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마지막 일정이라 선물들을 다 준비해야 한다.
박물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내는 올 때 봐뒀던 가방을 결국 획득하게 되고, 나는 나대로 근처 수퍼에 들러 동료들 줄 초코렛 가득 담는다.
수퍼에서 산 선물들로 이미 낑낑거릴 정도이나 아내는 다시 코레스 매장에 들러서는 이내 흐뭇한 표정으로 나온다.
아, 여행과 쇼핑은 분리될 수 없는건가.
다시 숙소에 들러 짐들 놔두고는 아크로폴리스를 가 보기로.
전날 한번 탐색했던 곳이라 슬슬 잘 찾아간다.
박스 오피스에서 티켓 사서는(무려 20유로다!) 안으로 입장.
동선을 따라 오르니 오른쪽에 원형의 극장이 나타난다.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Ωδείον Ἡρώδου τοῦ Ἀττικοῦ)
왠지 남들처럼 잠시 앉아보고 싶은 신전으로 오르는 계단.
각국 사람들을 다 지켜볼 수 있다.
계단을 다 오르니 마침내 파르테논 신전이 보이는 언덕 정상.
아크로폴리스가 이렇듯 아테네 중앙의 언덕위 광장이구나!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시내 전경들이 시원하기는 하나 이 곳이 왜 민주주의의 태동이 된 공간인지는 잘 와닿지 않음.
그냥 높으신 분들만 여기 와서 신전에 기도도 하고 극장에서 공연도 보고 하지 않았을까.
외국인 일행들이 아내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하자 구도가 잘 나오지 않은지 아내가 조금더 조금더 뒤로 가시라고 한다.
옆에서 보기에 가파른 언덕이라 위험해보여 대충 찍어드리라 했더니 섭섭했던 듯.
잠시 후 내게 사진을 부탁했던 중국 여성 둘에게 흔쾌히 셔터를 눌러주자 뾰로통한 말로 쏘아붙인다.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는 큰 대결은 없었네,^^
언덕에서 둘러보는 주변 경관이 시원하다.
저 멀리 디오니소스 극장(Θέατρο του Διονύσου),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Ναός του Ολυμπίου Διός)을 포함해서 아테네 전체를 다 둘러볼 수 있는 듯.
커다란 그리스 국기가 있는 전망대에서 사진도 찍고, 신전들 하나씩 보며 관람을 마무리.
이곳에 오니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보인다.
아무래도 그리스 관광지의 대표 주자는 맞는가 봄.
한국인 노부부께서 이야기를 나누시는데 '여기가 화장실 맞나? 당신도 다녀오지' 하시는데 부인되시는 분이 '여기도 돈 받을지 몰라, 그냥 안갈래' 하신다.
무료니까 이용하시라고 알려드리니 그제야 들어가시기도.
참, 이곳에서 귀국편 루프트한자 비행기 좌석도 지정했구나.
온라인 좌석 지정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항공사에서 보내온 메일을 다시 보니 좌석 지정할 수 있는 링크가 있다.
출발 시간 23시간 전에 오픈되는 시스템이라 시간에 맞춰 체크한 것.
링크를 타고 들어가 하나씩 단계를 밟는데 여권 유형 선택 단계에서 딱 막힌다.
갖고 있는 여권이 biometric인지 아닌지 선택하라는 것.
바이오메트릭? 뭔지 모르겠으나 엄청 세련되어 보이는 어감이다.
대한민국 여권이 그런 최첨단은 아니겠지 싶어 다른 걸로 찍고 넘어가는데 최종 확인 단계에서 '"니가 입력한 거 다 맞지?
니가 잘못 입력해서 발생하는 문제나 비용들은 다 니가 부담해야 해~" 하는 무시한 알람이 뜬다.
흠...잠시 고민하다 다시 검색해보니 대한민국 여권도 biometric이 맞다고.
아마도 여권에 지문같은 생체 정보가 들어가 있나보다.
암튼 꽤 오랜시간 아크로폴리스 정상의 나무벤치에 앉아 우리가 원했던 꼬리 부분 좌석 찜하기에 성공.
아쉬운 마음 찔끔 뒤로하고는 다시 엑소더스(Exodus; Exit)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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