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ook-100자 서평/2019~

2020 책읽기 - 1/2

TommyTomTom 2020. 1. 27. 09:05

떨림과 울림 [5/30]

도올 학당에 나오신 김상욱 교수님 강의를 보고는 찾아본 책.
물리 이론들은 알듯말듯 알송달송 잘 모르겠으나 인간의 사유와 세계, 우주에 대한 인식에 관한 이야기들의 큰 틀은 대략 감이 오는 듯 하다. '도가도비상도'와도 연결되는 인간 외부에 대한 인식의 관점은 도올 선생님 말씀에서도 접했던 것이나 물리학자로부터도 같은 이야기를 접하게 되니 모든 과학은 철학과 통한다는 말도 다시 상기하게 된다.
억지로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냉소적이고 허무하지만 그럼에도 인간 존재의 의미를 말해주는 것도 오히려 위로가 된다.

읽으며 알게된, 좀 더 공부하고픈 부분들 인용해봅니다.

'공기 중을 떠다니는 산소는 산소 원자 두 개가 결합한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를 산소 분자라 부른다. 산소 분자가 코를 통해 허파에 다다르면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과 결합한다. 코, 허파, 헤모글로빈 모두 원자로 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헤모글로빈은 단백질인데 그 한가운데 '철' 원자를 품고 있다. 철을 공기 중에 두면, 녹이 슨다. 산소가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는 것은 바로 철이 녹스는 과정이다. 피의 붉은색은 바로 철이 녹슬어 생긴 것이다.'


'모든 인간의 유전자는 다른 사람과 평균적으로 99.5% 정도 같다고 한다. 유전자만 보아서는 두 사람을 차별할 근거를 찾기 힘들다는 의미다. 유전자까지 오면 인간과 침패지 사이의 평등도 문제가 된다. 침팬지의 유전자는 인간과 99%가 같다. 참고로 남자와 여자도 유전자의 99%가 같다. 인간의 평등이 생물학적인 근거 때문이라면, 우리는 이제 평등의 범위를 다른 생물종으로 넓혀야 할 시점이 온 것인지 모른다.'

'전하가 있으면 그 주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장이 펼쳐진다. 중력도 마찬가지이다. 질량을 가진 물체 주위에는 중력장이 펼쳐진다. 전기장으로 흔들면 전자기파가 생기듯, 중력장을 흔들면 중력파가 발생한다. 우주에 빈 공간은 없다. 존재가 있으면 그 주변은 장으로 충만해진다. 존재가 진동하면 주변에는 장의 파동이 만들어지며, 존재의 떨림을 우주 구석구석까지 빛의 속도로 전달한다. 이렇게 온 우주는 서로 연결되어 속삭임을 주고받는다. 이렇게 힘은 관계가 된다.'

'쿼크를 이해하면 이들이 모인 원자핵을 이해할 수 있고, 원자핵과 전자를 이해하면 원자를 이해할 수 있고, 원자를 이해하면 DNA를 이해할 수 있고, 단백질로 이루어진 세포소기관을 이해하면 세포를 이해할 수 있고, 세포를 이해하면 인간을 이해할 수 있고, 인간을 이해하면 사회를 이해할 수 있고...
이렇게 대상을 쪼개어 부분으로 나눈 다음, 이들로부터 전체를 이해하는 방법을 '환원주의'라고 한다.
...
환원주의에 대립되는 말로 '전일주의'(holism)가 있다. 전체를 부분으로 나누어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창발은 전일주의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래서 창발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결국 물리학이 우주에 대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걸까? 물리는 한마디로 우주에 의미가 없다고 이야기해준다. 우주는 법치에 따라 움직인다. 뜻하지 않은 복잡성이 운동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거기에 어떤 의도나 목적은 없다. 생명체는 정교한 분자화학기계에 불과하다. 초기에 어떤 조건이 주어졌는지는 우연이다. 하루가 24시간이거나 1년이 365일인 것은 우연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은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아니다. 아무 의미 없이 법칙에 따라 그냥 도는 것뿐이다. ...
의미나 가치는 인간이 만든 상상의 산물이다. 우주에 인간이 생각하는 그런 의미는 없다.
그렇지만 인간은 의미 없는 우주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는 존재다. 비록 그 의미라는 것이 상상의 산물에 불과할지라도 그렇게 사는 게 인간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게 인간이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상상의 체계 속에서 자신이 만든 행복이라는 상상을 누리며 의미 없는 우주를 행복하게 산다. 그래서 우주보다는 인간이 경이롭다.'

