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ook-100자 서평/2019~

2019 책읽기

TommyTomTom 2019. 2. 10. 10:05

문화유산 답사기 9편. [12/29]

서울의 고궁편이라 읽을지 망설이다 도서관 대출로 시작했는데 결국 알라딘 중고로 데려온 책.


종묘, 창덕궁, 창경궁 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궁궐 안의 건물 하나 하나를 다 소재로 하고 있어 네이버 지도로 찾아보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끔 해외여행을 다니고는 하는데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은 어떤 곳을 찾을까, 내게 외국인이 한국 여행지를 묻는다면 어디를 어떻게 소개할까하는 물음에도 답이 되는 듯.
아울러 우리 나라 고전 건축에 대한 관심도 생겨나는 듯.

언젠가 시간 내어 서울의 5대 고궁들을 한번씩 방문해 봐야겠다.

아래는 5대 궁궐 역사를 책을 보며 나름 요약해 본 것.

참, 최근에 공수처법이 통과되었는데 이와 관련한 노무현 대통령과의 일화도 잠시 소개되어 반갑기도 하고 한편 애타기도 하다.

 

 

발트 여행 노트 [12/13]

디자인을 전공한 작가가 발트 3국의 주요 도시를 돌며 방문한 카페, 서점, 디자인 샵들을 소개한 글.
여행을 앞두고 뭔가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없을까하고 대출했으나 그런 목적의 책은 아니다.

작가와 비슷한 전공이나 취미가 있다면 참고가 될 수도 있을 듯.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12/8]

2005년의 자전거 횡단이니 이미 15년이 다 되어가는 오래 전 일이다.

가끔 이 책이 있다는 걸 보기는 했지만 요즘은 자전거 여행기가 그닥 드문 것도 아니어 별 기대없이 스치곤 했다.

얼마전 읽었던 쾌락독서에서 이 책이 언급된 것을 보고는 펼쳐들었는데 곧 몰입된다.

취미가 자전거라 공감가는 에피소드들이 많았고 간혹 들려주는 미국 역사 이야기도 흥미롭다. 길에서 만난 같은 라이더들의 단면들도 재미있고 나라면 저렇게 말을 걸고 대화할 수 있을까 부럽기도 하다.


어찌 보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과 비슷한 면도 있는 듯한 '트랜스 아메리카 트레일'이라는 전통있는 여정이 있었다는 것도, 외국인이면서 그것을 도전한 작가도 모두 놀랍고 대단하다. 말도 잘 통하고 겨우 600키로인 우리나라 국토종주도 못 마치고 있는 나는 뭔지?ㅋ

아래는 기억에 남는 문구들

 

- 왜 자전거 여행이 하고 싶은지 짚이는 데가 있다. 머리를 굴리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는 게 더 좋기 때문이다.
나는 생각하는 갈대가 아니라 움직이지 않으면 쓰러지는 굴렁쇠다.

 

- 나는 그 동안 항상 뭘 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살았다. 목표를 이루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은 잠시고, 곧바로 더 어려운 목표를 설정해 스스로 채찍질했다. 그래서 현재는 미래로 가는 하나의 디딤돌에 지나지 않았다. 그 무수한 디딤돌을 밟고 미래는 항상 저 멀리 달아난다.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현재가 내 삶에서 소외돼 있는 것이다. 직선적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내게는 두 점, 다시 말해 과거와 미래밖에 없었다. 그 두 점을 잇는 선분인 현재는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갖지 못했다.
그런데 자전거 여행은 과거와 미래를 천천히 연결함으로써 현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속도를 다투는 시간성에서 벗어남으로써 과거와 미래로부터 해방돼 무시간성 또는 초시간성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한다.

 

- 혼자 여행하는 것 같지만 어려울 때마다 도움의 손길이 뻗쳐온다. 내게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네트워커를 둔 교통상황실 같은 곳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게 틀림없다. ...

그 네트워크를 나는 선의라는 실로 이어진 '연대의 거미줄'이라고 부른다.

 

- 철조망의 발명은 카우보이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열린 목장'은 '닫힌 목장'에 밀려났다. 대평원에는 그 전까지 스페인의 전통적인 목축방식인 '이동 방식'이 통했다. 소 떼를 이끌고 이곳저속 다니면서 풀을 먹이는 것이다. '라인 라이더(line rider)'라고 불리는 카우보이들은 소 떼들이 곡식이 자라는 곳으로 가지 않도록 막고, 또 멀리 달아나지 않도록 몰고 다녔다.
  그런데 철조망이 소 떼들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봉쇄함에 따라 카우보이들은 일자리를 잃고 낭만적 의미도 상실했으며, 끝내 로데오 선수로 변신했다.

