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2019 Greece

07. 3/26(화) - 크레타, 하니아(Chania) 탐방

TommyTomTom 2019. 9. 14. 17:22

## 3/26(화) 이동 경로 : 키사모스 > 하니아(시내) > 하니아(공항) > 아테네(공항)



전날 일찍 잠자리에 들어 그런지 2시가 조금 못 되어 눈을 뜬다.

블랙박스로 촬영한 영상들을 휴대폰에 꽂은 메모리 카드로 백업하려 블랙박스의 메모리를 OTG 카드에 꽂았는데 폰에서 OTG, 확장 메모리 동시 인식은 안된다.

노트 9인데, 원래 다 이런건가, ㅡㅡ

어쩔 수 없이 일단 OTG → 내장 메모리로 옮기고, 다시 내장 메모리 → 확장 메모리로 옮기는 식을 백업함.

그런데 속도가 느려 50GB 옮기는데 30분 이상 걸리고, 게다가 백그라운드가 안되 계속 보고 있어줘야 한다.

(나중에 확인한 건데, 삼성폰의 배터리 최적화 모드 때문에 백그라운드 수행을 막을 수 있다, 앱별로 이 설정을 풀어주면 된다고)


구글 포토로 백업받으려 했으나 이 또한 계속 준비중으로 빙글빙글 waiting 상태만 나와 결국 구글 백업은 포기.


크레타 떠나는 날, 아침에 잠시 여유를 갖고 숙소 정원 한바퀴 둘러 보기로.

오렌지 나무인듯한데 집에 있는 자스민이랑 꽃봉우리가 비슷하다.


전 날 봤던 멍멍이랑도 인사~


냥이들도 있었네^^

직접 키우는 녀석들은 아닌 듯 좀 꽤제제하다.

그래도 밥이랑 물을 잘 챙겨주는지 상태는 좋아보이고 가까이 다가가도 그렇게 경계하지는 않음.


다시 방으로 들어갈까 하는데 발코니에 나와 계시던 마리아 어머니랑도 잠시 눈이 마주쳐 인사.

그냥 넉넉하고 인자하신 할머니 인상이다, 어딜 가나 할머니들이 주근 푸근함은 비슷하지 않을까.


숙소 외부.

2층부터는 이 집 식구들이 사용하고 1층 방 몇개를 비앤비 숙소로 쓰는 듯.

3일간 편하게 잘 머무르다 갑니다~^^



짐을 꾸려 나갈까 하는데 주인 마리아가 잠시 인사하러 들린다.

본인도 외출하는데 마지막 인사하러 왔다며 이런저런 덕담을 나누다가는 아내를 보고는 귀엽다며 살짝 허그해준다.

아.. 이보세요, 우리가 자네 삼촌, 이모뻘은 될거에요, ㅎㅎ



9시 반 정도 숙소 출발.


키사모스 시내에 들러 드디어 유심칩을 장착.

보다폰 매장에서 2.5GB 카드를 각 16유로에 아내와 하나씩 꽂고나니 뭔가 좀 마음이 놓인다.

정말 예전에는 스마트폰도 없이 어떻게 여행을 했는지 신기할 정도.


하니아 해변가 무료 주차장에 차를 대고는 방파제 안쪽의 거리를 거닐어 보기로.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거리는 한산하기만 하다.

우리 부부도 이 날은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여유를 즐기기로.


주위에 작은 해양 박물관도 있었는데 그냥 지나치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본다.


방파제 안쪽으로 동그랗게 해변도로가 있고 다시 그 도로를 따라 식당과 카페가 즐비.


잠시 시내 안쪽으로 들어가니 오래된 건물들도 다소 보인다.

왠지 좀 쓸쓸해 보이기도.


다시 해안가 도로로 들어오니 멀리 보이던 등대로 갈 수 있는 방파제 초입.


내키지 않은 아내를 이끌고 등대 입구까지 가 보기로.


방파제 중간 정도의 오래된 망루에 올라 내륙쪽을 바라보니 높다란 하얀 설산 마루가 병풍처럼 둘러싸고는 이곳을 내려다본다.

푸른 바다와 하얀 산을 이렇게 같이 볼 수 있는 곳도 흔하지는 않을 듯.


등대 입구까지도 가 보기로.

닫혀 있고 이제 더 이상 등대 역할은 하지 않는듯.


등대에서 바라본 방파제.


방파제에서 내려와 다시 시내 안쪽으로

아직 발굴 중인듯한 옛 터 같은데 허기에 궁금증을 해소할 생각도 잘 나지 않음.


주로 작은 기념품 가게들이 차지한 바닷가 안쪽 도로


거리 한쪽에 눈에 익은 외관이 있어 보니 현대 포니 2 픽업.

저 긴 세월 버텨온 차도, 그렇게 잘 관리해 온 주인도 대단한 듯.

한편으로는 그리스 경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좀 안타깝기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해변 식당들을 피해 찾아간 곳은 "To Maridaki"라는 소박한 식당.

알고 찾아간 것은 아니고 걷다보니 눈에 띄여 들어간 곳인데 예상외로 괜찮았다.

미리 준비된 요리도 있고, 주문을 받고 내어주는 요리도 있는데 우리 부부는 부페식으로 준비되어 있던 요리를 눈짓, 손짓으로 주문.


일단 이렇게 주문했는데, 요리가 모두 우리 입맛에도 맞았고 가격도 적당했다.


요리 이름을 몰라 물어보니 저렇게 직접 적어주는 친절까지.


사진 제일 왼쪽이 'Gemista' - 언뜻 보면 그냥 토마토, 피망 같지만 저 안에 밥을 넣고 찐 것이다.

사진 중앙은 'Fasolakia' - 감자, 콩 같은 것을 소스를 넣고 함께 조리한 것.

오른쪽의 스프는 'psarosoupa' - 그리스식 생선 스프인데 전혀 비리지 않았고 크레타의 심한 바람을 잔뜩 맞아 얼얼한 상태에서 먹으니 따뜻하게 좋았던.


식당 벽 한쪽에 붙여놓은 그림이 예뻐 남겨보았습니다.

"Diploma for best restaurant in Chaina and Filip".

식당 주인 자제분 솜씨일까요, 어쨌든 유머도 있고 식당에 대한 자긍심도 보이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