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2015 Angkor Wat

2. 바이온(Bayon) 사원 (2015.11.7 토)

TommyTomTom 2015. 12. 27. 21:37

3일 여정의 첫째날.


6시에 일어나 씻고 식당에 내려가 앉으니 7시 정도 되었던 듯.


식사 전에 잠시 정원을 거닐다 바깥 거리를 바라보다 정문 맞은편 거리에 누군가가 있어 일부러 눈을 피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바로 우리 툭툭이(tuk tuk) 기사님.

아침 8시 반 출발하기로 예약했었는데 이 아저씨는 도대체 몇 시에 와서 얼마나 오래 기다린거야; ㅡㅡ

내 탓은 아니었지만 괜히 미안하고 좀 안스러웠던.



앙코르왓 여행자라면 아래와 같이 화면 중앙에 기사님 헬멧이 위치한, 달리는 툭툭이 안에서 찍은 구도의 사진이 몇 장씩은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ㅎㅎ


3일간 우리 부부의 발이 되어준 툭툭이를 몰아주신 고마운 이는'Vanna'씨.(그냥 미스터 '반나'라고 불렀네요)

호텔에서 첫날 예약해 주어 인연이 닿았는데, 결국 여행 마지막날까지 이 친구 툭툭이를 타게 됨.

무뚝뚝했지만 매너 좋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잘 배려할 줄 알아 3일간 별로 아쉬운 게 없었던 기억입니다.

  


앙코르 왓을 비롯한 각종 사원들은 시내에서 약 10키로 정도 떨어져 있어 툭툭을 타고 이동하는데, 입장권이 있어야 출입이 가능합니다.

입장권은 공원 입구의 사무실에서 3일권을 40달러에 발급.

사무실 앞에 관광객들이 꽤 있어 많이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닌지 우려했으나 게이트가 많고, 즉석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얼굴을 찍어 티켓에 인쇄해 주는 방식이라 5분도 되지 않아 발급받을 수 있었네요.


(티켓을 구입해서 입장할 때에는 체크하는 직원이 매일 매일 펀칭을 해 줍니다; 위 사진은 3일째 찍은 사진이라 펀칭 구멍이 3개)


흠.. 이 차는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요.


공원 입구 사무실을 통과해서 5분 정도 더 달리니 드디어 바이욘(Bayon) 사원

툭툭을 타고 올 때는 우거진 커다란 나무들 틈으로 잘 보이지 않았는데 차에서 내려 바로 앞에 두고 바라보니 생각보다는 작은 느낌.


툭툭 기사랑 만날 시간과 장소를 확인하고는 헤어진 후 본격적으로 내부 탐방을 시작합니다.

대부분 사원에서 볼 수 있는 게이트의 나가(Naga)상과 사자상.

일부는 부러져 있고, 얼룩달룩 돌 이끼가 이들이 지켜온 오랜 세월을 말해주는 듯.


사원 내부는 이미 관광객들로 붐비는 상태.

미리 공부를 하고 오기는 했으나 사원 내부 구조, 이동 경로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이 들어오는 바람에 처음에는 조금 헤매기도.

그래도 외각은 큰 사각형 구조이고, 그 안에 많은 고푸라(Gopura, 탑)들이 동서남북으로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어 들어온 입구를 다시 찾아오는 느낌으로 한 방향으로 돌게되면 큰 어려움은 겪지 않을 듯 합니다.



자야바라만 7세(Jayavarman VII).

참족의 침략을 물리치고, 앙코르 톰을 만들어 불교를 숭배했던 크메르 제국 가장 위대한 평가를 받는 왕이라 합니다.

아래 사진들은 자야바라만 7세라고도 하고, 부처님이라고도 한다는 얼굴 상들.

대부분 넙득(?)한 얼굴에 긴 귀, 두툼하고 옆으로 넓게 퍼진 입, 감은 듯한 눈이 어쩌면 우리한테는 익숙한 불상의 얼굴이 많이 겹치기는 합니다.

한 명의 석공이 다 만들지는 않았을 터인데 서로 조금씩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을 주는 듯. 


저 상 하나의 높이가 사람 키보다 좀 클 정도로 느껴졌는데 한 2미터 정도 될까 모르겠네요.

조금 더 컸다면 너무 위압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을까.

대부분 탑의 4각면에 하나씩 조각되어 있습니다.


탑 내부에서 올려다본 모습.

별 생각없이 보았을 때는 얼굴상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돌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저렇게 작은 바위들을 층층이 쌓아 올리고;

바깥쪽에서 얼굴 모양으로 깎아 만든 듯.


앙코르왓 약방의 감초인 압살라 상.

압살라 부조들은 고푸라 안으로 들어가는 문 양쪽 벽에서 볼 수 있는데, 바이욘 사원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위치한 곳은 대체로 비슷.



사원 내부 관람을 마치고 바깥쪽 벽을 따라 걷게되면 다양한 벽화 부조들을 볼 수 있습니다.

참족과의 전투, 일상 생활, 종교의식과 같은 당시의 여러 모습이 새겨져 있죠.

수십 미터 길이의 벽면에 층층이 새겨진 벽화들을 하나 하나 다 음미하며 관람하기에는 공부한 것도 너무 없었고, 

이미 땀으로 속옷까지 젖은 상태라 이 곳 관람은 여기서 마무리.


* 노란색 셔츠를 입은 분들은 현지 가이드들.

오가며 슬쩍 들어보니 대부분 영어를 사용했지만 일본어, 프랑스어 같은 각국 언어도 들려와 마치 세계 각국 언어의 가이드 박람회라도 온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