 

- 겨우 몇 주 전까지도 몸이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아서 힘들어 했는데, 이제는 몸이 나를 끌고 가려고 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아니라 '나는 움직인다, 고로 존재한다'로 바뀌어 가고 있다. 전부터 나는 내 몸을 손님처럼 잘 모셔야 할 별도의 존재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몸이 점차 주인이 되고 그 전에 내 주인이라고 생각하던 정신이 몸의 지시를 따라간다. 이번 여행의 주제가 몸의 발견으로 변해간다.

 

- 받는 숱한 질문들 중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게 바로 왜 자전거로 횡단하느냐는 것이다. 효율성과 생산성 그리고 속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시간 낭비거나 미친 짓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답하기가 까다로운 게 아니다. 나도 왜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자전거 혁명을 일으키자. 취지는 좋은데 진짜 좋아하지 않으면 계속할 수 없는 중노동이다.
그런데 그 말 속에 답이 있다. 그냥 좋기 때문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나는 로키 산맥을 넘기 위해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다고 믿었다. 후지어 패스에 오르는 순간 절정의 감격 같은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런 강렬한 감정은 일어나지 않았다. 목표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면서 그냥 마음이 편해졌을 뿐이다. 그런데 그 뒤로부터 페달을 밟는 게 즐거워졌다. 페달을 밟는 것 자체가 목적이고 과정이 됐다.

 

- 나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이고 싶다. 놀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놀기 위해서 세상에 태어났다. 놀면서 이 세상에 있다는 거,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놀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다. 노는 데는 어떤 의무나 조건도 붙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자유롭다. 자유는 신의 특징이다. 신은 누구의 창조물도 아니고 다른 누구를 위해 일하지 않으며, 세계는 제우스의 장난이라는 니체의 말대로, 세상을 창조해야 하기 때문에 창조한 것도 아니다. 신은 스스로 연유하며 스스로 완결된다. 노동이 신성한 게 아니라, 놀이가 더 신의 속성을 닮았다.

 

 

미스함무라비 [11/24]

판사님 팬이 되더니 결국 소설까지 찾아서 읽게 된다.
다음 책은 어떤 것으로 준비하고 계실까?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판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은 별로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검사, 변호사의 경우 정확히 한 쪽에 서서 악을 응징하거나, 약자를 변호하는 뚜렷한 역할이 있지만 판사는 그 양쪽에서중립을 지키며 합리적, 논리적으로 판단만 내리는 존재여서 재미와 매력이 덜한(?) 위치라 그렇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판사가 주인공인 활극 소설은 새롭기도 했고, 한편 재미도 있었다.


저자의 경험에서 나오는 많은 케이스들이 현실감을 주는 것도 작용했을 듯.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간간이 나오는 법원 관련 이야기들도 인상적이다.

책속에 나왔던 '문제해결 법원'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한번 발췌해 봅니다.

"미래의 법원은 '문제해결 법원-problem solving count'로 가야한다.
그동안은 팔짱 끼고 중립적으로 심판만 잘 보면 된다는 고전적 법치주의였다. 당사자들과 검사, 변호사끼리 싸우고 판사는 엄정 중립을 지켰다.
그것이 법원에 요구되는 전통적 역할이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이고 반복되는 문제들이 있었다.
...
이런 경우 법원이 다른 전문가나 사회복지기관, 또는 정부와 힘을 합쳐 문제의 원인을 탐구하고 해결하는 방법까지 함께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문제해결 법원'이란 움직임이다.
..."

 

 

발트의 길을 걷다 [11/17]

다섯명의 어린이 청소년 문한 작가들이 남김 발트 3국 여행 에세이.
각자가 기억에 남는 발트 3국의 사이트들을 주제로 남긴 에세이들을 묶은 책이다.
언제나처럼 여행기, 여행 에세이들은 술술 잘 넘어간다^^
발트 3국 여행자라면 미리 읽어두면 좋을 듯.

 

쾌락독서 [11/17]

문유석 판사님의 또다른 글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고서는 판사님 책이라면 찾아 읽게 된다.
다소 진지하고 조심스러웠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 책은 약간의 명랑함과 자유스러움, 장난기가 느껴진다.
본인이 읽으셨던 책들과 거기에 묻어 있던 기억, 생각들을 편하고 약간은 수다스럽게(?) 풀어내신 듯.
판사님은 역시나 엄청난 다독가이고 책읽기를 정말 즐기시는 듯; 바쁜 와중에 언제 저렇게 읽으실까 감탄스럽고 부러울 정도.

 

책 속에서 남기고 싶은 부분들 발췌해봅니다.

 

- '처용가' 그리고 삶에 대한 어떤 태도
집착하지 않고, 가장 격렬한 순간에도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고, 놓아야 할 때에는 홀연히 놓아버릴 수 있는, 삶에 적절한 거리를 둘 수 있는 그런 태도랄까.
그렇다고 아무런 열망도 감정도 없이 죽어 있는 심장도 아닌데 그 뜨거움을 스스로 갈무리할 줄 아는 사람.
상처받기 싫어서 애써 강한 척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삶이란 내 손에 잡히지 않은 채 잠시 스쳐가는 것들로 이루어졌지만 그래도 순간순간 눈부시게 반짝인다는 것을 알기에 너그러워질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아주 드물다는 건 어린 시절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기에 동경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닐까

 

-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
인간의 행복감에 관한 심리학의 연구 결과는 공통적으로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말한다.

