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ook-100자 서평/2019~

2020 책읽기 - 2/2

TommyTomTom 2021. 1. 10. 06:51

기나긴 하루 [12/12]

얼마전 작고하신 박완서 작가님의 마지막 소설.

작가님 소설과 함께 그를 추모하는 후배 작가들의 글들도 함께 볼 수 있다.

아래는 실린 단편들과 간단한 요약(나 자신만 알 수 있는)

-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작가님 자신의 이야기를 쓰신 듯.

  석달만에 남편과 아들을 잃은 사연에는 뭐라 표현하기 어려울 고통이 느껴진다.
- 빨갱이 바이러스
  강원도 산골로 놀러온 세 여자가 차가 끊기는 바람에 화자의 집에 하루 머물며 각자가 갖고 있는 상처들을 들려준다. 화자는 어려서 6.25때 아버지가 삼촌을 죽이는 광경을 목격한 과거를 떠올린다.
-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
  말하는 이는 갱년기를 맞은 여성. 이혼한 시누이, 깐깐한 시어머니, 막 이혼한 며느리들 이야기가 짧게 짧게 스친다.
- 카메라와 워커
  한국전쟁시 고아가 된 조카를 돌보는 고모. 조카가 평범한 중산층(주말에는 카메라 메고 공원이라도 가는) 삶을 바랬으나 조카의 현실은 착취와 노동의 질곡(워커)에 빠져있다(영동 고속도로 건설인부)
-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학생운동을 하다 세상을 뜬 아들의 엄마가 전화 통화를 하는 형식으로 털어놓는 이야기
- 닮은 방들
  친정에 앉혀 살던 여자가 아파트로 들어간 뒤 옆 집 아낙과 가까워지다 결국 그녀의 삶을 모방하게 된다.


김영환 PD의 자전거 인문학 [11/27]

가끔 나오는 자전거 관련 책들도 이제는 그 주제가 조금씩 다양해진다. 주로 기술이나 코스만 다루던 것에서 작가만의 독특한 관점이 더해지면서 재미가 더해지는 듯.

이 책은 MTB를 타고 다닐 수 있는 코스에 그 지역의 역사와 특색들을 더해 풀어내고 있다. 로드만 타는 나에게 당장은 큰 쓰임은 없겠으나 언젠가 MTB 한대가 준비되면 다시 한장 한장 읽으며 답사를 다녀보고 싶다.


자전거 도둑 [11/14]

자전거 도둑 - 박완서

언젠가부터 책장에 꽂혀 있었는데 계속 "자전거"가 눈에 띄어 호기심이 나다가도 번번히 우선 순위에 밀렸는데 모처럼 기회가 났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겠거니 짐작만 했는데 아내 말에 따르면 초등 교과서에도 실린 글이란다.
함께 있는 몇편의 단편들 모두 아이들의 시각인데 도시화에 따른 메말라가는 우리 삶을 아쉬워하는 작가의 마음이 보이는 듯 하다.
이야기 하나 하나에 모두 박완서 작가님의 솜씨와 세상에 대한 따뜻함이 묻어 있는 듯.



사랑을 되찾아 준 도둑 [11/7]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대문호 라 퐁텐느가 쓴 우화집" 이라는데 정말 프랑스인들이 이 글쓴이를 그렇게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중세에 씌어진 이야기들이라 그런지 그닥 공감가는 이야기는 없다. 어려서 재밌게 읽었던 이솝 이야기도 지금 다시 보면 그런걸까.

책 제목이기도 한 사랑을 되찾아 준 도둑 이야기는 대략 아래와 같음(이 무슨 이야기인지? ㅋ) 
"아내를 매우 사랑하는 한 남편이 있었다. 그는 아내와 같이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매우 불쌍하다고 느꼈다. 그의 아내는 그에게 아양을 떨거나 애교를 부리는 일도 없었고, 다정한 말 한마디나 부드러운 미소도 없었다. 그의 아내가 보여주는 것이라곤 남편에 대한 경멸 뿐이었다.

자신의 결혼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 남편은 신을 저주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에 대한 아내의 사랑이 식어 버렸기 때문이라고 단정했다. 만약 부부간에 사랑이 주는 즐거움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의 아내는 그런 그를 딱하게 여기지도 않았고 부드럽게 감싸주지도 않았다.

