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ook-100자 서평/2021

2021 책읽기 (9) - 그리스인 조르바

TommyTomTom 2022. 5. 6. 12:15

그리스인 조르바 ['21. 9/13]

잘 알려진 작품이지만 실제 그 내용은 잘 알지 못했는데 알릴레오 방송을 보고는 마침 집에 있던 책을 들게 되었다.
( 몇 해 전 다녀왔던 크레타 섬에서의 기억들도 책을 시작하는데 작은 힘이 되기도 했다. 아, 크레타의 바다!!!)

책은 두꺼운 편이고 사건 보다는 심리 서술 위주라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재미있는 책이라는 느낌은 없다.
다만 읽어가면서 책 속의 주인공(말 하는 이)과 조르바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조금씩 캐릭터를 알게되는 듯 하다.
굳이 나 자신을 대입하자면 나는 당연히 화자에 가깝고 평생 아무리 애쓴들 조르바와 같은 인물이 되지늘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 조르바라는 캐릭터가 그저 낯설지만은 않은 것은 왜일까? 살면서 실제로 조르바와 같은 인물을 만난 적도 없고 그래서 딱이 떠오른 사람도 없으나 내면 어딘가에서는 저런 캐릭터에 대한 갈증과 부러움이 있음이 아닐까 스스로 답해본다. 그리고 내 삶 전체를 바꾸지는 못해도 어느 결정적인 순간 머리와 이성보다는 뜨거운 가슴과 열정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래본다.

책상물림의 자기반성이기도 하겠다...

 

아래는 책을 읽으며 나름 정리해 본 것, 그리고 새로 알게된 것들, 책 속의 문장 등등.

(* 괄호 안은 읽은 날짜)

 

1. (7/31)
조르바와의 만남. 크레타로 가는 배를 기다리는 항구에서 조르바를 처음 만난다. 조르바는 크레타에 있는 화자의 갈탄광에서 일하기로 하고 둘은 함께 배에 오른다. 조르바는 산투르를 언주하고 기골이 장대하다.

 

* 카라괴즈(Karagöz)’ : 낙타나 황소 가죽으로 ‘타스비르(tasvirs)’라는, 사람이나 물건 모양의 형상을 만들어 막대기에 붙인 다음 그 그림자를 면으로 된 스크린에 비추는 터키의 그림자극.
*  이라클리온 : 그리스 크레타 섬의 가장 큰 도시이자 주요항구이며 이라클리온 주의 주도. Herakleion이라고도 씀. 역사상의 이름은 Candia.


2.  (7/31)
둘은 크레타에 도착한다. 조르바는 자신의 집게 손가락을 스스로 자른 이야기, 크레타 독립을 위한 반군으로 싸운 이야기,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둘은 오르탕스 부인(=부불리나) 집에 숙소를 얻는다.

3. (8/1)
오르탕스 부인과 만찬을 즐긴다. 부인은 전쟁 때 열강들(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의 해군 제독들에게 몸을 팔며 크레타로 폭탄이 날아가지 않도록 했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다들 술이 취하고 조르바는 부인을 유혹한다.

4. (8/2)
화자는 자신이 생각하던 이상을 조르바에게 말해보지만 조르바는 인간을 믿지 말라는 현실적인 충고를 들려준다. 화자는 속이 상하지만 산전수전 겪고 사람을 잘 다루는 조르바에게 이상한 호감을 느낀다.
  * 나온 작품 : 렘브란트 전사, 로댕 하느님의 손

5. (8/7)
화자와 조르바는 마을의 귀 먼 영감(아나그노스티) 집을 방문하여 돼지 불알 요리를 먹고 그들 부부와 이야기를 하고 술을 마시고는 돌아온다. 영감은 세속적이고 그저 현실을 사는 사람들인데, 화자는 그들에게도 교육과 자각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런 화자에게 조르바는 더 이상 나은 현실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깨닫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한다. 집에 돌아온 화자는 붓다의 상상을 글로 옮기다 잠든다.