어떤 '큰 것 한 방'도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습관이 행복해야 행복하다는 말이 좋았던 이유는 폭넓게 생각을 확장해갈 수 있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 이건 공감되는 부분, 김훈 자전거 여행을 읽으며 똑같이 느꼈음!
나는 기본적으로 탐미적인 글을 즐기지 않는다. 자기도취적인 글도 잘 견디지 못한다. 시흥에 도도하게 취하여 미문을 연이어 토해내는 글은 질색이다.
김훈의 글조차 '칼의 노래'는 좋아하는데 '자전거 여행'은 끝까지 읽지 못했다...


- 책에서 알게된, 언젠가 읽어보고 싶은 책
 > '소설가의 일', 김수연
 >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 아이들과 유럽 여행 중, 행복한 여행이란 무엇일까 깨달음 끝에 미리 계획했던 일정을 포기하고 아이들과 놀이터를 전전하며
     추억을 만들어 준 일화가 인상적임)

 

 

문화유산답사기 - 8 남한강편 [11/10]

가끔 자전거로 달리던 남한강변이라 관심이 가서 읽게 된 책.

너무 역사 이야기만 나오지않을까 싶어 우선은 도서관 대출부터 해서 보다 결국 소장용으로 주문.
네이버 지도에 표시하가며 읽어 나갔는데 유독 단종 이야기는 너무 슬프게 다가온다; ㅠㅠ

나는 왜 이런 역사를 이제야 알게 되는건지 자책도 하게 되고.
조만간 서울편도 시도하게 될 듯^^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10/19]

도올 선생님 지난번 책('우리는 너무 몰랐다')은 나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인데 이번 책은 또 어렵다.

그냥 사건 위주로 들려주시는 이야기들은 흥미가 가지만 설명이 나오고 해석이 시작되면 점점 따라가는 속도가 떨어지고 결국 눈만 글자를 따라다니고 있는 듯.
언젠가 다음에 한번 더 정독해야하지 않을까.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9/16]

이 책을 왜 이제 알게 된건지.
반려동물 시점에서 풀어놓는 이야기들이 마음을 적신다.

 

 

김훈 자전거 여행 1 [9/15]

취미가 라이딩이라 몇해 전부터 읽어볼까 했는데 이번에야 기회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 분 글은 너무 사색적이라고 할까, 마치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어려운 수필 대하는 느낌.

문장 하나 하나 줄 좍좍 그어가며 해석을 달이야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쏙쏙 잘 읽히지 않는다는 말.
어쩌면 내 머리가 이런 정독해야 하는 글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퇴화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같은 자덕으로 참 멋진 표현이라고 생각되는 문구 몇개 모아봅니다.

 

갈 때의 오르막이 올 때는 내리막이다. 모든 오르막과 내리막은 땅 위의 길에서 정확허게 비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기면서, 다가고 나서 돌아보면 길은 평탄하다.

그래서 자전거는 내리막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도 오르막을 오를 수 있다.

오르막을 오를 때 기어를 낮추면 다리에 걸리는 힘은 잘게 쪼개져서 분산한다.

자전거는 힘을 집중시켜서 힘든 고개를 넘어가지 못하고, 힘을 쪼개가면서 힘든 고개를 넘어간다.

집중된 힘을 폭발시켜가면서 고개를 넘지 못하고 분산된 힘을 겨우겨우 잇대가면서 고개를 넘는다. 

 

1단 기어는 고개의 가파름을 잘게 부수어 사람의 몸 속으로 밀어넣고,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의 몸이 그 쪼개진 힘들을 일련의 흐름으로 연결해서 길 위로 흘려보낸다.

1단 기어의 힘은 어린애 팔목처럼 부드럽고 연약해서 바퀴를 굴리는 다리는 헛발질하는 것처럼 안쓰럽고, 동력은 풍문처럼 아득히 멀어져서 목마른 바퀴는 쓰러질 비틀거리는데, 가장 강한 가파름 가장 연약한 힘을 쓰다듬어가며 자전거는 굽이굽이 산맥 속을 돌아서 마루턱에 닿는다.
그러므로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를 때, 길이 안으로 흘러들어올 뿐 아니라 기어의 톱니까지도 안으로 흘러들어온다.

몸이 나의 기어인 것이다. 오르막에서, 땀에 젖은 등판과 터질 듯한 심장과 허파는 바퀴와 길로부터 소외되지 않는다.

땅에 들러붙어서 그것들은 함께 가거나 함께 쓰러진다.