어느 날 밤 그는 그런 불행을 한탄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도둑이 들어왔다. 겁에 질린 그의 아내는 남편의 품속에 뛰어들며 위안을 구했다. 그러자 남편이 그 도둑에게 말했다.

'여보시오! 도둑 양반! 당신이 없었다면 이렇게 아내가 내 품속으로 영영 찾아오지 않았을 거요, 그래서 보답을 하고 싶으니 우리 집에서 가지고 가고 싶은 것이 있으면 모두 가져가시오. 집을 통째로 가져가도 좋소!'

도둑은 적당히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곤 나가 버렸다. 비로소 아내는 도둑으로 인해 두려움이라는 감정으ㅗ 남편에 대한 거부감과 혐오감을 극복하게 되었다"

도올의 아침놀 [11/1]

2012 대선을 앞두고 도올 선생께서 남기신 생각의 단편들을 모은 글.

집 책장을 정리하다 찾게되어 읽다. 어쩌면 요즘의 트위트같은 SNS에 짧게 올리는 글들이 연상되기도 한다.
역시나 어렵고 니체같은 인물들이 나오면 skip하기도 하지만 내가 느끼(?)는 일괸된 선생님의 사상, 철학이 그대로 묻어있는 것 같기는 하다.
당시 후보였던 안철수, 문재인에 대한 사연들도 흥미롭고, 그때의 선생님이 보셨던 문재인 후보의 모습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 것도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몇 페이지 되지 않아 금방 다 읽게 됨^^


신도 버린 사람들 [10/30]

인도 카스트 제도 최하층민 계급이었던 일가가 일깨움과 교육을 통해 자유와 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실제 이야기.
인도 중앙은행 총재를 지내키도 한 지은이 나렌드라 자다브의 부모님 세대로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차별을 받았고, 어떻게 싸워왔는지를 들려준다.
진지하고 딱딱한 이야기들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생활들을 기본으로 가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아 잘 읽혔던 듯.
인도의 위인이라면 간디만 알았는데 다수 민중들의 위인은 암베드카르라는 또 다른 인물이 있었음도 처음 알게되었다.

아래는 읽으면서 찾아본 인도 관련 사항들.
 .사리(전통옷),  바크리(음식), 촐(chawl = 인도의 아파트)  
 .사헤브(주인, 상관을 일컫는 인도어),  마하르(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의 불가촉 천민 집단) 
 .달리트(Dalit, 접촉할 수 없는 천민이라는 뜻으로 남아시아, 특히 인도에서 힌두교의 카스트 계급제도의 모든 계급보다 아래에 위치한 하층민들을 뜻하는 말. 주로 시체 처리, 가죽 수리, 길거리 청소, 구식 화장실 분뇨 처리, 소작농, 농장 머슴, 말단 요리사로 음식 찌거기 처리 등을 한다) 
 .푸나 협정 -인도의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들에게 새로운 권리를 승인하기 위해 인도의 힌두교 지도자들이 맺은 협정(1932. 9. 24).
.바바 사헤드(아버지 같은 스승) =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 (Bhimrao Ramji Ambedkar, 1891년 4월 14일 ~ 1956년 
12월 6일)

  인도의 독립운동가 겸 정치인, 교육자, 인권 운동가. 인도 건국 헌법 제정을 주관했으며, 불가촉천민 출신으로 인도 참여인권운동의 선구자, 인도불교의 부흥자, 정치인, 대학교수, 영국 변호사. 인도의 불가촉천민(달리트)들의 권익을 위해서 불가촉천민 식수권 운동, 불가촉천민 분리선거 운동, 집단불교 개종운동을 이끌었다. 인도 독립보다 신분제도 폐지와 인권을 우선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여, 카스트제를 유지하고 분리선거를 인정하지 않은 국민회의의 마하트마 간디와 많은 충돌을 빚기도.
.아웃카스트 (outcaste; 의례와 관련된 잘못으로 인해 힌두 카스트 제도에서 쫓겨난 개인이나 집단)

아래는 책 속의 문장 (p.315) 
"달리트에게 미운 오리새끼와 빈정대는 형제들의 동화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불평등한 카스트 제도에 갖혀 얼마나 많은 백조들이 스스로를 미운 오리새끼로 여기며 형벌같은 삶을 살다 갔을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달리트들이 바바사헤브 암베드카의 가르침에 감명을 받고, 자기 안에 숨은 백조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다다의 선견지명 덕분에 우리 형제들도 백조를 찾아가는 그 찬란한 모험길에 오를 수 있었다." 



