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무데하르(Mudejar)'양식이라는 것도 여행을 다녀와서 이것저것 찾던 과정에서 알게 되었네요.
사전 지식 거의 없이 가서 밥이나 먹고 오자는 식으로 길을 나섰고, 막상 도착해서도 '그놈들 참 특이하네' 정도로 보고 넘겼던 것이 지금에야 그 특이함의 정체를 알게 된 것.
- 원래는 12세기 이후 스페인 지역에 거주하던 이슬람들 중 기독교로 개종하지 않고 남아있던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며, 더 넓게는 그들이 만든 독특한 건축물의 양식까지 뜻하기도 한다고.
테루엘 연인 묘가 있는 San Pedro church의 회랑.
기둥들을 잇는 회랑 벽의 원추 형상이 왠지 이슬람 궁전의 둥근 탑들을 연상하게도 하고..
Church 내부의 원형 돔 천장.
교회당 내부에 이렇듯 원형 돔을 두는 것도 무데하르 기법이 아닐까 감히 추측.
(* 멘트들은 순전히 제 추측입니다; 제가 뭐 중세 유럽 건축에 대해 아는 게 있는 것도 아니고..)
탑에서 바라본 지붕.
기와를 올려서 마감한 듯.
San Pedro church를 나와 다시 거리를 걷다 마주친 성당.(La Catedral)
성당 벽 한쪽에 자그맣게 'La Catedral'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습니다.
여행 첫날 몬주익 언덕의 성벽에서 봤던 해시계가 여기도 있네요.
이건 무데하르 양식의 네바퀴 기차... 는 아니고, ㅋㅋ
성당 앞 카페에서 잠시 커피 한잔 하며 쉬고 있는데 저런 관광 버스? 기차? 같은 게 지나가더라구요.
바르셀로나처럼 대형 투어 버스가 다니기에는 길도 좁고 시내의 규모도 너무 작을테고, 테루엘에 딱 어울리는 관광 기차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조금 촌스럽고 투박해 보이기도 했지만 재미있고 정겹게도 느껴졌던.
성당 앞 공터에서 공놀이하는 꼬맹이들이 있어 한 컷.
제일 작은 꼬마가 자기한테도 공을 달라고 징징거리고, 형인 듯한 녀석들은 달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자기네들 공놀이는 또 공놀이대로 하는 능숙한 멀티 플레이어에 감탄하며 지켜봤더랬습니다, ㅎㅎ
어린이들 노는 모습만큼은 정말 어느 나라를 가도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네요.
그래도 이 놈들은 학원은 다니지 않겠지?.
잠시 옆길로 샜는데, 다시 주제로 돌아가겠습니다.
사진은 성당 입구.
둥글게 장식한 정문 상단의 문양들이 기존의 성당들과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조금 더 가까이 보겠습니다; 자세히 보면 벽돌을 쌓아올려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무데하르 양식의 특징 중 하나가 이렇듯 벽돌을 주된 재료로 사용한다고 하네요.
성당 한쪽에 세워진 높다란 탑.
정사각형의 단단하고 육중한 느낌이 마치 성당 건물이라기보다는 성곽의 경계탑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역시 벽돌 소재이고, 단순하지만 반복되는 문양들이 지루한 느낌을 지워주는 듯.
탑의 최상단입니다.
그냥 사각형 형태로 끝났다면 밋밋하고 평범해 보였을 것 같은데 8각형 구조를 다시 층층이 올려 그 안에 종을 넣은 게 아닐까.
성당 내부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었는데 마침 가이드 투어가 끝나 다들 내려오고 있어 이곳까지는 올라가보지 못했습니다.
성당 뒷마당에서 바라본 본당의 첨탑.
뾰족하게 하늘을 찌르는 중세 다른 성당과는 모양과 느낌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듯.
언제 시간이 되면 중세 유럽의 건축 양식도 한번 공부해 봤으면 합니다.
고딕양식, 바로크 양식, 뭐 이런 말만 들어봤지 실제로 아는 것은 거의 없으니...
이제 성당을 떠나 다시 시내 거리로~
중세에는 이곳 테루엘도 성곽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었을 것 같네요;
각 방위마다 저런 높다란 탑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성곽의 일부였던 경계탑이 아닐까 추측.
지금은 이렇게 주거 건물들과 잘 조화되어 골목 골목을 지켜주는 듯.
좁다란 골목들을 미로찾기하듯 빠져나오니 조금 큰 도로와 함께 트인 전망이 나타납니다.
아마 이쪽이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이 있는 쪽이 아닐까.
구불구불 돌아가는 계단과 벽돌 울타리가 재미있어 한 컷.
이제 해도 늬웃늬웃 넘어가기 시작하고, 저녁 식사 생각에 다시 시내로 방향을 돌립니다.
왠지 이 테루엘의 느낌이 4년 전 독일의 뷔르츠부르크에서 받은 느낌과 유사한 듯.
작은 규모에 붐비지 않고, 왠지 조금은 쓸쓸하면서도 애잔한...
처음 지나쳤던 토리코 광장으로 다시 들어섭니다.
아까 왔을 때와는 달리 식당들이 문을 많이 열었더군요, 본격적인 디너 타임이 시작되는 듯.
뭘 먹을까... 여러 식당을 기웃거리고 문 앞까지도 몇 차례 갔었지만 이 곳은 영어 메뉴판도 잘 보이지 않고,
결국 식사는 호텔로 가서 해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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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주문했는데 저런 음식들이 나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ㅡㅡ;
대신 넓다란 호텔 식당에서 다른 노부부 몇 분들과 함께 즐겼던 그 분위기는 참 좋았던.
그날 밤이 보름이었습니다; 추석이었던거죠.
테라스에 나가 보름달을 담아 보았으나 결과는 초라하고...
테루엘의 밤은 이렇게 흘러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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