스패너 뭉치와 드라이버 세트와 공기 펌프와 고무풀은 얼마나 사랑스러운 원수덩어리인가.

몸의 힘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진대 장비가 있어야만 몸을 수 있고, 장비가 없어야만 몸이 나아갈 있다.

출발 전에 장비를 하나씩 점검해서 배낭에서 버릴 때, 몸이 느끼는 두려움은 정직하다.

배낭이 무거워야 있지만, 배낭이 가벼워야 있다. 그러니 이 무거움과 가벼움은 결국 같은 것인가.

같은 것이 반대인가.

출발 전에 장비를 하나씩 버릴 삶은 혼자서 조용히 웃을 밖에 없는 비애이며 모순이다.

몸이 가벼움과 무거움, 두려움과 기쁨을 함께 짊어지고 바퀴를 굴려 오르막을 오른다.

 

유럽도시 기행 1  [8/17]

여행에 대한 책이고 거기다 다른 이도 아닌 유시민 선생 작품이라 별 망설임없이 주문하고 읽어감.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4개 도시에 대한 기행문으로 보면 되겠는데 상당 분량이 도시와 얽힌 역사 이야기다.

평소 식견이 있거나 관심이 좀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솔직히 좀 부담스러윘고 집중이 어려웠다.

작가님만의 독특한 견해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더 많았으면 어땠을까; 너무 학구적으로 파고드는 느낌?
가끔씩 해외여행을 다녀도 큰 도시는 그저 공항을 가기위한 관문 정도로 생각하고 별 기대가 없는 내 성향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래도, 다음 책에 내가 가 본 다른 도시가 나온다면 또 사서 읽게되지 않을까, ㅋ

 

보고서의 법칙 [7/28]

큰 원리와 더불어 자잘한 팁 같은 것들이 많기를 기대했는데 그렇지는 않다.

보고서를 잘 쓰기 위한 몇가지 방향을 제시하고 상당 분량은 실제 예문들과 예문을 활용한 연습이 차지.
보고서 좀 써 본 중간 정도 위치라면 내용 측면에서 새롭게 얻을 것은 많지 않을 듯.
평소에 막연히 느꼈던 것들을 덕분에 잘 정리하고 구체화할 수 있다는 정도.

 

순이삼촌  [7/27]

근래 부쩍 제주 4.3 관련 책이나 매체를 접하게 된다. 얼마전 읽은 도올 선생님 책과 유뷰부 강연, 지슬 영화 등등.
순이 삼촌도 그 연장선에서 읽게 된 것.
지슬 영화도 그랬지만, 큰 역사의 비극을 나레이션하기보다는 그 중심에 있던 민초들 각각의 삶과 고통들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보여주는 듯. 그래서 읽고 있으면 고통스럽고, 글이지만 영상보다 더 생상하게 아픔을 전달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단편들 중 일부는 너무 심리 묘사 위주라(이런 것을 심미주의라 하는 듯?) 따라가기기 어렵고 제주 방언들도 몰입을 어렵게 하기는 했다.

 

 

여행의 이유 [7/21]

자주는 못 가지만 여행을 좋아하고, 그런만큼 여행을 주제로 한 책들을 자주 읽게 된다.
더구나 이름난 작가의 책이라면 주문을 넣고서 오는 날을 기다리기도 할 정도.
김영하 작가 책은 소설만 읽어보았는데 여행 에세이는 처음.
이 분도 이렇게 여행을 많이 다녔고, 좋아하는지는 책을 읽으며 알게되었다.
읽으며 많은 부분 공감하기도 하고, 역시 작가의 표현은 다르구나 감탄도 하게 된다.

 

책 속의 몇몇 구절들 옮겨 봅니다.

 

"대부분의 여행기는 작가가 겪는 이런저런 실패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계획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성취하고 오는 그런 여행기가 있다면 아마 나는 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을 것이다..."
  ( 나의 생각 : 이 부분 인정은 하지만, 우리같은 직장인들이 일년에 한번 겨우 가는 여행은 모든 것이 계획대로 정확하게 되어야 한다. 스케줄에서 조금만 어긋나도 발생하는 위험을 감내하기에는 쉽지 않을 듯 )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을 떠나 낯선 도시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예약해둔 호텔에 도착하고, 호텔의 예약자 명단에 내 이름이 있음을 확인하고, 방을 안내받아 깔끔하게 정리된 순백의 시트 위에 누워 안도하는 그런 경험을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
잠깐 머무는 호텔에서 우리는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다.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잘 정리되어 있으며, 설령 어질러진다 해도 떠나면 그만이다. 호텔 청소의 기본 원칙은 이미 다녀간 투숙객의 흔적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이다. 그들의 냄새까지 지워야 하니까 호텔에선 가정집보다 훨씬 독한 세제와 방향제를 쓴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인간은 끝없이 이동해 왔고 그런 본능은 우리 몸에 새겨져 있다..."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일종의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된다. 낯선 곳에서 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먹을 것과 잘 곳을 확보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오직 현재만이 중요하고 의미를 가지게 된다..."

