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로 가는 비행기는 하니아 공항 오후 7시 25분발, 렌트카는 오후 7시 이전 반납 스케쥴이라 오후 일정이 여유롭다.
점심 먹고는 아까도 지나쳤던 하니아 해변가 거리를 다시 거닐어 보기로.
크레타 첫 날 볼로스 가는 길에서도 그랬고, 도로 옆에서도 가끔씩 보였던 작은 성소(聖所)같은 구조물이 이 곳에도 있다.
혹시 먼저 세상을 떠난 이웃이나 친구를 기리기 위해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인가 추측도 해 보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고.
그냥 생활 곳곳에서 기도하고 신앙을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 놓은 듯.
안쪽을 들여다보면 작은 십자가나 양초, 이콘 그림 같은 것들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구글에서 'greece orthodox roadside shrine'으로 검색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도)
춘곤증인지 미동도 없이 잠을 청하는 견공들이 자주 보인다.
유럽에 오면 특히나 이렇게 거리에서 곤히 자는 강아지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만큼 반려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후해서인지도 모르겠음.
냥이들도 별반 차이 없는 듯.
가까이 다가가 휴대폰을 들여대도 귀찮은듯 쳐다보기만 할 뿐.
이 녀석은 아예 배를 보이고 누웠다.
조심조심 스킨쉽을 시도해보는데 익숙하다는 듯 잘 받아주기도 했던.
낡아 보이는 건물들도 자주 보이고, 벽에는 익살스런 그림을 넣기도 했다.
성수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잘 돌보지 않아 쇄락해 가는 듯하여 쓸쓸한 느낌을 받기도.
그나마 기념품샵들과 카페, 식당들이 모여 있는 상가 구역은 정성들여 단장을 해 놓은 듯.
스타벅스가 바로 옆에 있는 작은 광장과 분수대.
방파제 안쪽 방사형으로 난 거리들의 중앙 지점이다.
지친 다리도 쉴 겸 크레타에 몇 군데 없다는 스타벅스에 들어가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는데 화장실 비밀번호를 저렇게 영수증에 찍어준다.
아마 볼 일만 해결하고 나가는 손님들이 많았던 모양.
회사 메일 잠시 확인하고, 따뜻한 햇살에 스르르 눈이 무거워지기 시작하는데 추태인듯하여 수습하고서는 다시 밖으로.
목적지 없이 거닐다 웅장해 보이는 건물 모양새에 이끌려 들어가보니 그냥 작은 상점들이 많이 모여 있는 마켓같은 곳.
원래 건물의 용도는 그것이 아닐듯한데 확인할 방법은 없고, ^^
5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미련없이 주차장으로 가는데 왠 서양 여성 한 명이 다가온다.
해외에서 누군가 갑자기 성큼성큼 다가오면 상대가 남자이든 여자이든 급 긴장.
그런데 이틀 전 혹시 발로스에 차로 가지 않았냐고 물어본다.
뭐지, 어떻게 알았지?
아, 맙소사, 발로스 구경 마치고 비포장 도로 내려갈 때 서로 마주치며 잠시 창문 열고 인사했던 커플들이다.
참, 이렇게 다시 마주치다니!
몇 초 안되는 찰나에 각자 차 안에서 인사한 것이 전부인데 그 얼굴을 기억하는 것도 신기.
남자 쪽이 사근사근하고 웃음이 많은, 어찌보면 요즘 잘 나가는 타일러를 닮은 인상이었는데 잘 어울리는 느낌.
인연인데 어디서 왔는지라도 물어볼걸 그랬나 싶다가도 좋은 추억으로만 간직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달래본다.
둘도 부디 크레타에서 좋은 기억 많이 쌓고 잘 지내고 있기를.
하니아 시내는 일방 통행이 많아 조심스럽다.
구글 내비가 알려주는 대로 조심조심 따라 공항으로 이동.
가는 길에 기름 5유로 더 채워 처음 받았을 때 오일 게이지랑 거의 맞춰서는 렌트카 반납.
공항 카운트에서는 똑 부러지게 생긴 아주머니 스탭 한 분이 수하물 처리, 티케팅을 맡아서 처리해 주신다.
모바일로도 티켓은 갖고 있었으나 종이로도 출력해주며 인상좋아 보이는 웃음을 보여준다.
동양인의 낯선 이름이 신기한지 티켓에 찍힌 영문 이름을 보고는 몇 차례 발음 연습을 해 보기도.
나중에 보니 이 분께서 출발 게이트로 와서는 승객들 백팩에 스티커도 다 붙여주고, 게이트 출문처리도 하고, 공항의 왠만한 일은 혼자 다하시는 듯.
하니아 공항은 작지만 지어진지 얼마 안되는 듯 깔끔하고 크지는 않지만 왠만한 품목은 갖춘듯한 쇼핑과, 간단한 먹거리 해결도 가능하다.
우리 부부도 이 곳 면세점에서 올리브 오일이랑 몇 가지 물품들 사기도.
공항 건물과 비행기 출구를 직접 이어주는 이동식 게이트는 없다.
저렇게 버스를 타고 비행기가 있는 곳까지 가서 타는 방식.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저 많은 비행기들 중에 우리가 탈 녀석은 어디 있을까 맞혀보기도.
다시 아테네로. 30분 정도 짧은 비행.
아테네 공항 내려서는 캐리어 찾고, 전철로 Monastiraki 역으로 이동.
(train으로 적힌 것이 전철, 그리고 공항 출발 노선은 하나 뿐이니 일단 전철이 보이면 타면 된다)
40분 정도 걸려 역에 도착.
역에서 내리니 광장이 온통 시끌벅적하다, 그리스 제일 큰 도시의 중앙에 와 있는 것.
다시 10분 정도 걸어서 미리 예약했던 에어비앤비 숙소 건물로 이동.
1층 상가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후딱 먹고는 우리 방이 있는 상가 위쪽으로 올라가본다.
하룻밤 잠시 머물고 다음날 아침 바로 메테오라로 이동할 일정이어 저렴한 곳으로 예약했는데 역시나.
오래된 건물에, 엘리베이터는 별도 스크린 도어가 없이 한 쪽 면이 터진 채로 운행된다.
타고 있자니 벽면이 아래로 흐르는 느낌^^
엘리베이터 문도 죄우 개폐가 아니라 미닫이.
반세기는 되어 보이는 엘리베이터 내부.
2명, 150Kg을 넘기지 않도록 해 달란다, 우리 같은 동양인들이야 별 문제 없겠으나 체구 좋은 서양인 커플이라면 좀 아슬아슬하지 않을까.
방도 작은 편이고, 화장실은 왜 그리 작던지.
아내 불만이 그득한데, 이미 엎질러진 물,ㅜㅜ
그래도 작은 발코니에서 보이는 야경이 다소 위로가 되기도.
미리 사둔 빵 조금 먹고는, 바로 잠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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