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산책 ]
7시 정도 호텔을 나선다. 목적지는 호텔 최근 거리의 빨래방 찍고 오기. 호텔 밖을 나서는데 아침 안개가 포근하게 깔려있다.
구글맵 켜고는 살방살방 걸어감. 공항근처라 인가는 드물것으로 예상했으나 찻길 하나를 건너니 완전 주택가이다.
이른 시간인데도 카페는 열려있고 안에서 몸을 녹이는 어른들도 계신다.
좀 더 가다보니 공동묘지 공원 앞. 자그레브 온 첫날 묵었던 곳 바로 근처이다. 지금 숙소와도 가까운 거리임을 다시 인식.
빨래방으로 가는 길에 주택가를 지나니 출근시간 하루를 시작하는 이 곳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게 된다. 아기를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마중나온 아내와 인사하는 젊은 부부, 둘셋 무리를 지어 재잘거리며 등교하는 여학생들, 자전거를 타고 빠른 속도로 학교를 향하는 남학생, 강아지 산책 시키러 나온 주민들, 공원에서 축구공으로 볼 패스를 하는 대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여학생들, 가로수로 심어진 칠엽수 아래 떨어진 마로니에 열매를 주어 담으시는 할머니 등등. 여기도 금요일이라 다들 조금은 발걸음이 기벼운 듯 하기도 하고.
빨래방 위치를 확인하고는 다시 숙소로 이동. 일부러 왔던 길 말고 다른 길로 가 보는데 대부분 집들이 정원 딸린 개별 주택들이고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한 것이 교외의 부촌이 아닐까 혼자 추측.
그렇게 숙소로 와서는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는 아내와 외출 춘비.
[ 코인 빨래방 ]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아내와 함께 코인 빨래방으로 이동. 여행 초반 입었던 바지랑 셔츠, 속옷 몇벌을 담아간다.
빨래방 들어서니 키는 작고 통통하신 이 곳 할머니 한 분이 먼저 와 계신다. 우리보다 먼저 빨래를 돌리시고는 기다리고 계셨던 것. 이 곳은 5코나짜리 코인을 키오스크에서 미리 바꾸고, 빨래방 기계에는 현금 대신 코인을 넣는 방식이다.
영어 안내가 없어 구글 번역기로 찾아보고 있는데 할머니께서 오셔서는 현지어로 우리를 도와주신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코인 교환도 해 주시고 손짓발짓까지 섞어 알려주시는데 그 모습이 참 유쾌하고도 따뜻했다. 나중에는 발로 공을 뻥 차는 모습을 보이시기도 했는데 그 모습이 참 귀여우셨던 기억. 역시 일상의 공간으로 들어가야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가보다.
30분 빨래를 돌려놓고서는 기다리는 시간동안 근처 카페를 방문. 평일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여성 손님들이 많다. 아마도 남편 출근, 자녀들 학교 보내고 잠시 여유를 즐기려 온 듯. 이 곳 카페는 우리처럼 손님이 음료를 받아서 가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가져다 주는 식이다. 먹고 남은 찻잔도 정리해서 치우거나 가져다 주지 않고 그냥 자리에 두면 카페에서 수거해간다.
카페에서 화장실도 들리고 잠시 앉았다 다시 빨래방으로 가니 할머니와 함께 할아버지도 한 분 들어와 계신다. 아마도 할머니 부군되시는 듯 한데, 아침부터 캔 맥주 하나로 속을 달래고 계심. 얼마 후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먼저 자리를 떠나시기에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하다는 인사들 드린다. 두 분 다 건강하시기를.
얼마 후 우리 빨래도 건조까지 다 마치어 한가득 들고서는 다시 숙소로. 오는 길에 도마뱀 한마리가 어슬렁거려 사진에 담아봄.
[ 자그레브 시내 이동 ]
숙소를 나서며 다음날 공항까지 호텔 셔틀을 예약한다. 두명 6유로에 가는 것으로 하고 아침 9시 반에 출발로 예약.
자그레브로 나가지 않고 그냥 숙소 근처에서 놀자는 아내를 설득해 시내버스로 이동해보기로.
처음에는 숙소에서 공항으로 갔다 다시 공항버스로 시내로 이동해야하나 생각했는데 오전에 갔던 빨래방 부근에서 자그레브 시내로 가는 저렴이 버스가 있다!(구글맵 알려줌)
뺄래방 근처의 차도까지 이동하여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대기하니 버스가 온다. 앞쪽 문으로 이동하여 기사님께 두명 자그레브라고 하니 잠시 멈칫하시더니 이내 이 곳 특유의 화폐별로 칸이 나뉜 긴 지갑을 꺼내서는 잔돈은 거슬러주신다. 1명에 7코나. 택시에 비하면 많이 저렴한 가격. 버스 타기 전에 ZET나 Tisak 같은 곳에서 미리 티켓을 구입하면 1코나 정도 더 싼 가격에 살 수도 있지만 근처에는 그런 부스가 없어 그냥 버스 기사님께 직접 구입.