 

"철학자 알폰소 링기스는 여행에서 우리가 낯선 이에게 품는 신뢰, 그것의 기묘함에 대해 썼다
'고향과 공동체를 떠나 한동안 먼 곳에서 지내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때 우리는 매일 낯선 사람을 신뢰하게 된다. 그 사람과 핏줄로 이어져 있지 않은 것은 물론 신념이나 공동체를 공유하지도 않고 계약으로 묶여 있지도 않다. ... 하지만 그때 발생하는 신뢰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잘 정의돼 있는 행동으로 이루어 놓은 공간을 건너뛰어 그 자리에 당신과 함께 있는 진짜 개인과 곧바로 접촉하는 것이다.
... 신뢰란 다른 생명체와 맺어지는 관계 가운데 가장 큰 기쁨을 준다(...)"


"지금도 나는 비행기가 힘차게 활주로를 박차고 인천공항을 이룩하는 순간마다 삶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는 기분이 든다. 휴대전화 전원은 꺼졌다. 한동안은 누군가가 불쑥 전화를 걸어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모든 승객은 안전벨트를 맨 체 자기 자리에 착석해 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어지러운 일상으로부터 완벽하게 멀어지는 순간이다. 여행에 대한 강렬한 기대와 흥분이 마음속에서 일렁이기 시작하는 것도 그때쯤이다. 내 삶이 온전히 나만의 것이라는 내면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는 것도 바로 그 순간이다."

 

"인간보다 수명이 훨씬 짧은 개와 고양이를 반려라고 생각하면 너무 애닯다. 무슨 반려들이 이토록 자주 먼저 떠나는가.
나에게 녀석들은 반려가 아니라 여행자에 가깝다. 새미와 이슬이도, 방울이와 깐돌이도 잠시 우리집에 왔다가 떠났거나 떠날 것이다. 긴 여행을 하다보면 짧은 구간들을 함께 하는 동행이 생긴다. 며칠 동안 함께 움직이다가 어떤 이는 먼저 떠나고, 어떤 이는 방향이 달라 다른 길로 간다. 때로는 내가 먼저 귀국하기도 한다. 그렇게 헤어져 영영 안 만나게 되는 이도 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그렇게 모두 여행자라고 생각하면 떠나보내는 마음이 덜 괴롭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환대했다면, 그리고 그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며, 타인의 신뢰와 환대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여행에서뿐 아니라, '지금,여기'의 삶도 많은 이들의 도움 덕분에 굴러간다. 낯선 곳에 도착한 이들을 반기고, 그들이 와 있는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다 가도록 안내하는 것, 그것이 이 지구에 잠깐 머물다 떠나는 여행자들이 서로에게 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일이다"

 

 

 

 

잘하고 있는지 걱정될 때 사표 대신 나에게 하는 말 [7/6]

비슷한 처지, 동년배 직장인의 생생한 글이라 공감하고 이해되는 부분들도 많다.

나라면 저렇게 생각들을 정리하고 살을 붙여 한 권의 책으로 빚어낼 수 있을까,한편 부럽고, 대단하다는 느낌도 자주 받게 된다.

늦었지만 나도 이제 뭔가를 시작해야 하나, 자극 팍팍^^

 

우린 너무 몰랐다 [6/23]


정말 오랜만에 완독한 도올 선생님 책.
사실 다른 책들은 너무 어렵고 방대해서 몇 장 넘지 못하고 놓은 것들이 대부분인데 이번 책은 그나마 좀 쉽다.
그리고 역사의 사건을 그냥 연대기로만 푸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배경을 알려주고, 당시 사람들의 의식과 생활속에서 현실감있게 풀어주고 있어 술술 읽히는 듯.
4.3 항쟁과 여순 항쟁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좋았지만 제주 도민 학살의 원흉을 처단한 문상길과 손선호 이야기는 참 강렬하게 다가왔다. 널리 알려지지 못했지만 이런 의인들이 있었구나, 거사를 도모하고, 실행에 옮기고, 사형을 기다리면서 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ㅜㅜ.

책에 실린 그들의 최후 진술을 옮겨봅니다.

 

박진경의 도민학살을 견디다 못해 그의 암살을 기획한 것은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였다.

...
문상길 중위는 충청도 사람으로 육사3기다. 제3중대장이었으며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그의 최후진술은 다음과 같다.