'"사피엔스"의 여정 끝에서 우리는 행복이 무엇이냐는 다소 철학적인 질문을 만난다. 하라리는 생물학과 사회과학을 무기로 역사를 해부하고 있지만, 인간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틀은 '상상을 믿는 능력'이라는 다소 관념적인 것이다.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5/16]

코로나로 인해 계획했던 여행도 취소하고 대리만족이라도 하려 여행책들을 보게된다. 이 책은 여행책이라고는 했지만 여행지의 풍광보다는 이국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로 인해 깨닫고 성장하는 작가의 내면 이야기들이 주가 되는 글들이다. 가끔 나도 여행을 하기는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을 기대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저 잘 짜여진 스케줄만 계획대로 수행하고 오는 나같은 부류의 여행자들은 결코 가질 수 없는 인연들이라 더 부럽고 호기심있게 다가오는 듯.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1. [5/5]

2004년에 낸 책이니 벌써 15년이 지난 이야기이다. 작가님과 비슷한 연배인데 나는 그 때 어떤 시절들을 보냈었나 돌아보게 된다. 그냥 적당히 직장 생활하며 고분고분 착실히 살았던 듯. 그 시절 걸어서 국토를 종주하고 세계를 돌아다닐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아직도 가끔씩 신간을 보여주시고 트윗으로 듣는 소식들로도 굳건히 잘 지내고 계신 것 같아 한편 위안이 되기도 한다.(일종의 대리 만족이랄까)
여행기들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세상이 바뀌는 속도 때문에 정보로서의 가치는 떨어질 수 있는데 여행기라기보다는 에세이같은 글들이라 여전히 읽는 재미가 있다.
당시 기준의 버스편, 식당, 숙박 소개들도 있는데 오히려 시간이 많이 흐른 시점에서는 기록으로서의 가치도 있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본다.

작가님 글을 보면 가끔 '아, 나도 저랬는데' 싶을 때가 있는데 짧은 아래 문장도 그런 경우.
'지도책을 펼쳐 길을 찾는 즐거움이 내 생활에 배어들고 있다. 도로 교통지도 책을 펴 놓고 색이 칠해지지 않은 길, 가장 좁고 휘어진 길을 찾아가는 즐거움. 길이를 가늠해 보고, 길 모양을 상상해 보고, 고도를 짐작해 보며 가지 않은 길을 떠올리는 순간, 여행은 이미 시작된다.
다시 짐을 꾸려 집을 나선다. 배낭 속에는 카메라와 비상용 간식약간, 책 한 권 그리고 갈아입을 옷 한 벌과 세면 도구, 여행의 과정 중 언제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순간은 짐을 꾸리는 시간이다'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 [5/2]

팟캐스트로만 가끔 목소리를 듣던 작가님의 소설이라기에 어떨까 기대하며 읽은 책.
뉴스공장에 출연하며 들려주던 이야기들도 대부분 흥미로웠던 기억인데 책 속의 단편들도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너무 어렵지 않고, 이야기들도 짧게 마무리되어 오히려 여운을 남기는 듯. 각 단편마다 앞설, 뒷설이 있어 이해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가끔씩 과학 이야기들을 들을 때, 한 단계 더 들어가보면 생길 수 있는 의문과 호기심들을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로 풀어내는 솜씨가 부럽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 [4/26]

"산문 - 운문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리듬이나 정형성에 제약받지 않는 자유로운 문장."
책을 읽고는 산문이 뭔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이야기 산문집이라 적혀 있기에 수필이나 에세이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큰 줄기로 흐르고 있어 이게 사실인가 허구인 궁금했던 것.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게 왜 중요하고 궁금한거지하고 스스로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그냥 산문의 정의만 찾아보는 것으로 마무리.

