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중독.
200페이지 안되는 얇은 대담집인데 페이지 스티커를 참 많이도 붙이며 읽었다.
요즘 아이들, 부모들, 우리 교육의 현실에 대한 진단과 해결을 위한 이야기를 읽으며 나 자신의 모습도 자주 그 안에 있었고, 공감가는 대책들도 많았던 것 같다.
직장생활 20년이 다 되어가고 주로 머리를 쓰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생활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불안함에 나 또한 공부라도 하고 있자는 심정이 많았는데 한편 뜨끔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 위로가 되기도 했던.
서로 다른 영역의 두 전문가가 같은 현상을 놓고 각자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좀 자화자찬이겠지만 평소 내 생각과 일치하는 지점들도 많아 더 신이 나서 읽었던 듯.
뭐랄까, 막연하던 생각들이 대담집을 읽으며 구체화되고 정리가 되는 느낌?
개인적으로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비유가 가장 와 닿는다.
사실, 뭐 다들 몰라서 이렇게까지 되어가겠는가, 서로 놓지 못해서, 나만 손해고 뒤쳐질것 같아 같은 버스에 올라타는 거지..
해결을 위한 접근 방식도 사회.제도적 관점과 개인 관점을 모두 이야기하고 있어 균형잡히고 치우치지 않은 느낌.
마치 TV 토론을 보는 듯 술술 넘어가지만 속을 묵직하게 만드는 책.
아래는 책에서 인용해 본 내용들입니다.
P18.
완벽을 기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틀리는 것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이 생긴다. 십여년 공부에 몰입하다보면 어느덧 그 방식이 삶의 기본 태도가 될 가능성이 많다.
P19.
욕망 때문에 사회는 부질없는 돈 지랄, 에너지 지랄의 세계가 되었다.누구도 발을 먼저 빼지 못하는 게 문제.일종의 죄수의 딜레마와 비슷한 것. 안되는 건 빨리 포기하는 걸 통해 이 시스템을 고사시키는 게 필요.
P20.
486세대들은 해방 이후 양적.질적 성장하던 시대 흐름에 일종의 free riding을 한 운 좋은 세대. 그런데 본인들이 잘 해서 성공했다 생각하고 그 방식을 그대로 아이들에게도 적용하려 함.
P44.
인간관계, 사회적 기술을 자연스럽게 익히지 못하게 되었고, 배울 기회도 없어지고 있음
P62.
내 의견을 계속 만들어 가는 것이 성장인데, 의견 없음이 많아지고 있다.
P68.
공부를 doing 하지 않고 구경한다.
P101.
일본.서구는 라이프 스타일을 많이 조정했다.한국은 표준화된 라이프 스타일이 너무 강하게 작동함.
P130.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이 출현하려면 표준화된 삶의 시나리오가 사라져야 한다.
P131.
우리는 일반적으로 행선지가 정해져 있기를 바란다.
어차피 길은 정해져 있지 않으니 먼 미래는 생각하지 말자,바로 앞에 닥친 일들을 하나하나 잘 처리해나가는 것으로 내 삶의 방법을 바꾸자.
10년 후는 예측이 어렵지만 일주일 날씨는 예측하듯, 오늘 최선인 것들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덜 상처받고 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 아닌가.
P161.
대안학교는 앎에 대한 호기심을 회복하자는 것.
P181.
학력간 임금 격차를 줄이자
P182
삶의 안전망 구축
P186.
교육에 과잉투자하지 말라.
당신의 미래는 당신의 아이에게 투자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에게 투자해야 얻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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