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테오라를 나와 파트라스로 이동하는데 빗줄기는 더욱 굵어진다.
구글 내비가 알려주는 길을 따라 달리는데 안개와 바람, 눈발까지 가세하고, 한참 오르막을 달리기도.
처음에는 모험심에 재미도 있었으나 뭐든 적당한 것이 좋은 법.
가시거리도 잘 나오지 않고 차도 바람에 조금 휘청이는 것이 느껴질 정도이다.
나중에는 언제 이 눈비가 끝나려나 점점 긴장이 되기도.
그렇게 1시간 넘게 달렸을까; 긴 터널을 하나 넘으니 갑자기 파란 하늘이 맞아준다.
산 하나를 두고 이렇게 날씨가 달라지지만 그래도 강풍은 여전하다.
거친 그리스의 자연을 그대로 맛보는 듯.
2시가 다 되어 요아니나 (Ιωάννινα) 지역 휴게소에 들러 샐러드, 'βραστό'라는 돼지고기 수프로 점심을 해결.
돼지고기라 우리 입맛에 맞지 않을까 우려도 되었으나 예상외로 괜찮았다.
전혀 느끼하거나 비리지 않았던.
4시 다 된 시간에 다시 파트라 부근 휴게소들러 차 한잔 마시고는 이동.
운전하는 줄곧 느낀 것이지만 눈덥인 하얀 머리 산들이 자주 보인다.
그리스도 국내 상당 부분이 산이라는데 그 산들의 규모도 작지 않은 듯
파트라스 시로 들어가는 관문격인 'Rion-Antirion Bridge' 근방의 톨 게이트를 통과하는데 직원이 'two way traffic' 이라고 알려준다.
무슨 뜻이지? 첨에 뭔 말인지 몰라 what? 했더니 계속 two way traffic 이라고 해서 Bridge? 라고 되물으니 그렇다고 함.
흠.. 뭐 그냥 교통 증체인가 싶었는데, 맙소사, 나중에 지나가다 보니 다리 위 철제 구조물 하나가 파손되어 있고 그걸 고치느라 기중기랑 작업차량들로 파트라 방향 차선을 다 막아 놓았다.
나중에 숙소에서 찾아보니 강풍으로 사고가 났다고,ㅜㅜ
보퍼트 풍력 7 정도라는데; 나무 전체가 흔들리며, 바람을 안고서 걷기 곤란한 세기란다.
'Rion-Antirion Bridge'
그리스 북부 본토와 펠레폰네소스 반도를 이어주는 다리다.
그런데 이용료가 무려 13.5 유로! 여기는 왜 이렇게 쌤?
그리고, 이 다리를 이용하지 않으면 파트라스로 들어가는 다른 옵션이 있나?...
왠지 공공물을 가지고 독점하듯 장사하는 듯하여 좀 괘씸하게 느껴지기도.
파트라스까지는 5시간 정도 소요된 듯.
예약했던 호텔 가기 전 주유소에서 기름 가득 채우고는 호텔 지하에 주차.
데스크로 올라가니 여성 스탭께서 친절히 맞아주신다.
간단히 안내 듣고는 체크인하고, 짐 풀고, 잠시 강풍에 지친 마음을 달래보기도.
6시 좀 넘어 다시 아내랑 시내로.
간단히 기념품으로 비누 몇 조각 사고는 천천히 거리 구경.
사람들은 좀 있는 편인데 가끔 빈 집들도 보인다.
그리스 다른 곳에서도 보았던 모습인데 요즘 그리스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은 아닐까.
목줄을 보고는 강아지인가 했다.
그리스 냥이들은 산책도 하는건가.
아내가 찾아준 근처 피자집 'Porto Rico'에 들러 피자랑 스파케티로 늦은 저녁을 해결.
양도 많았지만, 피자는 왜 그렇게 짰던지, ㅡㅡ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서 마주쳤던 달팽이; 왠만한 소라 덩치는 되는 듯.
비바람 뚫고 5시간 넘게 운전하느라 잔뜩 긴장했던 몸이 따뜻한 호텔 이불속에서 사르르 녹는 듯 기분좋게 잠들었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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