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설악그란폰도 후기 남겨봅니다.
컷오프 3분 남겨두고 겨우 들어온 기록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뿌듯한 성과이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데도 참조가 될듯하여 자세히 남겨보기로.
■ 간단한 본인 소개
키 170, 몸무게 58키로 체격에 자전거는10년 넘게 탔으나 평지 100키로 평속 25키로 겨우 찍을 정도(로드바이크)
(자도 나가면 추월당하는 케이스가 대부분)
■ 설악 그란폰도 기록 : 11시간 56분 12초

■ 대회 logs
- 전날 저녁 : 타이어 공기압 채우고 체인 기름칠하고는 자전거도 미리 차에 넣어둠.
헬멧, 장갑, 보급식 등도 가방에 다 넣어두고는 대회 당일은 일어나 밥만 먹고 바로 이동할 수 있게 준비.
9시 좀 넘어 바로 잠자리에 들어갑니다.
- 당일 새벽 3시 : 기상
3시 기상, 아침은 즉석 미역밥으로 집에서 해결.
전날 저녁 얼려두었던 물통, 스페셜 보급식까지 챙겨 가방에 넣고 준비 완료
* 스페셜 보급식 : 참치죽, 쁘띠첼 워터젤리 오렌지, 페트병에 든 라떼 음료 하나, 쿠키류 2개, 에너지젤 5개, 크램픽스1개, 타이레놀, 코인 수건
* 에너지젤 5개 정도는 출발부터 가져가고 스페셜 보급식에도 5개를 추가로 넣어 경량화(?)
- 4시 : 대회 장소로 출발
고속도로를 달려 5시 15분경 홍천 휴게소 도착하고, 여기서 큰일을 보러 갔는데,,,
화장실 칸 일부는 고장에 대기자들도 많아 30분 정도는 소요한 듯.
그래도 경기 당일 대변령(?)을 일찍 넘은듯하여 안도감.
- 6시 20분 : 인제 상남면 도착
오미재 터널부터 차량 정체로 결국 마을에서 제법 떨어진 오미재 고갯길 비탈 구간에 주차.
*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큰일 보려고 너무 시간을 뺏긴 듯. 다음에는 일단 일찍 도착하고, 그 곳에서 일을 해결하는 것이 나을 것 같기도.

- 6시40분 : 대회 본부로 이동
준비를 다 마치고 차에서 나와 인제 라이딩 센터까지 이동 및 스페셜 보급 전달.
(* 스페셜 보급은 배번호 상관 없이 트럭 3대 중 아무곳에나 맡기면 별도 번호표를 나눠주고, 나중에 그 번호표로 찾는 방식)

- 7시 : 출발지점으로 이동
다시 작은 일도 보고, 출발 지점으로 천천히 이동하여 출발 대기.
중간 컷오프 감안해서 가능하면 빨리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앞자리로 조금씩 나가봅니다.
(* 아침에 조금 쌀쌀해서 바람막이를 입을까 고민하다 그냥 나왔는데 잘한 결정이었음. 해가 뜨고 본격적으로 대지가 데워지가 시작하고 긴 오르막을 오르니 뚝뚝 떨어지는 땀을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
- 7시 20분 : 그란폰도 일반부 출발 시작
- 7시 31분 : 출발!
워낙 참여자가 많아 이 시간에 출발점을 지납니다.
초반이라 다들 엄청 밟아대는데... 이런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안 다치고 집에 가야지 다짐하면서 출발의 흥분을 애써 가라앉혀 봄.

- 8시 59분 : 구룡령 입구 ( 정상 6키로 남은 지점 ) 도착.
살둔 고개 넘고, 1~2%의 약 오르막이 자주 나오지만 아직 힘도 넘치고, 적당히 속도 맞는 팩들 갈아타며 신나게 달림.

- 9시 32분 : 구룡령 정상(1차 보급) 도착.
물 보충하고, 여태껏 먹어본 쿠키 중 제일 맛났던 쿠키랑, 시원 상큼한 오렌지 먹고는 10분 정도 머물다 바로 출발

- 10시 10분 : 서림 삼거리 도착
잠시 멈춰서는 에너지젤 하나 까먹고 바로 출발

- 10시 53분 : 조침령 정상(터널 입구) 도착
터널 천천히 지나며 더위 잠시 달래고는 쉬지 않고 바로 출발

- 11시 20분 : 진동3거리 (1차 컷오프 지점) 통과
이 곳 컷오프 시간이 12:20분이었으니 무려 1시간 여유를 두고 통과했다고 생각하고 올해는 뭔가 희망적이다 생각.(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ㅜㅜ)

- 11시 57분 : 쓰리재 (2차 보급) 도착
물+얼음 보급이 있는 곳, 다음 스페셜 보급지에서 쉬기로 하고 얼음만 조금 채우고 바로 통과

- 12시 47분 : 원진개 휴게소(스페셜 보급) 도착
몸은 슬슬 지쳐가고, 어서 빨리 점심 먹으면서 좀 쉬어야지 하며 마음은 급했으나 중간에 무명고개라는 고개가 있어 더욱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구간.
여기서 스페셜 보급 먹고, 화장실 들리고 스트레칭하면서 30분 정도 휴식

