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2013 Spain

6. 몬주익 언덕 - 스페인 광장 분수쇼 (2013.9.14 토)

TommyTomTom 2013. 11. 10. 12:46

버스를 타고 내려오니 다시 스페인 광장.

아까 올랐던 길을 또 한번 거쳐 오늘의 마지막 목표인 분수쇼를 기다려 봅니다.

 

대략 8~9시 사이에 시작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정확한 시간은 확인을 못해 일단 계단 한 구석에 자리잡았습니다.

단체 관광 오신 것처럼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벌써 계단 한 켠에 나란히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이런 관광지의 모습은 어딜 가든 비슷한 것 같아요;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하하호호 웃음을 터뜨리고, 아이들이 탐낼만한 장난감과 먹거리를 파는 상인들의 큰 소리와 제스춰, 여기저기 사진을 남기는 관광객들.

그래도 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던 것에 비하면 다들 조심하고 옆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는 배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잠시 바라본 서쪽 하늘엔 고운 노을이.

 

얼마있지 않아 해는 완전히 저물었고; 허기와 추위, 잠이 엄습해 오는데 도대체 언제 시작하는 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조금만 더 기다리면 곧 시작할것 같았지만

밀려오는 졸음을 더 이상 이기지 못하고 일단 철수를 결정.

우리가 떠난 빈자리는 곧 다른 사람으로 채워지고..

 

 

그렇게 자리를 떠나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나오던 어느 순간, 주위가 돌연 조용해지나 싶더니

미술관으로 올라가는 계단 양측의 작은 분수들부터 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잠시 후, 포기했던 분수쇼를 결국 보게 되는 행운이~

 

웅장한 음악, 은은한 조명과 함께 화려한 분수 쇼가 ^^

 

 

 

 

 

 

 

정확히 어느 시기, 어느 요일에 몇시에 시작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미술관 아래에서 광장에 이르는 크고 작은 많은 분수들이 함께 군무를 추는 듯 하였고,

때때로 바람에 밀려 얼굴을 적시는 작은 물방울들이 졸음을 확 깨어주었네요.

 

분수쇼 하나만 보러 몬주익을 온다면 조금 모자라겠지만,

언덕을 돌고 내려오는 길에 잠시 휴식을 취하며 즐긴다면 여름밤의 또다른 감흥으로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 

(몬주익 분수쇼 - wiki)

 

 

 첫날의 마지막은 광장 길건너에 있는 Arena의 Happy Bar에서 피 뚝뚝 스테이크랑 상그리아와 함께.

 

( * Arena 

한때 투우 경기장으로 만든 건물인데 요즘은 각종 극장과 상가, 식당이 들어선 복합건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네요.

옥상에 올라가서 조망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몇 번 이 앞을 지나치긴 했지만 결국 올라보진 못하고.. )

 

잠깐 둘러본 bar 내부.

주위엔 TV가 여러대 걸려 있었고, 마침 FC Barcelona 경기가 있어 중간 중간에 메시의 활약이 있을 때마다 환성이 넘치곤 했습니다.

작은 무대도 있어 라이브로 공연이 있기도 했지만 대부분 축구 경기에 열중하는 분위기라 노래하는 분들도 흥이 오르지 않아 체념하는 듯.

토요일 저녁 치고는 그다지 사람들이 많지도 않았고, 내부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추천해주신 민박집 사장님 감솨~^^)

 

 

첫날부터 너무 무리했을까; 집으로 오는 전철에서는 잠시 졸아 집사람에게 야단도 맞고,

민박집 도착해서도 제대로 씻기나 한건지도 모르고 잠에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원래 첫날 시차 적응은 이렇게 몸을 혹사하면서 하는거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