거실의 사자 [10/11]

고양이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

감성적 접근이 아니라 많은 고증과 확인 등을 통한 합리적인 추론들을 들려준다. 어쩌면 내가 궁금해왔던 부분들이기는 하지만 너무 많은 곁가지 사례들이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키는 듯 . 절반 정도 두께로 줄이면 딱 좋지 많았을까. 실제로 내가 키우고 있는 고양이들을 더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팁들은 없는 것 같아 아쉽기도. 

 

아래는 책의 내용들.
1. 사자의 무덤
  인류의 출현에 에 따라 거대 고양이과 동물들은 조금씩 그 자리를 잃고 있다
2. 인간을 간택한 고양이
  고양이는 한 가지 결정적 가축적 특성을 갖고 있는데 바로 온순한 성품이다. 이는 스스로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특정 개체늘 대담한 천성을 갖게 되었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고양이와 인간의 유대감을 만들어 낸 셈이다.
고양이의 가축화 과정은 아직 진행 중.
3. 고양이는 아무것도 안 함
  다른 가축과 달리 고양이는 인간에게 실용적으로 주는 혜택이 전혀 없다. 쥐를 잡는다고는 하지만 인간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도인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다만 그 생김새가 사람의 아기들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고 모성애를 자극시킨다.
4. 새 애호가들의 외로운 싸움
  인간에 의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고양이들이 보다 약한  몇몇 종족들을 궤멸시키게 된다.
5. 고양이 로비스트
  고양이 애호 단체들이 생겨나고 정치적으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대표적인 단체로 Alley Cat Allies) 이들은 고양이를 옹호하고 다른 단체들고 마찰을 빚기도 한다. TNR, 안락사가 실제로 고양이 개체수 조절에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실질적 증거가 없다.
6. 톡소 플라스마 조종 가설
  고양이를 숙주로 하는, 인간에게도 옮길 수 있는 톡소 플라즈마 기생충이 인간의 의식을 조종하는 것은 아닌가? 조현병 환자 중에 감염자가 많다는 가설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7. 고양이를 미치게 하는 것들
  실은 사람이 고양이를 기들이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가 사람을 길들이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들은 독립된 공간을 좋아하고 친구를 바라지도 않는다.  개별 화장실이 필요하고, 등등.. 고양이가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자잘한 내용들.
8. 사자와 토이거와 라이코이
  개는 인간에 의해 교배되고 품종으로 개량되기 시작한 지가 오래되었지만 상대적으로 고양이는 그 역사가 짧다. 인간의 욕심으로 야생 고양이과 동물과 고양이를 섞은 하이브리드캣이 나타나기도 한다.
9. 고양이의 목숨은 '좋아요'개수만큼
  LOLcat,meme과 같은 인터넷에서의 고양이 붐에 대한 언급. 고대 이집트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있었을 것이라 한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10/2]

아주 어려서부터 제목은 알지만 그 내용은 어떤 것인지 전혀 모르는 책들이 있다. 이 책도 그 중의 하나. 코로나로 고향도 내려가지 않던 차에 틈틈이 읽어보았다.

어린왕자류의 동화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예상했으나 그저 어린 아이 제제가 주인공인 것만 동일한 듯.

지독히 가난하고 힘든 현실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다섯살 꼬마의 이야기가 가슴아프게 하면서도 끌림을 준다.