소설같은 사랑 이야기가 메인인지, 중간중간 파란색으로 인쇄한 글조각들이 메인인지, 둘 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잘 몰입해서 읽었고, 때때로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들도 있어 뭔가 맛나지만 정체를 잘 모를 이국의 음식을 먹은 듯 아리송.

몇가지 공감가는 글귀들 옳겨봅니다.

'결정되지 않는 삶'
어려서는 별 대가 없이도 넘치도록 주어지던 설렘과 기대 같은 것들이 어른이 되면 좀처럼 가져보기 힘든 이유는 모든 게 결정되어버린 삶을 살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 벌 수 있는 돈,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수 등이 서른이 넘고 마흔이 넘으면 대개 정해져 버린다. 장차 여행은 몇 나라나 더 가볼 수 있고 몇 권의 책을 더 읽을 수 있으며 내 힘으로 마련할 수 있는 집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지가 점점 계산 가능한 수치로 뚜렷해지는 것이다. 남은 생이 보인다고 할까. 허나 아무리 어른의 삶이 그런 것이라고는 해도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채로 몇 십년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가혹하다, 고 생각하기에 나는 노력하기로 했다. 너무 빨리 결정지어진 채로 살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남은 생에서도 한두 번쯤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생기길 바라며 살고 싶다. 자고 일어나서 막 눈을 떴을 때 또다시 맞을 하루가 버겁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자신을 가꾸는 일이 소중한 이유는 그 일을 함으로써 나와 내 삶이 아직 결론나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 믿고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는 게 앞으로 가는 건지는 몰라도, 맞는 길로 가고 있는지 확신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느낌. 그런 느낌을 가질 수만 있다면 하다못해 살이라도 몇 킬로 빼면서 살아가고 싶다. 그게 별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 해도, 그런 작은 변화의 여지라도 있어 내 남은 생이, 내 몸과 마음이 이대로 정해져 버리는 것을 막을 수만 있다면 나는 노력할 거다. 언제까지고 결정되지 않은 삶을 위하여.


'관계'
단 한마디만 솔직하게 내 생각을 말해도 그 즉시 관계가 끝장나버릴 그런 사람이 있어요. 자꾸 나보고 자기랑 비슷하다는데 내 보기에 우린 조금도 비슷하지 않거든요. 무엇보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난 너 같은 애 잘 알아, 라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하지 않아요. 누가 누굴 안다는 말이 얼마나 무례가 될 수 있는지, 그런 말은 얼마나 깊고 신중한 생각 끝에 해도 해야 하는지 아는 나와 모르는 그가 같은 부류가 될 수는 없다고 나는 생각해요.
하지만 간혹 얼굴 한번 보고 가끔 안부나 주고받는 사이에 굳이 정색하며 아니, 우리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에요 당신은 나를 모릅니다, 라고 하는 것도 오버인 것 같아 나는 그냥 당신을, 이 관계를 내버려 둘 뿐이죠. 이런 식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도리어 솔직하지 못하고 그래서 어쩌면 당신보다 내가 더 상대를 기만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이런 게 나의 방식이라 어쩔 수 없네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관계를 친구가 아닌 지인이라 부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됨됨이'
누군가 나로 인해 상처받았을 때
내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의 상처에 집중하는 사람 중 
나는 어느 쪽일까.
어느 쪽이어야만 할까.


...
내게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혼자서 조용히 자신만의 화단을 가꾸는 일.
천천히 가는 것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나보다 빨리 달리는 사람들이 앞서 간다고도 생각지 않구요.
오늘도 감사히 보내시길.
시간이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흔한 선물은 아닙니다.


"뭐해요?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0. [4/19]
- 서울편 2, 유주학선 무주학불

한권 한권 읽을 때 마다 긴 답사를 끝내는 느낌이다. 이름들은 익숙하지만 직접 가보지 못한 곳들이 많다. 잠시 서울에 살기도 했고 지금도 멀지 않은 곳인데 나는 왜 이리 무심했을까.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한번씩 슥 둘러보기라도 해야겠다.

