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ook-100자 서평/2021

2021 책읽기 (6) - 10대를 위한 문화 유산 답사기, 꿈꾸는 구둣방, 음식천국 노회찬

TommyTomTom 2022. 5. 5. 17:14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2.  백제편 ['21.5/2]


유홍준 교수님의 문화유산 답사기 10대용 버전.

백제편으로 공주, 부여,익산의 백제 유산들을 쉽고 간결하게 소개해준다.
삽화도 재미있고, 급히 이 지역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빠르게 주요 정보들을 훑을 수 있어 유용할 듯.

아래는 책 속의 문장들.

서울에서 태어나 죽 서울에서 산 나는 반교리에 내려와 있으면서 어르신들의 충청도식 말투와 표현을 나름대로 열심히 연구했지요. 그 연구 결과 충청도 사람들은 "안된다." 라거나 "아니다."라는 말을 직접 하지 않아요. 그럼 어떻게 말하느냐고요? 충청도에서 "너무 염려 말어."라고 한다면 말한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렇게 해 주겠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글씨유."라고 한다면 이건 아니라는 소리니까 기대를 하면 안됩니다. "글씨유."보다 더 큰 부정은 "냅둬 유."로 이 말을 들었다면 부탁을 들어 줄 가능성이 없으니 포기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완벽한 부정으로는 "절단 나는 겨."가 있습니다.
-p96

여덟 잎의 큰 연꽃처럼 여덟 계곡이 펼쳐져 있는 만수산은 봄에는 활짝 핀 꽃들로, 가을에는 불긋 불긋한 단풍으로, 겨울에는 흰 눈과 얼음으로 덮여 그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아무것도 없어 쓸쓸하고 황량한 2월에조차 수묵화를 보는 것 같은 깊은 맛이 있지요. 그러다 봄 기운이 마른 나무에 스며 봄물이 가지 끝에 오르면 반질 반질한 빛이 감돌면서 산자락이 아주 부드럽게 보입니다. 마치 보드라운 천이 살포시 감싸고있는 것 같다니까요.
-p114

 

 

 

꿈꾸는 구둣방 ['21.5/9]

유시민 이사장님의 홍보를 보고는 구입.
아지오는 대략 언론에서 접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깊은 사정과 이야기들이 있는 것은 몰랐다. 
그런데 읽고 나니 한편으로는 좀 착잡해지기도 한다. 아지오의 경우 대표님의 열정과 고민이 있었고 다른 여러 사람들의 지원도 있어 어떻게 어떻게 헤쳐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는 어쩌면 특이한 경우고 다수의 장애인들은 이러한 성공 사례와는 거리가 있지 않을까.
장애인들만으로 구성된 회사가 맞는건지, 일반 회사에 장애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는건지. 장애인 회사가 비장애인들과 동등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 핸디캡을 인정해야하는지 등등 몇가지 의문들이 떠오른다...

언젠가 나도 아지오 구두를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좋은 수제화 구두 브랜드가 있으니 한번 신어보시라고 자랑하고 권유해 보고 싶기도 하다.

아래는 책 속의 문장들.

생각해 보면 문제는 말이 통하지 않는 것만이 아니었다. 통역사가 온종일 붙어 있지 않아 소통이 힘든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간에 신뢰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끼리도 불통과 오해, 속임수와 이간질이 난무하곤 한다. 말이 통한다하더라도 신뢰가 없다면 서로 거짓된 말만하지 않는가. 그러니 핵심은, 직원들이 듣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과 공장장, 그리고 대표가 서로 신뢰하지 못해는 데 있었다.
-p62

실측을 할 때는 안승문에게 배운대로 여덟 가지 정도의 기본 사항을 먼저 확인했다. 기존의 신발 사이즈와 키를 묻고 발의 모양에 특이 사항이 있는지 확인한다. 혹시 평발인지 망치발인지 요족인지까지. 내향성 발톱, 티눈, 굳은 살까지도 확인하는데 이 부분이 신발에 닿으면 아프기 때문이다. 질병 유무에 대해서도 물었다. 혈액 순환 장애 나 관절염, 디스크 등이 있는지 묻는데,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으면 발끝까지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아서 신발을 꽉 조이게 신으면 안된다. 신발을 평소 꽉 끼게 신는지 느슨하게 신는지, 바닥은 딱딱한 걸 선호하는지 푹신한 걸 선호하는지도 빠뜨려선 안된다. 기존 신발이 어디가 주로 닳는지, 기성화를 신을 때 불편했던 사항이 무엇인지도 확인한다. 그런 다음에 실측지에 발을 올려 발 모양을 그리고 발 너비와 발등 높이도 꼼꼼히 잰다. 마지막으로 특이 사항이 보이면 손으로 발을 만져 눌렀을 때 아픈지까지 확인한다. 이렇게 실측한 것을 토대로 신발을 제작 한 뒤에 고객에게 보내서 확인한다. 신발이 잘 맞지 않거나 불편하면 다시 받아서 수선한다. 한 번에 발에 꼭 들어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과정이 몇 번이고 반복 될 때도있다.
-p154