아래는 간간히 정리해본 이야기들.
- 제제. 아빠는 브라질인(?) 엄마는 인디언.
- 밍기뉴는 제제의 몫인 라임오렌지나무 이름.
- 지독히 가난하고, 제제는 장난이 심하지만 천성이 고운 아이.
  아빠 담배를 사 드리기 위해 일을 하고, 선생님 꽃을 드리기 위해 이웃집 정원의 꽃을 꺽기도 한다.
  거리의 악사를 따라다니며 팜플렛 파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박쥐놀이(달리는 차 뒤에 매달려가기)를 하다 잡혀 혼이 나기도 한다.
- 이웃집 구아바를 따러 갔다 잘못해서 발을 유리에 베는데, 박쥐놀이를 하다 혼을 냈던 포르투갈인 차주가 제제를 태워주고 병원에 데려다준다.
- 제제는 포르투갈인과 친해진다.
  어느날, 제제는 누나에게 갈보라고 불러 맞고, 아버지에게는 어른들이 부르는 상스런 노래를 부르다 두들겨 맞는다.
  제제는 포르투인에게 더욱 의지한다.
-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아빠가 공장장으로 취직을 하게되고, 도시개발로 라임오렌지 나무가 없어질거라는 이야기가 돈다.
제제가 따르던 포르투갈인은 기차가 자동차를 치는 사고로 세상을 뜨고;제제는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단순한 열정 [9/20]

읽다보니 집에 이런 책이 있었나 싶다.

깊은 불륜의 사랑에 빠지고,그것을 극복하게 된(극복이라고 해야할지, 그냥 지워냈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과정의 본인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이야기이다.(실화에 바탕했다고 함)
실제 지독한 사랑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한편 위로를 받을 수는 있을 듯.
아래는 책에서 따온 것인데 연인을 보낸 후의 자신을 잘 고찰하고 있는 듯.
"그 사람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지금은 그 모든 일들이 다른 여자가 겪은 일인 것처럼 생소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사람 덕분에 나는 남들과 나를 구분시켜주는 어떤 한계 가까이에, 어쩌면 그 한계를 뛰어넘는 곳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나는 내 온몸으로 남들과는 다르게 시간을 헤아리며 살았다.
나는 한 사람이 어떤 일에 대하 얼마만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숭고하고 치명적이기까지 한 욕망, 위엄 따위는 없는 부재,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무분별하다고 생각했을 신념과 행동,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스스럼없이 행했다. 그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세상과 더욱 굳게 맺어주었다."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4 -네팔 트래킹 편 [9/13]

2007년 나왔으니 여행기로는 오래된 책이다. 김남희 작가님 초기 작품인 듯. 
견기기 힘든 추위와 고산병을 이겨가며 인간 문명의 편리함들은 극히 제한된 상태로 여행을 계속해야하는 상황이 문득 얼마 전 읽었던 문도선행록이 연상된다. 아마 내 생에 네팔로 트래킹을 갈 일은 없지 않을까 싶기도.
그래도 항상 그렇듯 작가님 여행기는 재미있다. 소심하고 겁많다고 하지만 왠만한 남자들도 저리가라 할 용기와 뚜벅뚜벅 걸어가는 자세가 그저 부럽기도 하고.
(포터 신발 문제로 개입한 독일인 부부와 다툰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을까 싶기도 하고)
코로나로 여행이 막힌 시대, 아마 당분간 여행기는 계속 찾지 않을까.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9/26]

김영하 단편 소설.

책 속의 단편들 간단히 요약해 봅니다.
-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출근길에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를 보고도 바쁜 마음에 신고를 하지 못했는데 버스 사고, 성추행범으로 오해, 회사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악재가 계속된다.
- 사진관 살인사건
  사진관을 운영하던 애정없는 부부의 남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형사는 부인과 사진을 맡기러 오던 남자를 의심하지만 용의자는 주변의 전과범.
- 흡혈귀
  남편이 흡혈귀라 믿는 여자로부터 받은 편지 이야기.
- 피뢰침 
  낙뢰를 맞은 경험이 있는 자들이 다시 체함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고 번개를 찾아다닌다
- 비상구

  몸을 팔고 양아치 생활을 해야 하는 청춘들 이야기. 여자의 그 곳을 비상구라고 하고 모(毛)를 밀어버리는데 그 것이 그로 인해 결국 사고를 치게된다.(마치 거친 청춘 영화 한 장면을 보는 듯)
- 고압선 
   서서히 투명인간이 되어가는, 퇴출 위기의 은행원 이야기
- 당신의 나무
  임상심리사가 여환자와 관계를 넘게된다, 그녀의 엄마는 자살을 시도한다, 임상심리사는 앙코르와트 여행을 하며 기억들을 떠올린다, 이 모든 것이 모두 연결된 나비효과가 아닐까 생각하며.
- 바람이 분다
  불법 CD 폭제를 하는 남자와 그 곳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 여자의 이야기. 둘은 같이 게임을 하며 정을 쌓고 도피를 꿈꾸지만 결국 냉정한 현실로 돌아온다
-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PD로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서, 세계 폐허 기행 같은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남자와 그와 함께하는 여직원, 이탈리아를 통해 스페인 그라나다까지 여행하는 장면들.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는 달(moon)이란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9/6]

이렇게 유쾌황당할 수가.