 * 아래는 글 속에서 조르바를 묘사한 문장.
"조르바는 학교 문 앞에도 가보지 못했고그 머리는 지식의 세례를 받은 일이 없다. 하지만 그는 만고 풍상을 다 겪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 마음은 열려 있고 가슴은 원시적인 배짱을 고스란히 품은 채 잔뜩 부풀어있다. 우리가 복잡하고 난해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조르바는 칼로 자르 듯,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자르듯이 풀어 낸다. 온몸의 체중을 실어 두 발로 대지에 단단히 뿌리박고 선 이 조르바의 겨냥이 빗나갈 리 없다."

6. (8/8)
조르바와 화자의 대화가 이어진다. 조르바는 러시아 친구와 춤으로 이야기하며 밤을 새운 기억, 첫째 아들이 어려서 죽은 일, 딸아이가 사내를 알게되어 아기를 가지게 되고 결혼을 한 일들을 이야기해준다. 조르바는 도르레를 설치하여 나무를 옮기자는 구상을 들려준다.

7. (8/15)
화자의 요청으로 조르바의 여자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결혼은 한 번 했었고 그 외에도 많은 여자들에게 난봉꾼이었음을 말해준다. 기억에 남는 둘은 러시아 여자인 소핑카와 누사였다.

8. (8/16)
주인공은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는 조르바와 함께 마을의 카페로 향한다. 그곳에서 다수의 마을 사람들을 만난다.
  - 미미코(마을의 바보 청년), 마브란도니(교장선생),  스파키아노니콜리(털보 거인), 마놀라키(?.. 카페 주인), 마놀라카스(마을 임시 순경), 안드룰리오(교회지기), 파블리(마브란도니의 아들, 마을의 과부를 사랑한다),  콘도마놀리오(카페 '모데스티'  주인),  레니오 할머니(미미코의 숙모), 마을의 과부.
마침 매력적인 마을의 과부가 카페 앞을 지나고, 카페의 남자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조르바 또한 그녀에게 눈길을 주지만 주인공에게 그녀를 유혹해보라고 권한다. 그러나 화자는 이를 거부한다.

9. (8/16)
주인공은 문득 탄광을 찾는다. 그런데 마침 탄광이 붕괴되지만, 조르바의 빠른 활약으로 모두들 무사히 탈출한다.
  - 스테파노스(마을의 신부), 미헬리스(탄광의 제일 연장자 영감)

10. (8/19)
성탄절을 오르탕스 부인네 집에 가서 보내고, 이어 새해도 맞이한다. 주인공은 매력적인 과부를 잊지 못해 번뇌한다.

11. (8/19)
새해 첫 외출에서 주인공은 다시 매력적인 과부와 우연히 마주친다. 그러나 그냥 보내고서는 다시 고통스러워한다.
조르바와 주인공은 오르탕스 부인 집에 가서 진탕 마시고는 새벽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 세이렌(Seiren)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은 새이며 반은 사람인 마녀.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하여 난파시켰다고 한다.
 * 애저 [-豬] 고기로 먹을 어린 돼지 [=애±豬/猪]

12. (8/21)
이제 자금도 떨어져 마음이 급해지고, 조르바는 마을로 공구들을 사기 위해 떠난다.
주인공은 멀리 떨어진 친구들의 편지를 받는데, 한 명의 아프리카로 가서 일하고 있는 사연, 한 명의 그리스와 터키
의 국경 지역에서 쿠르드족과 맞서고 있는 사연이다.

13. (8/21)
마을로 간 조르바의 편지를 받는다. 조르바는 늙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을에서는 원래 목적했던 공구를 사는 것은 아직 못 했고, 카페에서 여자를 만나느라 시간을 보내코 돈을 쓴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다.
주인공은 조르바에게 즉시 복귀하라고 전보를 보낸다.