 
교수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이번에는 어디일까.

아래는 이번 책에서 다른 주요 답사지.
  한양도성, 탕준대, 홍지문, 세검정, 석파정, 덕수궁, 동관왕묘, 성균관

 '유주학선 무주학불(有酒學仙 無酒學佛)'

 - 술이 있으면 신선을 배우고 술이 없으면 부처를 배운다 (흥선대원군)

 

 

혼자있는 시간의 힘 [4/12]

그냥 오기로 읽는 책들이 있다. 일단 시작했으니 끝은 보고 싶고, 혹시나 공감가고 기억에 남을 내용이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 때문이다.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오기로 끝까지 가 봤으나 남는 건 없다.
제목 하나로 판매 부수를 올리지 않았을까.
예스24의 저 많은 댓글들은 뭘까 의아스러운 책.

 

 

말센스 [3/29]

마술같은 비법이 있을까하는 기대에 읽어보았으나 역시나 그런 것은 없다. 어쩌면 막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잘 정리한 느낌. 
사실 개인적으로는 대화를 즐기지 않는 내향적 성향이라 일상의 대화들도 대부분 단답식인듯 하다, 꼭 필요한 부분들만 주고 받는 식의.
그런데 직장 생활을 하고 어느 정도 직급이 오르다보니 자연스레 직접 대화를 주도해야하는 상황이 생긴다.
얼마전에는 별 생각없이 했던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경험했고.
기발한 비법은 없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상대에 대한 배려라는 것이 오히려 다행스럽게 다가온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니까.

아래는 책에서 따온 내용들.

- 타인의 이야기에 반응하는 2가지
 .전환 반응 : 관심을 자기 자신에게로 돌리는 것.
   Ex. 메리 : 나 지금 너무 바빠.
       팀 : 나도 지금 정말 정신없어
 .지지 반응 : 관심을 상대에게 두는 것.
   Ex. 메리 : 나 지금 너무 바빠
       팀 : 왜? 해야 할 일이 많아?
 흔히들 무의식적으로 전환 반응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데 지지 반응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고.

- 생산적인 대화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섯 가지 핵심 전략
(1) 호기심 갖기 - 다른 사람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자 하는 진실된 의도를 품는 것
(2) 편견 검토하기 - 우리 자신을 다른 사람의 입장에 놓아보기.
(3) 존중하는 마음 갖기 - 항상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
(4) 논점 유지하기
(5) 잘 마무리하기 - 마지막에 멋진 말로 정리하라는 의미가 아니다.(중략) 대화에 응해준 상대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누구에게든 대화가 즐거웠다고, 고맙다고 표현하라
* '사과'하라. 당신이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입 밖에 냈다면, 즉시 사과하라. 당신의 언급이 잘못됐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임을 인정하라.

"최상의 대화는 서로를 배려하는 두 사람 사이에서 촉발된다. 사실 배려란 것도 결국,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의 효과를 숙고하고, 그런 말과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기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배려란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 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려는 태도가 바로 배려다. 하지만 그러한 의지와 태도는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어야 한다."

 

 

우리집 묘르신 [3/22]

 

앵두와 미유, 두마리 길냥이들과 함께 15년째 살아오는 잔잔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그린 그림책.
아직 우리집 냥이들은 어린 편이지만 언제가 저만큼의 세월이 훌쩍 지나가버린 순간들을 맞이하겠지?
냥이를 다룬 책들이 그러하듯이 보고 있으면 그저 따뜻함이 느껴지고 미소를 짓게된다.

장면장면 모두 좋았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한 컷 옮겨봅니다.