매일 하는 조회는 소통 시스템의 기본 축을 이루고 있다. 잡담을 많이 나눈다고 소통이 잘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운영 상황을 모두에게 가감없이 공유하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다. 그로 인해 직원들은 회사가 자신들을 동등한 상대로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고 비로소 회사의 주인이 된다. 조회가 끝날 때쯤에는 청각 장애인 직원들이 하루 한 문장씩 수어를 가르쳐주는 시간을 가진다.
-p188

 

 

 

음식천국 노회찬 ['21. 6/20]

고인이 되신 노회찬 의원에 대한 미안함과 빚을 졌다는 생각으로 사 보게 된 책.

백분토론에 나와 막힌 속을 시원시원하게 풀어주시던 의원님이 여전히 그립다.

아래는 필자의 책 소개.
"이 책은 2019년 5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사이에 기본 원고가 쓰여졌다. 음식 천국 노회찬 '이라는 제목으로 노회찬 재단 온라인 소식지와 <프레시안>에 월 1 ~ 2회씩 연재됐으며, 책으로 묶여지면서 책 형식에 맞게 편집되고 원고 내용도 일부 수정 · 보완되었다. 이 후기를 본문에 앞서 읽기를 선택한 독자들을 위해 간략히 소개하면,이 책은 노회찬의 진보 정치 동지들과 오랜 벗들이 노회찬이 생전에 즐겨 간 식당과 주점에 다시 모여 노회찬의 삶과 꿈을 회고하면서 노회찬이 사랑한 맛집 소개도 곁들인, 조금은 특별한 형식과 내용을 담고있다. 음식 애호가 노회찬이 진보 정치인으로서 꾸었던 개혁의 꿈들을 가능한 무겁지 않은 방식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 보자는 목적을 가진 책이다..."

아래는 목차와 소개된 식당들.

1. 진보 맛객 노회찬의 꿈
내가 꿈꾸는 나라 / 염리동 평양냉면집 ‘을밀대’에서
생산부장과 지하 그룹 투사들 / 한식 주점 ‘연남동 이파리’에서
진보정치 꽃 피운 야생화 씨앗 / 강서구 발산역사거리 ‘원당곱창’에서
어떻게 만든 진보 정당이냐 / 재개발로 문 닫은 을지로 ‘안성집’에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 / 상계동 삼겹살집 ‘생고기하우스’와 홍어집 ‘마들참홍어’에서
삼성 X파일, 공수처법, 그리고 노회찬 / 서초동 법조타운 설렁탕집 ‘이남장’에서

2. 밤 깊을수록 별 더욱 빛나리라
우리 회사에 정리해고는 없다 / 홍대입구역 훠궈 식당 ‘불이아’에서
채워지지 않는 빈 자리 / 마포 중식당 ‘현래장’에서
‘노회찬 동지’의 추억 / 마포 한정식 ‘호정(湖亭)’에서
‘사회주의 미식가’ 영화가 되다 / 동소문동 막걸리집 ‘성북동 막걸리’에서
아, 참 좋은 분이셨는데… / 서촌 효자동 포차주점 ‘쉼,’에서
길동무들에게 남겨진 숙제 / 연희동 일식집 ‘카덴’에서

3. 진보 맛객의 미식(美食) 정치
여기 앉은 당신들, 노회찬과 299인의 도적들입니다! / 여의도 안동국시 ‘소호정’에서
여성의 날엔 장미꽃을 선물하세요 / 신수동 보리굴비집 ‘영광굴비’에서
노회찬과 이낙연의 ‘인생의 맛’ / 여의도 남도한정식 ‘고흥맛집’에서
삼겹살 불판을 갈아야 합니다! / 영등포 꼬리곰탕집 ‘길풍식당’, 해물포차집 죽변항’에서

4. 노회찬의 맛길을 따라서
흰짬뽕 한 그릇에 담긴 이야기 / 창원 용호동 ‘백년옛날짬뽕’에서
생선국도 호래기회도 참 좋아했지예 / 창원 상남동 생선국집 ‘오동동부엉이’, 중앙동 장어구이집 ‘구구바다장어구이’에서
노회찬이 사랑한 ‘마음의 고향’ / 통영 맛집들에서
동북아 바닷가에서 가장 맛있는 중국집 / 거제도 장승포항 중국집 ‘천화원(天和園)’에서
친구야, 진짜 감자탕 맛을 알려 주겠다 / 서촌 ‘통인감자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