14. (8/22)
주인공은 조르바의 편지 내용을 궁금해하는 오르탕스 부인을 달래주기 위해 조르바가 돌아오면 결혼하자는 거짓 이야기를 꾸며 들려준다. 부인이 돌아가는 길에 마을에는 과부를 사랑했던 파블리 청년이 목숨을 스스로 끊는 사건이 발생하고 모두들 과부를 욕할 때 주인공만 과부를 두둔하고,이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오렌지를 받게된다.
  * 삼도천(三途川) : 이승과 저승을 나누는 경계선에 있다고 하는 강. 불경에서 나온 이야기.
  * 카론(Charon) : 하계의 신. 에레보스와 닉스(밤)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그의 임무는 매장의식을 거친 죽은 사람
들의 영혼을 배에 태워 스틱스 강과 아케론 강을 건네주는 것이었고 그 대가로 시체의 입 속에 들어 있는 동전을 받
았다. 예술 작품에서는 성미가 까다롭고 무시무시한 노인으로 묘사됨.

15. (8/22)
주인공은 혼자 수녀원으로 향한다. 그 과정에 담배를 달라는 양치기도 만나고, 한 때 수도승이 되려다 지금은 아내와 딸을 가진 노인도 만난다. 수녀원에서는 수녀 원장으로부터 발작을 가진 에우독시아 수녀 이야기도 듣는다.
  * 고수머리 = 곱슬머리

16. (8/29)
조르바가 돌아왔다. 조르바는 준비한 선물을 주고, 주인공과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간다. 조르바는 주인공이 생각했던 수도원의 문지기가 되겠다고 한다. 조금 후 오르탕스 부인도 이 곳을 찾아온다.

17. (8/29)
둘은 갈탄 관련 시살 설치 동의를 받기위해 수도원으로 향한다. 이 때 정신을 놓고 수도원에서 쫓겨난 자하리아 수도승을 만나다. 수도원에 도착하니 원장은 없고 다양한 군상의 수도승들을 만난다.

18. (8/31)
주인공과 조르바는 수도원장 주교를 만난다. 그 날밤 수도원에 총성이 울려퍼지고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데미트리오스가 수련사를 죽임). 조르바는 그 곳은 땅을 사는 계약을 하고는 주인공에게 보여준다.

19. (8/31)
조르바와 오르탕스 부인은 간단히 약혼식을 하고, 조르바는 그녀를 다시 마을로 데려다주고는 집으로 향한다.

20. (9/1)
조르바는 한 때 독립을 위해 싸우며 경험하고 깨달았던 것들을 말해준다. 신부를 죽이고, 또 그 신부의 아이들을 보면서 국가보다도 소중한 것이 있음을 알게된 것이다. 주인공은 그런 조르바를 경외하게 된다.
다시, 마을의 신부와 촌로들을 불러 공사를 시작하기 전 축원 행사를 한다.
  * 아래는 책 속의 문장(-p353)
"내게는, 저건 터키 놈, 이건 불가리아 놈, 요건 그리스 놈,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두목, 나는 당신이 들으면 머리카락이 주뼛할 짓도 조국을 위해서랍시고 태연하게 했습니다. 나는 사람의 멱도 따고 마을에 불도 지르고 강도짓도 하고 강간도 하고 일가족을 몰살하기도 했습니다. 왜요? 불가리아 놈, 아니면 터키 놈이었기 때문이지요. 나는 때로 자신을 이렇게 질책했습니다. <염병할 놈, 지옥으로 곧장 가라,이 돼지 같은 놈! 싹 꺼져 버려,이 병신아!> 
요새 와서는 이 사람은 좋은 사람, 저 사람은 나쁜 놈, 이런 식입니다. 그리스인이든 불가리아인이든 터키인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이냐, 나쁜 놈이냐? 요새 내게 문제가 되는 건 이것뿐입니다. 나이를 더 먹으면-마지막으로 입에 들어갈 빵 덩어리에다 놓고 맹세합니다만-이것도 상관하지 않을 겁니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놈이든 나는 그것들이 불쌍해요. 모두가 한가집니다. 태연해야지하고 생각해도 사람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요. 오, 여기 또 하나 불쌍한 것이 있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 자 역시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두려워한다.이 자 속에도 하느님과 악마가 있고, 때가되면 뻗어 땅 밑에 널빤지처럼 꼿꼿하게 눕고, 구더기 밥이된다. 불쌍한 것! 
우리는 모두 한 형제간이지, 모두가 구더기 밥이니까!"

