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도착하니 토요일(9월 14일) 오후 3시가 좀 안된 시간.
수하물 맡긴 것도 없고, 각자 캐리어만 꺼내어 간단히 입국 심사 마치고 나오니 픽업 예약했던 민박집 주인장께서 내 이름이 적힌 작은 종이를 들고 기다리신다.
초면이지만 무지 반갑고 소매치기 이야기를 많이 들은 터라 마치 노련한 가드라도 모신 듯 든든!
공항에서 민박집까지는 30분 정도 소요.
낯선 풍경에 눈은 자꾸 돌아가고, 사람 좋으신 민박집 주인 아저씨랑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 보니 어느새 민박집 도착.
가방을 풀고, 잠시 눈이라도 붙일까 했지만 잠들면 못 일어날 것 같아 일단은 나가기로 한다.
4시가 다된 시간이라 어디부터 둘러야할지 애매한 터에 민박집 사장님께서 고민을 한칼에 잘라주신다.
"몬주익 언덕을 오르시라!"
몬주익까지는 일단 지하철 Espanya역에서 내려 #150버스로 언덕을 오르고, 내려올 때 천천히 걸으면서 경관을 보라고 추천하신다.
1. Espanya 광장
민박집이 위치한 Maria Cristina 역에서 Espanya 역까지는 같은 3호선 지하철이고 몇 코스 가지 않아 바로 도착.
지상으로 올라 광장이 어느 쪽일까 주위를 둘러보다니 웅장한 모습으로 반겨준다.
(#1929년, 세계 박람회때 지어진 탑이고, 베니스의 산 마르코 종탑을 본따 만들었다 함.)
'광장을 마주보고 섰을 때 오른쪽 탑 바로 옆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고 하셨는데?...'
정류장은 있으나 도로는 바리케이트로 막혀 있어 아예 버스가 다닐 수가 없다.
' 흠... 우찌할까...'
아저씨가 뭘 잘못 알려주신건가, 아니면 여기 무슨 행사라도 있어 일부러 막은건가..
잠깐 고민하다 일단은 걸어서 올라보기로 한다.
이런 돌발 상황이 여행의 또 다른 재미가 되기도 하니까, 으흐.
저 멀리 미술관이 보이는 쪽으로 슬슬 걸어 올라가니 농구 관련 행사가 있는 듯.
여기저기 임시 설치물들이 있고, 경기를 하거나 이벤트 중인 모습들이다.
미술관 바로 앞 정원으로 오르는 긴 계단.
여기를 밟지는 않고 우측의 에스컬레이트를 이용.
(여길 미술관이라 해야할지, 박물관이라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정확한 명칭은 "The Museu Nacional d'Art de Catalunya",
영어로는 "National Art Museum of Catalonia"라고 하니 카탈루냐 미술 박물관 정도?
원래 Palau Nacional이라는 궁전으로 지어진 건물을 미술관으로 사용한다는.
* 블로그를 만들며 찾아보니 바르셀로나에는 1929년에 개최한 세계 박람회때 참 많은 건축물들이 지어진 듯 하네요.)
이미 5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우선은 몬주익 언덕을 오르는 것이 목표라 미술관은 일단 pass.
'시간 남으면 꼭 한번 와 봐야지~'하고는 지나쳤으나 7박 9일은 참으로 짧았나이다...
미술관 오른쪽의 한적한 벤치들.
요란하던 농구 이벤트 장소를 지나 이곳에 오니 오히려 적막함에 잠깐 긴장하기도.
'아마 저기만 오르면 몬주익이 보일거야~'
아내와 나는 다시 힘을 내어 열심히 계단을 오릅니다.
에스컬레이터; 이미 가을이...
언덕은 아직 보이지 않고, 미술관 옆을 따라 계속 걸어봅니다.
'저기 저 코너만 돌면 언덕이 보이겠지?'
미술관 끝에 다다르니 보이는 미술관 사인.
지금 기억으로 짧지 않은 길이었는데 실제 미술관의 규모도 꽤 크지 않을까 추측.
잠깐 바라본 하늘.
미술관 첨탑 위로 십자가 형태의 비행기 궤적이 보입니다.
긴 비행을 끝내고 무사히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첫 목적지인 몬주익 언덕을 오르는 기대와 설레임으로 둘은 참 들떠 있었던 듯.
맑고 파란 하늘이 함께 해 주어 더욱 신났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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