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페인 몬세랏에 올랐을 때 풍경을 스케치하던 외국인을 떠올리게 됩니다.
자세히 보기는 눈치가 보이고, 푸니쿨라 기다리는 줄에서 슬쩍 훔쳐보았는데 그렇게 뛰어난 솜씨는 아니었지만 슥삭슥삭 잘 그린다고 느꼈던 거 같고, 무엇보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베짱(?)이 부러웠던 기억입니다.
나 또한 가끔씩,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가벼운 스케치나 수채화로 주위를 표현하고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에 제목이 흥미로워 선뜻 주문했던 책.
여행기라고 하기에는 구체적인 여행 중심의 흐름이 아니고, 그렇다고 그냥 에세이라고만 하기에는 다양한 여행에서의 체험들을 잘 버무리고 있어 뭐라고 꼭 꼬집어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마치 잘 짜여진 만화책을 따라가듯이 술술 잘 읽혔습니다.
제가 조금만 더 그림에 재능이 있었다면, 그리고 시간이 충분하다면 그림 여행을 시도해보겠지만 그저 이 책을 읽은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
읽다가 특히 맘에 닿는 페이지가 있어 사진으로 남겨봅니다.
여행을 떠나는 길이라면 기대와 우려, 긴장으로 왠지 잠 못이루고;
오는 길이라면 좋았던 기억들과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아쉬움에 멀뚱해지는 야간 비행.
장거리 비행은 질색이지만 마치 우주에 와 있는 듯했던 야간비행의 그 느낌은 다 한번 맛보았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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