20세기 세계사의 주요 장면들을 노인의 일생과 엮었고 그도 모자라 현재에서는 대활극을 벌인다.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며 들려주고 있고 여럿 인물들을 등장시켜 빠른 속도로 풀고 있어 잠시 한 눈을 팔면 따라가기가 어려울 정도.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연상되기도 한다.
코로나로 갑갑하던 차에 유쾌발랄한 상상의 여행이라도 한 듯^^


내사랑 모드 [8/29]

내사랑 모드

캐나다의 국민 화가라고 불리우는 모드(Maude)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와 그녀의 그림들이 함께 들어있다. 그림은 잘 모르지만 밝고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고 보고 있으면 동화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상상에 빠지는 것 같다.
그녀는 행복했을까 의문도 자주 들었지만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아마도 그랬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페인트가 없어 항구의 배들을 칠하고 남은 페인트를 얻어 쓰다보니 원하는 색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는 이야기, 후대 화가들이 모작을 만들었으나 모드의 진작들은 그녀와 남편 에버릿의 지문이 남아있어 진품을 가려낼 수 있었다는 일화 등등 당시의 시대상과 고난했을 생활들이 그녀의 그림들을 더 빛내주는 듯.

 

마침 Netflix에 영화도 있어 영상으로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아래는 내가 좋아하는 모드의 고양이 그림.

모드




김박사는 누구인가? [8/23]

김박사는 누구인가 - 이기호

사실 잘 모르는 작가이고, 책장에 꽂혀 있는 걸 시도해 보았는데 단편들이 모두 재미있다.

읽으면서 어라, 이게 뭘까?, 뭔가 있는 것 같은데? 뭐지?뭐지?하는 궁금증을 불어넣는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아하, 이런 이야기였구나 하며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재미가 있다. 물론 자세한 설명은 없어 그런그겠지? 하는 정도로 홀로 추정하는 정도지만.
아래는 책 속의 단편들.
  .행정동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김박사는 누구인가
  .저기 사람이 나무처럼 걸어간다
  .탄원의 문장
  .이정 - 저기 사람이 나무처럼 걸어간다
  .화라지송침
  .내겐 너무 윤리적인 팬티 한 장


바람과 이슬로 몸과 마음을 씻고 [8/16]

경남 남해 섬 기행문. 조선의 귀양지를 주제로 각 지역의 둘러보고 있고 간간이 역사 이야기들도 소개하지만 딱딱하지 않고 소탈한 작가의 인간적인 면모도 자주 보인다.

남해는 다랑이 마을을 가느라 한 차례 가본 적은 있지먼 글을 읽다보니 가보고 싶은 곳도 여럿 생겼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필자처럼 자전거로 구석구석 구비고 싶기도 하다. 그저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귀양'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것도 이 책 덕분인 듯.
몇 문구들 따와봅니다.

 

- 벼슬아치가 유배형을 받으면 등급에 따라 형조의 나장, 서리나 의금부 도사가 유배지까지 압송을 하고, 평민은 포졸이 유배지까지 압송하여 고을의 수령에게 인계한다. 그러면 고을 수령은 죄인을 '보수주인'에게 위탁하고, 보수주인은 죄인에게 한 채의 집을 귀양살이 집으로 제공하고 죄인의 감시를 책임진다.

 보수주인은 그 고을에서 형편이 좋은 사람 가운데서 선정되며, 그 대가로 보수주인은 면세의 혜택을 받았다. 가족이 하인이 유배지에 따라서 함께 살 수 있었으며 모든 생활비는 유배 죄인 스스로가 해결해야 했다.

- 농경족은 고향을 떠나는 그 자체가 고통이었다. 그리고 벼슬아치라면 벼슬이 떼이고 한양에서 쫓겨나는 자체가 무서운 형벌이었다. 지금 정치인들을 보라. 누가 고향으로, 시골로 돌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단 한 분 그런 분이 있었지만... 부패 정치인들, 서울 출입금지만으로도 큰 형벌이 될 것이다.