 

"이 법정은 미군정의 법정이며, 미군정 장관인 딘 장군의 총애를 받던 박진경 대령의 살해범을 재판하는 사람들로써 구성된 법정이다.우리가 군인으로서 자기 직속상관을 살해하고 살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죽음을 결심하고 행동한 것이다. 재판장 이하 전 법관도 모두 우리민족이기에, 우리가 민족반역자를 처형한 것에 대해서는 공감을 가질 줄로 안다. 우리에게 총살형을 선고하는 데 대하여 민족적인 양심 때문에 대단히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고민은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이 법정에 대하여 조금도 원한을 가지지 않는다. 안심하기 바란다. 박진경 연대장은 먼저 저세상으로 갔고, 수일 후에는 우리가 간다. 그리고 재판장 이하 모든 사람들도 저 세상에 갈 것이다. 그러면 우리와 박진경 연대장과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저 세상 하느님 앞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인간의 법정은 공평하지 못해도 하느님의 법정은 절대적으로 공평하다."


문상길의 나이 불과 22세였다. 총살형집행장이 낭독되고 마지막 유언의 기회가 주어진다.
"스물두 살의 나이를 마지막으로 나 문상길은 저세상으로 떠나갑니다. 여러분은 한국의 군대입니다. 매국노의 단독정부 아래서 미국의 지휘하에 한국민족을 학살하는 한국군대가 되지 말라는 것이 저의 마지막 염원입니다. 이제 여러분과 헤어져 떠나갈 사람의 마지막 바람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

 

손선호는 이와 같이 진술했다.
"박 대령을 암살하고 도망갈 기회도 있었으나, 30만 도민을 위한 일이므로 그럴 필요도 없었다. 나 하나의 생명이 30만 도민을 위한 것이며 3천만 민족을 위한 것인만큼 달게 처벌을 받겠다"
손선호의 나이는 당시 20세였다.
...

 

판사유감  [6/15]

문유석 판사님의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고 다시 선택해 본 글.

다양한 인간사들을 법에 의거해 판결을 내리지만 법 논리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따뜻한 인간미로 대신 채워주시는 분이 아닐까.

별 고민이 필요없을 것 같은 파산법정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이미 200년 초반에 동성애에 대해 편견없는 시선을 가지신 것도 인상적.
세상에는 참 좋으신 분들도 많구나^^

 

 

개인주의자 선언 [6/1]

정말 모처럼 공감되고 마치 나의 성향을 대신 이야기해주는 듯한 책을 만났다.(감히 그렇게 이야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머릿글부터 시작해서 하나 하나의 이야기들에 빨려들기에 일부러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었을 정도.
스스로 나의 내향적 성향이 못마땅하거나, 나는 왜 이럴까 싶을 때가 있었는데 위로가 되기도 하고 나도 이렇게 항변(?)하면 되겠다 싶은 힌트가 되는 듯.
이젠 나도 자신을 개인주의자라고 부르고 싶다, 물론 타인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책 머릿글의 구절들 일부 따옴해 봅니다.

 

[인간 혐오]
"나는 사람들을 뜨겁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 혐오증이 있다고까지도 할 수 있다.

...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이 회식이고 행사다.

...
그런 나지만 무인도에서 혼자 살 수는 없기에 사람들과 어울려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그건 필연적으로 무수한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낳는다. ...
이런 인간형은 사실 어느 조직에서나 사랑받기 힘들다. 사랑받지 못하는 건 별 상관없지만 그렇다고 내 자유를 지키기 위해 매사에 일일이 투쟁할 열의까지는 없기에 평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양보와 타협을 해야 한다.

...
술 한두 잔도 겨우 먹는 체질이지만 회식은 더 싫기에 일단 받아먹고, 음료수 잔에 뱉는 눈치라도 있어야 한다.

...
타인들이 원하는 연기를 잠시 해 주면 내 자유가 더 확보된다는 걸 일찍 영악하게 깨우친 거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가끔 대나무숲에라도 가서 마음속 구석에 쌓인 외침을 토해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놈의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견뎌야 하는 것들이 지긋지긋하게 싫다고 말이다. 눈치와 체면과 모양새와 뒷담화와 공격적 열등감과 패거리 정서와 조폭식 의리와 장유유서와 일사불란함과 지역주의와 상명하복과 강요된 겸손 제스쳐와 모난 돌 정 맞기와 다구리와 폭탄주와 용비어천가와 촌스러움과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기타 등등.

...
우리 평범한 인간들이 어찌 이웃을 '사랑'하기까지 하겠는가. 그저 큰 피해 없으면 참아주기라도 하자는 것이다.

...

 

[타인의 발견]
분명히 난 내 삶이 우선인 개인주의자고, 남의 일에 시시콜콜 관심없으며, 누가 뭐라 하던 내 방식의 행복을 최대한 누리며 살다 가고 싶을 뿐인데.

...
곰곰이 생각해보니 알 것 같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살아가면서 분명히 내 일이 아닌데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순간들이 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책없이 줄줄 흐르는 순간들이 있다.

...
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평온한 일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깨져버리는 유리 같은 것인지. 우리 하나하나는 얼마나 무력한지. 우리가 문명이라 부르고 사회라고 부르는 것이 얼마나 허약한지. 그리고 나와 아무 상관없어도 타인들이 고통을 당하는 옆에서 나 혼자 행복한 일상을 누린다는 것이 얼마나 죄스럽고 마음 무거운 일인지.