21. (9/4)
부활절, 오르탕스 부인과 만찬을 준비했으나 부인은 감기 몸살이다. 조르바와 술을 마시던 화자는 과부를 찾아가고 그녀와 밤을 보내고는 돌아온다. 조르바는 이를 반기고, 화자는 무엇이라도 깨달은 듯 붓다에 대해 쓰던 글을 완성한다. 다시 마을의 오르탕스 부인을 찾아가보는데 부인은 위독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않다. 화자는 과부로부터 오렌지 꽃물을 선물로 받는다.

22. (9/5)
양치기 시파카스, 늙은 성당지기 안드룰리오 등장.  
과부가 교회에 가려고 나오자 마을의 사내들은 그녀를 죽이려한다. 조르바가 거쎄게 막아보지만 결국 그녀는 죽임을 
당한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을 했던 마놀라카스는 조르바에게 당한 창피함을 갚으려 복수를 계획하지만 주인공의 중재로 화해를 하게된다.

"자기 위안 단계에 이른 나는 과부 이야기를하려했다. 조르바는 그 긴 팔을 쑥 내밀어 손바닥으로 내 입을 막아 버렸다. 「닥쳐요!」그가 구겨진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닥쳤다. 부끄러웠다. <진짜 사내란 이런거야.> 나는 조르바의 슬픔을 부러워하며 이런 생각을 했다. 그는 피가 덥고 뼈가 단단한 사나이... 슬플 때는 진짜 눈물이 뺨을 흐르게했다. 기쁠 때면 형이상학의 채로 거르느라고 그 기쁨을 잡치는 법이 없었다."

23.  (9/5)
오르탕스 부인의 죽음.
임종을 앞두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든다. 마침내 부인은 숨을 거두고 그녀의 남은 유품들을 가져가려는 사람들이 앞을 다툰다. 조르바는 슬픔에 잠기고 부인의 앵무새를 챙겨 거둔다.

24. (9/5)
조르바와 주인공은 죽음에 대해 생각을 나눈다.
며칠 후, 갑자기 수도승 자하리아가 집으로 찾아온다. 수도승은 수도원에 석유를 끼얹고 불을 지르고서 도망쳐 나온 것이다. 조르바와 주인공은 이 수도승을 받아들이고 앞날을 챙겨주려 하지만 다음날 수도승도 숨을 거둔 채 발견된다.

25. (9/5)
오랜 기간 준비한 바다로 나무를 이동할 케이블 장치를 가동하는 날이다. 수도승들이 몰려 내려와 성령이 내렸다고 하는데 실은 조르바가 죽은 자하리아 수도승을 몰래 수도원에 가져다 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가동을 하지만 결국 모두 다 망가지고 주인공과 조르바는 재산을 다 잃게된다. 주인공은 오히려 해방과 자유를 느낀다.

26.  (9/13)
주인공과 조르바는 결국 각자의 곳으로 떠나며 이별한다.
몇년 후, 주인공은 조르바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게 되고, 여러곳을 떠돌던 조르바도 결국 다시 아내들 얻어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다시 얼마 후, 조르바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가 도착한다.

"두목, 어려워요, 아주 어렵습니다. 그러려면 당신한테는 무식이 좀 필요해요. 무식, 아시겠어요? 모든 걸 걸고 도박을 해야합니다.하지만 당신은 머리가 힘이 세니까 항상 그 머리가 당신을 이겨 먹을 거라고요. 인간의 머리란 구멍가게 주인과 같은 거예요. 계속 장부에 적으며 계산을 해요. 얼마를 지불 했고 얼마를 벌었으니까 이익은 얼마고 손해는 얼마다! 머리란 아주 좀상스러운 소매상이지요. 가진 걸 몽땅 거는 일은 절대없고 꼭 예비로 뭘 남겨 둬요. 머리는 줄을 자르지 않아요. 아니, 아니지! 오히려 더 단단히 매달려요,이 잡것은! 붙잡고 있던 줄을 놓치기라도하면 머리라는 이 병신은 그만 허둥지둥하다가 완전 끝장나 버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