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2019 Greece

01. 3/23(토) - 출국, 프랑크푸르트 거쳐 아테네로

TommyTomTom 2019. 9. 14. 15:42

지난 해(2018) 8월 비행기를 예약하고는 언제 꽃피는 3월이 오나 싶었는데 결국 성큼 다가온 출국일.


오전 10시 정도 집을 나서 공항에 도착해서는 체크인 부스를 찾아본다.

출발까지 3시간 넘게 남아 데스크가 오픈했을까 싶었는데 마침 열려 있고 대기자는 거의 없다.


직원에게 복도쪽으로 좌석을 달라고 했으나 복도 자리는 하나만 남았고, 그나마 따로 앉아야 한단다.

응? 이렇게 일찍 왔고 대기자도 없는데 무슨? 

직원 말로는 이미 대부분 온라인으로 좌석을 지정했기 때문에 얼마 남지 않았다고,ㅡㅡ


흠, 가끔 해외 여행을 다녔지만 이게 가능한지도 몰랐다.

(나중에 알게된 것인데, 출발 며칠 전 항공사에서 온 메일에 좌석 지정할 수 있는 링크가 있었다!

그냥 사전 알림 메일인줄 알고 지나쳤던 것)

이젠 나도 시대를 못 따라가나보다; 씁쓸한 마음 달래며 불쌍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보라고 한다.


얼마간 모니터를 보고 키보드를 몇번 두드려 보더니 마침 복도쪽 자리가 나긴 했는데 제일 뒤 꼬리쪽이란다.

가릴 때가 아니라 덥썩 받고는 들고 온 캐리어를 맡긴다.

(※ 캐리어를 놓을 때에는 세우지 말고 눕혀서 올려주되 옆에도 손잡이가 있을 경우 손잡이가 위로 올라오도록 놓아서 태그 묶기가 편하게 해주는 것이 작은 배려인듯.)


출국심사; 이번에는 무인 게이트를 시도해본다.

처음이라 살짝 긴장하며 여권 인식시키고, 손가락 올려 놓으니 바로 통과^^


공항 내부에서(출국 심사 끝나고 면세점 많은 이 구역을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걍 '공항 내부'라 부르기로) 간단히 살 것 좀 사고, 2층 한식당에서 점심 먹고서는 탑승 게이트로 이동.


게이트로 이동하는 복도.

친숙한 캐릭터, 음식들이 보인다.

예전에는 고급 식당에 정식 요리가 주였던 것 같은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볼 수 있을 어묵, 김밥이 보여 반갑기도.


루프트 한자, LH713편; 기종은 보잉 747-400.

잠시 찾아보니 88년 처음 생산되고, 400명 이상 타는 대형 기종이란다.

근래에는 다수 항공사들이 퇴역시키거나 화물기로 개조해서 쓰고 있다고.

흠, 그럼 우리는 화물이나 실어 나르는 비행기를 타게 되는건가? ㅡㅡ

어쨌든 안전하게만 데려다 다오~



우리자리는 제일 끝.

뒷사람 의식하지 않고 의자를 눕힐 수 있고, 자리도 2칸만 있어 한쪽 공간도 여유로워 좋았다.

(결국 열흘 뒤 돌아올 때도 같은 자리를 선택, ㅎㅎ)


잘 알지도 못하는 항로 뒤적이고, 철 지난 영화들 보고, 기내식 싹싹 비우며 그렇게 열한시간 정도 버텨 프랑크 푸르트 도착.

(기내에서 본 영화만 'Search', '베놈', 'Magnificent 7' 세편. 최신 영화가 별로 없고, 모니터도 조금 오래된 느낌.)


공항에 내려서는 바로 transit을 찾아서 이동.

아테네행 비행편 출발은 마침 같은 1번 터미널 안의 A게이트.



공항 내부 전철을 타고 이동해서는 다시 보안 검사를 받고, 여권 심사 후에 게이트로 도착.


여권 심사를 하고는 저런 도장을 찍어주는데, 이게 입국 심사인지, 출국 심사인지 헷갈린다.

도장의 화살표가 안으로 향하는 걸 보니 입국인가보다 생각.

(나중에 확인한 것인데, 유럽 연합은 솅겐 조약(Schengen Agreement)로 묶여 있어 가입국 간에는 별도 출입국 심사가 없다고 한다. 

결국 우리는 그리스를 가는 것이지만 입국은 독일로 한 것. 여권에 그리스 도장 받고 싶었는데, ㅜㅜ)



아테네행 게이트는 제대로 찾아왔는데, 출발 시간이 다 되어도 게이트가 열릴 기미가 없다.

방송 귀기울여보니 연착이라고.

다음날 일정도 새벽에 크레타 이동으로 몹시 빡빡한데 연착이라니,ㅡㅡ


그래, 너무 순탄해도 여행이 재미없지, 위로하며 1시간 정도 기다리니 드디어 게이트가 열린다.


대기중이던 버스를 타고 내리니 기다리는 건 "SunExpress".

어머나, 아테네행도 루프트한자 아니었나? 티켓을 다시 봐도 SunExpress는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찾아보니 루프트한자 자회사라고; 아마 비행기에 문제가 있어 대신 투입된 듯.


그래도 기내식은 루프트한자 마크가 선명.

그래, 문제있는 비행기 타는 것 보다 이게 더 나을거야, 다시 한번 정신 승리하며 2시간 정도 달려 드디어 아테네 도착.


공항 바로 앞의 호텔에 체크인하고, 샤워하고 누우니 새벽 3시.

5시에는 일어나야는데 2시간 정도 겨우 잘 수 있다!

집 나온지 거의 20시간 만에 맞는 따뜻한 침대에, 더구나 이번 여행 통틀어 가장 큰 예산을 들인 숙소인데 이게 뭐람.


그래도 첫 단추는 무사히 꿰었다는 안도감에 얼른 눈을 붙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