...
"네 능력은 뛰어난 것에 있는 게 아니다. 쉬지 않고 가는 데 있어"라고 격려해 주면서도, 끝에는 '그러니 얼마나 힘이 들겠어'라며 알아주는 마음. 우리 서로에게 이것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아래 부분은 반려동물에 대한 고찰.
"이제 인간에 대한 폭력을 넘어 동물에 대한 잔혹 행위에 대해서도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혹자들은 이를 비현실적인 호들갑이라고 여기지만,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범위를 나, 가족, 부족, 계급, 성, 인종, 국적의 범위를 넘어 계속 넓혀온 역사가 바로 인간이 폭력적인 본성과 싸워온 과정이다. 어느 시대에나 타자의 고통에 대해 가장 예민한 이들, 가장 호들갑스럽게 문제제기를 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길거리메서 타살당할 염려없이 일상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가 잠들지 않게 서로 깨워주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이 고민입니다 [5/6]

고민을 잘 해결하는 방법도 좋았지만 고민을 대하는 마음가짐, 고민을 어떻게 바라보고 객관화해야하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좋았고 도움이 될 듯 하다.

몇 구절 다시 들여다보고싶은 부분 인용해봅니다.

 

- 성숙한 어른 -

"성숙한 어른이란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결정하는 데 지나치게 애쓰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또한 기분 좋은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고, 고민보다 실행에 더 많은 비중을 두며, 내가 한 일에 대한 반성은 하되 후회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다면 사회에서 한 사람의 몫을 제대로 해내는 사람이다"

 

- 잉어 이야기 -

"이 잉어는 키우는 환경에 비례해 몸집이 커지는 일본의 코이 잉어다.

...

 고민이 꼭 이렇다. 마음속 환경이 어떤지에 따라 고민의 크기는 작은 어항 속의 잉어만 할 수도 있고, 강물 속의 커다란 잉어만해질 수도 있다. 마음 속을 어지럽히는 여러 감정들과 심리적 문제들이 작은 어항 크기면 될 고민을 더욱 크게 만든다.

..."

 

 

- 가구 선택  -

"가구 매장에서 아침에 일찍 들어가서 바로 구매하고나온 사람과 오랜 시간 머무르며 신중하게 구매한 사람을 나누어 몇 주 후 구매 만족도를 조사했다. 처음 가설은 '신중한 판단이 만족도를 높인다' 였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오래 고민해서 구매한 사람이 후딱 들어가 충동적으로 구매한 사람보다 만족도의 평균값이 낮았다. 많은 경우의 수를 놓고 고민을 한 시간과 머리를 쓴 노력이 비용으로 전환되어 만족도를 떨어뜨린 것이다"

 

- 고민을 객관화 -

"고민이 많아서 머리가 터질 지경이고, 가슴은 조바심으로 쿵쾅거리기 시작하면 마인드풀니스에서는 가치 판단없이 그냥 지켜만 보라고 한다. 

...

 그러면 거리두기가 되어 지금 내 몸과 마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생각하는 대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있는 행위, 그 행위를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아주 쉽고 간단하게는 '~구나'를 붙이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우울한 마음이 마음 속에 가득해서 터질 것 같다고 하자. 그런데 어디서부터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아, 힘들고 우울해,죽고 싶어라'하고 혼잣말을 하고 있다면,이렇게 바꾸는 것이다. "내가 지금 힘들어 하는 구나, 우울해서 굉장히 답답해하는 구나' 라고 말이다. 이런 식으로 바꾸어 다시 되뇌어보면 상황이 구체화되고 문제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감정을 내 안에서 활활 태우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물러서서 객관화시킬 수 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의외로 마음은 편안해지고고민은 감당할 만해진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인식하고 바라보고 이름을 붙이는 것,내가 지금 놀랐나' '내가 지금 화가 났나'라고 인식하는 것만으로 감정이 나를 압도하지 않게 해 주는 신기한 효과가 있다."

 

- 우사인 볼트 이야기 -

"노력과 성실의 결실로 해석하는 것보다 '운이 좋았다'라고 생각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숨통이 트인다. 어느 정도 고민을 하고 난 다음 결정을 내리고 나면 이런 마음을 갖자. "주사위는 던져졌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이다. 그게 내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일어났으면 좋겠다" 
...