- 13시 15분 : 원진개 휴게소 출발, 한계령으로 GoGo
- 14시 : 한계령 정상 도착
드디어 보고픈 설악이 눈에 들어옵니다^^

- 15시 18분 : 서림 3거리(2차 컷오프) 패스!!!
15시 20분 컷오프에 잘릴까봐 나름 괘 밟았는데 2분 앞두고 겨우 통과.
논화 삼거리에서부터 낙화등이 계속되어 은근히 힘들었던 구간.
( * 서림삼거리 앞두고 편의점에 앉아 쉬시던 분들 계셨는데 모두 통과하셨는지...)
구룡령 리버스의 시작점이기도, ㅡㅡ

- 15시 46분 : 미천골 보급소(4차 보급) 도착
크램픽스 한모금 하고는 바로 출발.
여기까지는 1~2%경사의 오르막이라 비교적 쉽게 달렸습니다.

- 16시 16분 : 구룡령 정상 10키로 지점 도착
힘들지만 아직은 페달링이 가능. 평속 6~8km 오가며 꾸준히 올라감.

- 17시 38분 : 구룡령 정상 도착.
정상에서 간단히 보급하고는 10분 정도 쉬었다 바로 출발.
구룡령 다운힐을 내려가는데 쥐는 아닌데 양쪽 다리가 뭐로 얻어맞은 듯 통증이 온다. 잠시 멈춰서는 가져온 타이레놀 한알 삼킴, 다행히 곧 통증은 사라짐
(* 정말 타이레놀 효과인지, 뭔지는 모르겠네요)

- 19시 27분 : 드디어 골인
개인적으로는 구룡령에서부터 골인까지의 구간이 가장 힘들었던 듯.
체력도 다 고갈되고 여러가지 감정들이 믹스되어 심적으로도 힘들었네요.
> 큰 고개는 이제 다 넘었다는 안도감
> 체력이 완전 고갈되어 1~2% 언덕만 나와도 욕이 막 나오는 멘탈
> 해는 기웃기웃 넘어가고 어두워져 가는데 이제는 나를 추월해 가는 사람들도 거의 나타나지 않고 홀로 달리는 고독감
> 달려도 달려도 거리는 잘 줄지 않고 올해도 이렇게 5~10분 차이로 컷오프가 되겠구나 하는 절망감
> 옆을 스쳐가는 회수 버스, 회수 트럭을 보며 나도 차라리 저 버스에 몸을 싣고 편하게 올걸 뭘 얻겠다고 이러고 있나 싶은 자괴감, 등등...
그래도, 이미 경기 마치고 거꾸로 올라오시는 분들 응원도 받고, 빨리 도착해서 어서 이 고난의 길을 끝내고 싶은 마음에 꾸역꾸역 페달질을 해가는데, 갑자기 보이는 골인 지점 1km 남았다는 표지판!!!
(* 코스 소개에는 209키로가 골인지점인데 제 속도계는 아직 205키로를 표시하고 있어 아직 많이 남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차가 있었나봅니다)
정신이 번쩍 들며 잘하면 12시간 안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지막 남은 힘까지 짜내 통과하고, 문자를 받아보니 11시간 56분대였네요^^
■ 그 외 소소한 이야기들
- 보급
보급식 종류도 다양하게 많았고, 지난해에는 늦게 가면 물도 없는 경우가 있었는데, 올해는 어느 보급소에서든 보급이 충분(저 같은 경우 항상 거의 제일 끝으로 보급소 들어가는 쪽이라...)
- 컷오프
- 컷오프
합리적으로 운영된 것 같아요, 대회 시작 며칠 전에 일반부 출발이 20분 늦어진 것을 감안하여 중간 컷오프도 20분씩 늦춰 주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혜택을 제대로 받았네요
- 원만한 차량 통제
- 원만한 차량 통제
구룡령 입구에서 지역 주민이 세워 놓은 듯한 커다란 트랙터가 길 한복판을 막고 있어 놀라기도 했지만 경찰도 곧 출동하고 하여 바로 해결된 것 같네요. 그 외는 불편없이 편하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 안내표지
설악 대회만큼 안내 표지가 많은 대회가 있을까.
갈림길에서의 코스 안내, 정상까지 남은 거리, 다음 보급까지 남은 거리 안내가 어김없이 등장.
하나 아쉬웠던 것은 한계령 내려온 지점 정도에서 다음 컷오프(서림 삼거리)까지의 거리랑, 컷오프 시간을 알려주면 좋았을 듯.
- 지역 주민들
- 지역 주민들
많은 분들께서 직접 거리로 나와 웃으시면서 응원해 주시어 고맙고 감동이었네요
이상입니다, 긴 글이 되었네요, 저같은 비루한 체력도 완주가 가능하다는 희망이 되었으면^^
'Bik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튜브리스 타이어 교체 경험담 (0) | 2020.04.12 |
---|---|
로드 레이싱 라이더 유형 (0) | 2020.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