웃도어 활동을 좋아하는가. 집안에 있으면 갑갑해하고, 집밖을 나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다채로워지고 풍성해지면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낀다. 낯익은 풍경들도 좋지만 처음 가보는 새로운 길이 주는 행복은 그 강도가 훨씬 더하다. 그래서 부담스러운 돈을 써가며 멀리 해외여행을 가기도 하고, 땀을 비오듯 쏟고 체력의 한계에 닿기도 하면서 사이클링이나 등산을 즐기기도 한다. 가끔씩 궁금했다, 나는 왜 이렇게 이런 집밖의 활동들에서 즐거움을 느끼는건지. 그저 모험심, 탐험심이라고 표현하기에는 그 본질에 가까이 가지 못하는 느낌이었는데 이 책은 그런 의문에 나름 답을 준다. 물론 그래도 좀 아쉬움이 남고, 너무 인류의 진화론적 측면에서 그저 다 DNA탓이야하고 몰아버..

2021 책읽기 (6) - 10대를 위한 문화 유산 답사기, 꿈꾸는 구둣방, 음식천국 노회찬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2. 백제편 ['21.5/2] 유홍준 교수님의 문화유산 답사기 10대용 버전. 백제편으로 공주, 부여,익산의 백제 유산들을 쉽고 간결하게 소개해준다. 삽화도 재미있고, 급히 이 지역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빠르게 주요 정보들을 훑을 수 있어 유용할 듯. 아래는 책 속의 문장들. 서울에서 태어나 죽 서울에서 산 나는 반교리에 내려와 있으면서 어르신들의 충청도식 말투와 표현을 나름대로 열심히 연구했지요. 그 연구 결과 충청도 사람들은 "안된다." 라거나 "아니다."라는 말을 직접 하지 않아요. 그럼 어떻게 말하느냐고요? 충청도에서 "너무 염려 말어."라고 한다면 말한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렇게 해 주겠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글씨유."라고 한다면 이건 아니라는 소리니..

2021 책읽기 (5) - 문화 유산 답사기 산사 순례

문화유산 답사기 산사순례 ('21.4/11) 이미 문화유산 답사기 전권을 다 읽은터라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고민하다 결국 사서 보기로 결정. 전권을 읽었다고는 하지만 꽤 오래 전 일이고 워낙 분량도 많아 산사들만 따로 추려 놓은 것이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기에는 효과적이다. 교수님 입담이 워낙 재미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마치 공부하듯 하나 하나 찾아보며 읽었다. 책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을 나름 요약해 보는 것으로 포스팅해 봅니다. [책에 소개된 산사들] - 영주 부석사 - 안동 봉정사 -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와 미황사 - 고창 선운사 - 부안 내소사와 개암사 - 예산 수덕사와 서산 개심사 - 부여 무량사와 보령 성주사 - 문경 봉암사 - 청도 운문사 - 창녕 관룡사 - 구례 연곡사 - 영암 도갑..

2021 책읽기 (4) - 나무 탐독, 우리꽃 답사기, 연금술사, 오래 준비해온 대답

나무탐독 ['21. 3/7] 박상진 교수 나이가 드니 꽃이나 나무, 산새와 같은 자연에 이끌림이 커진다. 이름이 궁금해서 외워보기도 하고 뭔가 이야기라도 있으면 호기심에 귀를 기울여 보기도 한다. 아내가 사 두었다는 책인데 책장에 있는 것을 보고는 읽어보았는데 마치 맛난 음식 아껴서 조금씩 먹듯 한 챕터 한 챕터 아까워하며 읽어갔다. 그저 나무에 대해 해박한 학자이시겠거니 했는데 유홍준 교수님이나 노무현 대통령과의 얽힌 이야기도 들려주고 계셔서 한편으로 역시 대가들은 서로 만나는 지점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집밖에만 나서면 만나게 되고 워낙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나무라 그동안 너무 무심하게만 봤던 나무들로 이렇게 사색의 폭을 넓혀 갈 수 있음을 본 것도 큰 수확이다. 작가님의 다른 나무 책들도 ..

2021 책읽기 (3)

서재의 등산가 ['21. 2/14] 김영도 올 겨울 주말이면 산행을 하다보니 점점 산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그냥 산만 탈게 아니라 뭔가 좀 더 깊이 알고 느끼고 싶어 관련 책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다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작가는 한 때 에베레스트 원정대도 이끌었으나 이제는 연세가 있으셔서 더 이상 등산은 못하시지만 서재에서 책을 읽고 번역 작업도 하신다(그래서 '서재의 등산가'). 그래서 책에서도 세계적인 고산 등반가들의 책들이 자주 언급되고 있고, 관련한 작가의 생각들이 담담하게 서술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제야 동네 뒷산이나 반나절 코스의 만만한 산들만 찾아다니는 내게는 너무 먼 이야기로 다가오기도 한다. 뭐랄까, 건강을 위해 이제 좀 달리기를 시작해볼까 하는 사람에게 철인경기..

2021 책읽기 (2) - 돌베개

돌베개 ['21. 2/10] 아. 읽는 내내 감격과 탄식이 나왔다. 장준하라는 인물의 고귀함에 감탄했고, 나라 잃은 처연함이 생생하게 다가와 탄식했다. 나는 왜 이 글을 이제야 접했는가, 무지했던 내가 부끄럽기도 하다. 나라면 결혼 일주일만에 홀로 독립군이 되려고 따뜻한 가정을 포기할 수 있을까. 목숨을 건 탈출을 하고 6천리 여정을 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조금도 안주하지 않으려는 모습에서 정말 이런 분들이 있어 독립이 가능했겠구나 생각이 든다. 어쩌면 무거운 서사 이야기로 생각했으나 읽다보면 서정적이고 구체적인 묘사가 장면들로 빨아들인다. 그저 역사책에서만 보고 듣던 독립운동가의 활동들을 내 머리속에서 생생하게 재현되는 듯. 독립운동가를 폄하하던 그 못된 만화가도 반드시 꼭 한번 읽어보면 좋..

2021 책읽기 (1)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21. 1/24] 줌파 라히리. 인도인의 외모, 벵갈어를 하지만 미국국적에 영어는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한다. 그러던 작가가 이탈리아어를 배워가는 과정들을 빼어난 비유와 묘사로 기록한 글이다. 인도의 벵갈어, 영어, 이탈리아어 사이에서 아시아계의 외모를 지닌 작가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이 어려서부터 외국어를 배워온 우리들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지점들이 많다. 그저 어렵고 고역이다 싶은 외국어 학습 과정들을 이렇게 서술할 수도 있구나 싶은 책. 아래는 책 속의 문장들. "지난 스무 해 동안 난 그 호수 기슭을 따라 헤엄쳤던 것처럼 이탈리아어를 공부했다. 늘 내 주된 언어인 영어 옆에 바싹 붙어서 말이다. 언제나 이탈리아어 기슭을 맴돌기만 했다. 연습은 많이 됐다. 근육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