- 쓸모없는 것이 정자나무가 오래 사는 지혜다. 쓸모 있는 나무는 일찍 베어진다. 소나무는 기둥으로 베어지고, 오동나무는 가구로 베어지고, 버드나무는 젓가락으로 베어지고,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일찍 베어진다. 볼품없이 늙어지면서부터 비로소 정자나무는 쓸모를 드러낸다. 장마가 지면 비를 모으고, 가뭄이 들면 물을 내놓는다. 무더위가 오면 푸른 잎으로 대지를 식히고, 태풍이 불면 부드러운 가지로 거친 바람을 잠재운다. 이것이 정자의 쓸모없음(無用)의 쓸모있음(用)이다.

세상에는 일찍부터 재주를 드러내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마치 줄기가 곧고 속이 단단한 나무와 같다. 그런 사람은 일찍 세상으로 나각 곳곳에 쓰임을 받는다. 그러다가 일찍 그 쓸모를 다한다. 여기 귀양 온 사람들은 일찍 쓸모를 드러냈던 사람들이다. 반대로 늙어서 쓸모를 드러내는 사람이 있다. 젊어서는 속이 성기고 겉이 투박하여 세상에 내놓아도 돌아보는 이가 없다. 비바람을 맞으며 긴 세월을 묵으면서 정자나무를 닮아간다. 정자나무를 닮은 사람을 군자라 이른다.

- '귀양'은 본디 '귀향'에서 온 말이다. 옛날에 탐관오리가 생기면 벼슬을 떼고 고향으로 쫓았다. 고향은 처음 글을 배우던 곳이다. 고향으로 돌아가 소학을 펴놓고 다시 기초를 닦아라는 뜻이다. 고향의 깨끗한 바람과 이슬로 몸과 마음을 씻으라는 말이다. 그 귀향이 나중에 귀양으로 바뀌었다. 고향에 보내놓았더니 근신할 생각은 아니하고 비슷한 놈들끼리 작당하여 일을 꾸몄기 때문이다. '어라, 이놈 고향에 보내놓았다가 큰일 내겠어, 저놈을 외딴 섬에 내치라.'  그래서 이곳저곳 갈라서 먼 바다로 내치는 귀양이 되었다. 때가 되면 돌아가야 한다. 귀양은 때를 모르는 야망가들을 가르쳤다. 때를 놓친 수많은 야망가들이 내쫓기어 남해섬으로 왔다. 어떤 이는 다시 돌아갔고, 어떤 이는 이곳에서 생을 졸했다. 귀양은 돌아갈 때를 가르친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8/2]

하루키의 책이고, 마침 이번에는 뭘 읽을까 고민하던 찰나 눈에 띄였고, 게다가 얇아 선뜻 시작한 책. 
하루키 소설은 처음인데 읽으면서 든 느낌은 '어라, 이게 소설인가?' 싶은.

흔히 배웠던 인물들의 성격, 갈등구조, 시작과 마무리 그런 것이 잘 보이지 않고 그냥 단편 드라마 보듯 장면 장면을 모아 둔 듯하다.(실제로 작가 후기에 보면 작가 본인도 그런 부분을 인정한다)
하루키 소설은 장편이 많은 듯하여 잘 손을 못대고 있었는데 한권씩 한권씩 읽어볼까 생각을 들게하는 책.


시를 잊은 그대에게 [8/1]

여러 편의 시들을 주제로 삼은 에세이라고 해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책에 소개된 시들도 낯설고 소화하기 어려웠고 그런 시들믈 주제로 풀어간 작가의 이야기들도 관념적인듯 느껴져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음...

원래 제목이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라는데 나는 아마 시에 가슴이 울릴 만한 공대생도 못 되는 듯..


Holes [7/26]

Holes - Louis Sachar

오랜만에 완독한 영어 원서. 여전히 아리까리한 단어들이 독해의 흐름을 끊고, 눈이랑 의식의 진도가 달리 가기도 했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참 재미있었던 기억.
초반에 나오는 사막에서 구멍을 파는 이야기 부분은 답답함을 주기는 했으나 뒤로 갈수록 빠져들 수 있었다. 과거의 사간들과 얽히는 이야기라 앞 챕터 내용들을 메모하며 읽은 덕에 앞 부분의 내용을 다시 확인하느라 찾아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던 듯.
마침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유튭에도 올라와 있어 애매한 장면들은 영상으로도 확인이 가능.