 


고마운 미생물, 얄미운 미생물 [3/14]

 

최근 발발한 유래없던 코로나 대유행으로 다시 꺼내 읽어 봄.
몇년 전 한번 읽었던 책인데 그 당시에는 근성으로 읽었던건지 챕터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진다.
다시 읽어도 세균, 박테리아, 바이러스, DNA, RNA 등등 용어들은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조금씩 느낌이라도 잡아가는 듯.
이미 15년 전의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모든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생물, 화학, 물리같은 자연과학은 완전 깜깜이인 나 같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이런 쉬운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아래는 기억하고 싶은 부분들.


* 생명의 계통수

 

진핵세포균, 이케아, 박테리아 - 모두 DNA를 유전 물질로 가진다.
바이러스의 경우 유전물질인 DNA나 RNA만 있지, 중심 도그마를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단백질을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숙주의 단백질을 빌려 만든다.

 

* 중심 도그마

 

DNA가 RNA를 만들고, 그 RNA가 단백질을 만든다는 모든 생명체의 유전 정보가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나타내는 분자생물학의 중심 원리.

 

* 증류주 이야기
"효모가 다양한 식물을 발효해서 알코올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술입니다. 우습게도 이 효모는 자신이 만든 알코올의 햠량이 14%를 넘으면 죽어버리기 때문에 모든 양조주는 알코올 함량이 14% 이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위스키나 소주처럼 이보다 알코올 함량이 높은 술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발효한 양조주를 열을 가해 증류시켜 알코올의 함량을 높인 증류주에 해당합니다. 비등점이 78도인 알코올이 물보다 빨리 증발하는 원리를 이용한 겁니다. 즉 발효된 술을 가열하면 알코올이 먼저 증발하고, 이 때 기화된 기체를 식히면 원래의 양조주보다 알코올 함량이 높은 액체를 얻을 수 있습니다"

 

* 김치 이야기
"'김치가 익는다'는 말을 하는데, 이를 정확히 풀어 설명하면 '유산균에 의해 김치 내의 영양분이 발효되면서 유산을 비롯한 다양한 유기산이 김치 속에 축적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발효로 유기산이 많이 생기면, 김치 안의 산성도가 높아지고, 그로 인해 김치가 시큼해집니다.

김치가 시어지면 또 한가지 생겨나는 변화는 유산균을 제외한 다른 미생물이 맥을 못 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김치 안은 곧 유산균 천지로 변해버리지요.

대개 이 시점이 약간 시큼하면서 일반적으로 김치가 가장 맛있을 때로 볼 수 있습니다.

유산균이 김치를 지배한다는 말은 맞지만, 한 종류의 유산균이 계속 군림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고려시대의 무신정권처럼 서로 다른 유산균이 릴레이식으로 김치를 장악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유산균에 의한 유산 발효가 계속되면, 산성도가 낮아지면서 결국 그런 환경을 만든 유산균 자신조차도 사멸한다는것입니다.

이 때는 그동안 조용히 버티고 있던 곰팡이의 일종인 효모가 김치를 지배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점부터 김치가 매우 시어지며 산패가 일어납니다. 너무 익힌 김치에서 하얗게 자린 덩어리를 보신 적이 있을 텐데, 그게 바로 효모입니다. 이 정도의 신 김치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김치 안에 유산균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유산균에 의한 효과는 별로 없다고 보셔야 합니다."

 


우리 도시예찬 [2/15]

 


2003년작이니 꽤 오래된 책. 우리나라의 몇몇 도시들을 박사님만의 관점으로 소개하고 뒷부분에는 매력적인 도시가 되기위한 충고도 있다.

소개된 도시들 대부분 이제는 그 당시와는 많이 변한 모습이겠지만 그다지 오랜 느낌없이 다가왔다.

아마 내가 잘 모르는 도시들이기때문일 수도 있고 글쓴이의 주장들이 아직도 유효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도시'라고 하면 부정적 느낌들이 강한데 박사님 글에서는 온기와 애착이 느껴진다.

서양에서는 주로 길 위주로 이름이 지어지는데 우리 나라는 동네 위주로 명명된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몇가지 기억되는 문구들 옮겨봅니다.

 

'낭만이란 몸이 아니라 마음인 것이다. 낭만이란 같이 밤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같이 밤을 지새는 것이다. 그것도 라이브로.'