 또 일이 잘 풀렸을 때 성공에 도취되지 않고, 실패를 능력에 대한 파산 선고로 받아들이는 자아의 붕괴를 예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삶의 가치관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성공과 실패에 운의 영역이 존재할 수 밖에 없고 그것이 의외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정해야 타인의 아픔과 실패에도 공감과 연민을 갖고, 내 성취와 성공에 대해 겸손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아무튼 피트니스 [4/27]


전문 트레이너가 아닌, 치열하게 트레인을 받고 노력 중에 있는 비전문가의 솔직한 이야기들이라 소소하게 읽으며 공감하고 위로(?) 받을 수 있었던 글들.
나도 언젠가 제대로 '몸에 뭔가를 새겨' 볼 날이 올지,^^

 

아무튼 외국어 [4/20]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내가 너무 짧은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읽어서었을까. 외국어에 대한 호기심, 욕심을 제외하고는 개인적으로는 공감가거나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그다지..

 

핀란드에서 온 마티 [2/23]

SNS에서 접한 몇 장의 그림 컷들을 보면서 '그렇지, 정말 나도 저렇게 느낄 때가 있어, 어쩜 그렇게 나랑 똑같지?' 라고 감탄하여 1, 2권을 함께 주문.
그러나 다 읽고 난 느낌은 재미있는 장면은 트레일러가 전부인 듯한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이랄까.
특히나 2편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들은 공감이 잘 가지 않는다.


그래도 사소한 순간들을 잘 찝어낸 작가의 섬세한 시각은 신선한 듯.
그런데, 핀란드 사람들은 이 책들의 이야기들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을까?

 

공감갔던 짤(?)들 몇 개 남겨 봅니다.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2/17]

요즘 많이 쓰이는 소.확.행.의 origin이 되는 책인 듯.
하루키가 미국 생활하며 적은 짧은 에세이들을 묶어 놓았다.

여행기보다는 재미가 덜 했지만 그래도 하루키구나 싶은.

 

아래는 소확행에 대한 언급이다.


"생활 속에서 개인적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크든 작든 철저한 자기 규제 같은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꾹 참고 격렬하게
운동을 한 뒤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 같은 것이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하고 혼자 눈을 감고 자기도 모르는 새 중얼거리는 것 같은
즐거움, 그건 누가 뭐래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참된 맛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없는 인생은 메마른 사막에 지나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만의 작은 행복들은 어떤 게 있을까. 분명 저렇게 작은 행복을 경험한 적들은 있는데 당장은 떠오르지 않는다.

어쩌면 책 한 권 읽고 남몰래 남기는 몇 마디 이 글들을 포스팅 한 후의 느낌도 소확행일지 모르겠다.

 

 

왜 사람이 많으면 대화하기가 어려울까  [2/3]

다 읽고 난 느낌은 낚.였.다.
책 제목이랑 서문에서 정말 나를 위한 책이구나 감탄하고 기대했으나 마지막 장을 넘긴 지금은 허망허망,ㅡㅡ
전두엽으로 접근을 해 버리니 제시하는 방법 다수가 마치 건강하게 살기 위해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어라는 식이다.
(손바닥 혈을 순환시키고, 다리를 떨고, 레몬티를 마시고, 등등)
그나마 구체적인 방법들 중 쬐끔 마음에 닿는 것은 아래 정도.


- 하면 안되는 것
 .'네?'라고 되묻는 것
 .'예스/노'로 대답할 수 있는 closed question을 던지는 것
   (대화가 끊기기 쉽고, 묻기만 하면 끝인가 라고 단번에 커뮤니케이션 장애 냄새를 풍기기 쉽다)
 .날씨 이야기 하는 것(이야기할 주제가 빈곤하다는 것을 오히려 드러내버린다고)


- 해야 하는 것
 .'무슨 말이야?''왜?''어떻게 하면 돼?'의 3가지 간단한 질문하기
   > 무슨 말이야? : 구체적인 설명을 이끌어낸다
   > 왜 그렇게 생각해? : 그렇게 생각한 배경을 끌어낸다
   > 나도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돼? : 구체적인 방법을 묻는다

.말 할 때는 '현재' → '과거' → '현재'의 순서로 이야기하면 자연스럽다.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1/20]

하루키가 20여녀간 여행하며 잡지에 기고했던 짧은 글들을 편집해서 모은 책.
앞서 읽었던 하루키 여행서들과 겹치는 장소도 있으나 다른 이야기들을 술술 잘 풀어준다.

책 제목과 관련해서 남긴 작가 후기가 있어 옮겨 봅니다.
"이 책의 제목인'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는 본문에도 썼듯이, 경유지인 하노이에서 만난 한 베트남 사람이 라오스로 향하는 내게
했던 질문입니다.베트남에는 없고 라모스에 있는 것이 대체 뭐냐고 말이죠.
그 질문에 나도한 순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로 라오스에는 뭐가 있다는 걸까? 그런데 막상 가보니 라오스에는 라오스에만 있는
것이 있었습니다. 당연한 소리죠.여행이란 그런 겁니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면, 아무도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여행을 가진
않을 겁니다. 몇 번 가본 곳이라도 갈 때마다 '오오, 이런 게 있었다니!'하는 놀라움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여행은
좋은 것입니다. 때로 지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지만,그곳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있습니다. 자, 당신도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로든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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