채식주의자 [7/19]

채식주의자 - 한강

어렵다. 해설이라고 있는 것은 더 어렵다,ㅡㅡ
간단히 나 홀로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글의 뼈대만 남겨봅니다.

한 여성이 처음에는 고기 먹는 것을 거부하더니 결국 조금씩 조금씩 본인이 식물인것처럼 의식하게되어 결국은 모든 음식을 거부하게 된다. 이 과정을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의 세편의 이야기로 나누어 들려준다.

채식주의자는 여성의 남편이 화자이다.

 - 몽고반점은 예술가인 여성의 형부가 바디페인팅을 해 주며 벌어지는 이야기.

 - 나무불꽃은 여성의 친언니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여성을 만나는 과정.


일의 기쁨과 슬픔 [7/11]

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사실 소설은 어떻게 후기를 남겨야할지 잘 모르겠다. 음식을 먹어도 맛있다, 맛없다, 그저 그렇다 정도로만 구분할 수 있는데 소설도 비슷한 듯.
어쨌든 이 소설은 일단 재미있다. 너무 무겁지도, 길지도 않아 가볍게 읽기 좋고, 어쩌면 한두번씩 겪었을 수도 있는 인물들과 이야기들이라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이야기라 몰입도 잘 된다.
생업을 뒤로 하고 전문 작가로 데뷔하셨다는데 후속작들이 기대된다, 파이팅 하시길.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 맵 [6/22]

백두대간 종주 라이딩 로드맵 - 문성화

2012년에 첫 알루 로드를 타기 시작했으니 자전거를 취미로 한 것도 이제 8년이 다 되어간다.

과연 계속 흥미를 잃지 않고 지속할 수 있을까 의문에 조심스레 시작한 활동이지만 그 동안 낙차로두번 골절 수술을 하면서도 아직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내게 맞는 운동을 찾았다는 것과 나도 취미라는 것이 생겼다는 점에 안도하기도 한다.

자전거를 취미로 하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평지, 업힐, 다운힐 구분하지 않고 여전히 많이 모자란다.

그래도 이곳저곳 다니다 보니 얼마전부터는 그나마 내게는 업힐이 조금 더 재미가 있고 평지보다는 소질도 있는 듯 하다. 아마도 정교함과 기교 대신에 그저 무념무상하게 자신과 싸우면서 페달만 밟으면 되니 타인과의 경쟁에 약한 나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을것이다.
나도 모르게 가볼만한 업힐들을 찾게되고, 그러던 차에 백두대간 고개들을 다 섭렵하시고 그 과정이 책으로도 나왔다기에 급히 구해서 읽게 되었다. 구역별로 그날 그날의 라이딩 일지를 묶은 것인데 코스에 대한 소개와 일화들이 재미를 더해준다.
60여개의 많은 고개들 중에 내가 이미 넘어가본 곳은 한 손 손가락 정도 밖에 안되어 언제 다 넘을 수 있을지 막막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 고개들을 언젠가 만날 생각에 가슴 뛰기도 한다.   


문도선행록 [6/28]

문도선행록 - 김미루 작가

어쩌면 올해 읽은 최고의 책이 될 것 같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짧지 않은 글을 조금씩 조금씩 아껴가며 읽었다.

올해는 코로나로 여행도 불발되고 대리 여행의 즐거움도 있었지만 이 책의 이야기들은 그 이상의 깨우침과 생각거리들을 준다.
사막이라는 막다른 환경에서 젊은 여성이 좌충우돌하며 만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 그 곳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동물들과의 교감, 무우와 유위에 대한 작가의 문제의식들 모두가 흥미로웠고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던 듯 사실감있게 다가온다.
시간이 꽤 흐른 시점이지만 이토록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긴 것도 보통 사람이라면 어려웠을 듯.
7,8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작가에게 그 사막의 시간들은 어떤 의미로 남아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 콕 찍어 설명히기는 어렵지만 읽다보면 글 여기저기서 김용옥 선생님의 글과 닮은 느낌을 받는다. 뭔가 거침이 없고 시원시원하며, 행위나 사물에 감성적 표현을 붙이는 것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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