'흥겨운 동네 탐험 비결
1. 만나라, 먹으라, 사라
2. 거닐라, 기웃거리라
3. 주말동네 하나씩 만들라
4. 여행코스에 도시를 넣으라
5.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라
6. 남들과 함께 품평하라
7. 다른 사람들을 데려가라
8. 자신의 테마, 자신의 루트를 만들라
9. 살아보라, 정 안되면 잠을 자 보라
10. 당신만의 사건을 만들라

 


바람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 김재규 평전 [2/2]

 


집에 있던 책인데 그냥 두고 있다 얼마전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보고서는 다시 꺼내 읽음.

아직 영화의 잔상이 사라지기 전이라 그런지 몇시간만에 후다닥 마치게 된다. (영화와 싱크율도 좋다.)
꼬맹이때 아버지 손 잡고 구청에 차려진 박대통령 조문을 간 기억은 흐릿하게나마 남아있는데 아마도 그 때 아버지의 눈물을 처음 본 것 같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그저 박대통령의 죽음만 알고 있었고 김재규란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당시 구체적인 상황이 어땠는지는 너무 모르고 있었던 듯.
김재규에 대한 평가도 조금씩 달라져야하지 않을까.

 


22똥괭이네, 이제는 행복한 집고양이랍니다 [1/30]

 


나 자신 세마리의 길냥이 집사로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바로 주문한 책.
인기 유튜버로도 유명한 작가네 집 22 고양이의 소개와 사연들, 그리고 그들이 만드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읽다보면 계속 미소가 지어진다.
냥이들의 복잡한 관계를 그래프로 표현해본 부분에서는 빵 터졌다, '맞어 우리 냥이들도 저래!'
명랑하고 따뜻한 책.

 


어린이 이슬람 바로 알기 [1/27]

 


잊힐만 하면 뉴스에 나오는 중동 관련 이슈들.
근래에는 미국이 이란의 지도자를 무자비하게 제거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중동의 역사나, 이슬람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어 좀 쉽게 다가갈 길이 있을까 하는 기대에 골라본 책.
요즘 뉴스에 가끔 나오시는 이희수 교수님 글이라 알라딘 중고에서 업어 왔는데 어린이용이라 그런지 기대만큼 채워주지는 못하는 듯.
언젠가 교수님의 다른 책으로 다시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붕 낮은 집 [1/26]

 


2018년인가 샀던 책 같은데 이제야 펼치게 되었다.
주변 인물들이 들려주는 봉하마을 사저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익숙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반갑고, 가신 분을 다시 추억 하게 만든다.
사저에는 한번 가 보긴 했으나 다시 찾게 된다면 구석구석 다시 보게 될 듯.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 [1/25]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을 읽다가 모르는 한국 건축 용어들이 많아 읽게 된 책.

처음엔 꼼꼼히 읽으려 시작했으나 결국 대략 개요들 정도만 훑어 보는 식으로 넘길 수 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한국의 목재 건축 관련된 모든 용어들이 다 들어가 있는 듯한 분량도 버거웠고, 하나하나 이해하고 넘어가기에는 어려운 부분들도 많음, ㅡㅡ

 

언젠가 잘 모르는 용어들이 나오면 찾아보는 식으로 그야말로 '사전'처럼 이용하면 좋을 듯.


우리나라 목조 건물들에 이렇게 많은 부품(?)들이 사용되고 있고, 각각이 이름을 다 가지고 있는지는 몰랐다.

그저 겉만 보고는 지나치곤 했던 우리나라 고전 건축물들을 다시 한번 꼼꼼히 보게 될 것 같다.

 

아래는 책에서 다루는 건축 용어 영역(목차)


- 목재, 건축유형, 건축구조, 지정과 기초, 기단, 초석, 평면

- 기둥, 공포, 가구, 지붕가구 ,지붕

- 벽과 인방, 문과 창호

- 마루, 온돌, 천장, 난간, 단청, 장엄장식

- 이음과 맞춤, 건축연장

- 담장, 성곽, 석조물, 다리,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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