기사님이 주는 티켓을 다시 입구에 있는 노란색 펀칭기에 갖다 대어 입차 시간을 찍으면 된다. 이 곳 버스는 신기하게도 구간이 아니라 버스를 타는 시간별로 30분, 60분,90분 이렇게 티켓이 나뉘어 지고 가격도 달라진다. 버스, 트램이 같은 종류의 티켓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궁금했던 점은 티켓 한 장으로 시간 제한 안이라면 버스, 트램을 바꿔 탈 수 있는지, 또는 갈아탈 때마다 다시 티켓을 사야하는 것인지 여부였는데 결국 확인은 하지 못했음.(우리 나라 블로그에도 이런 건 잘 없다.ㅡㅡ)
30분 정도 달려 자그레브 시내에서 하차. 중간 중간 중고생으로 보이는 학생들도 타고 버스 안이 왁자지껄하다. 동양인은 우리 부부 둘 뿐인데 특별히 눈길을 주거나 하는 것은 못 느꼈음.
[ 자그레브 시내 구경 ]
자그레브 시내까지 온 듯 하여 정차 버튼을 누르고는 내리려는데 다른 승객들도 모두 우루루 내린다. 아마도 우리가 내린 곳이 버스 노선의 종점이자 회차하여 다시 시외로 나가는 방향인 듯. 지하로 연결된 상가 복도는 분위기도 밝고 말쑥한 상가들이 많다. 지하 복도를 통과하여 밖으로 나오니 비로소 그 곳 건물 이름이 보이는데 Importanne Centar 라는 곳.
우선 대성당을 찾아보기로 한다. 얼마간 걸으니 전날 지나쳤던 광장이 보이고 그 옆으로 난 길을 오르면 대성당. 길거리의 자판에서 아내는 그 곳 잼인지 꿀인지를 구매.
그리고는 근처 Amélie 카페에 들어가 당근 케익이랑 음료를 마시며 잠시 휴식.(나는 잘 모르겠으나 아내는 음료에 알콜이 들어간 갓 같다고)
카페에서 화장실도 들렀다가 나와서는 다시 대성당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청동 같은 것으로 만든 자그레브 구도시의 모형물이 있는데 한쪽 귀퉁이의 둥근 쇠공에 세계각국의 인사말이 새겨져있다. 요리저리 돌리셔 마침내 한국어 '환영합니다' 발견! 잘 보이도록 해 놓고서는 오던 길을 계속 간다.
얼마 안 가 바로 성당에 도착. 이 곳도 역시 보수 공사 중이다. 내부 구경은 못하고 밖에서 사진만 좀 남긴다.
어디로 갈까 잠시 고민하다 아내가 봐 둔 식당을 찾아가 보기로. 가는 길에 선물 샵에 들러 아내는 마르코 성당 모형을 하나 산다.(다음날 자그레브 공항에 들러보니 그 곳에서도 비슷한 상품을 파는데 가격은 더 저렴했다는)
그러고는 잠시 각자가 원하는 것을 하다 다시 만나려고 하였으나 갑자기 화장실이 무지 급해진다. 카페에서 마셨던 음료가 좀 과했나보다. 이 때부터 정신없이 화장실을 찾아 헤맸으나 코인 화장실도 보이지가 않는다! 한참을 돌다 결국 근처 카페에 들어가기로. 급히 커피 두잔만 시키고 화장실로 뛰었는데 마침 또 그 안에 누군가 이미 들어가 있다. 다리를 비비꼬며 참았다가 겨우 무사히 마무리. 이번 여행 중 손가락에 들만큼 다급한 순간,ㅜㅜ
정신을 좀 차리고는 다시 걷다 Centar Cvjetni 라는 곳에 잠시 들렸는데.이 곳은 지하에 무료 개방된 화장실이 있다!
다시 잠시 걷다 아내는 베네통 매장에 들어가고 나는 밖에서 대기. 한참을 지나서야 아내가 나오는데 진정 고민스러운 표정이다. 한국보다 가격이 많이 싼 편인데 살지말지 고민하다 다시 나왔다는 것. 좀 안되보여 붙잡고는 다시 함께 들어갔으나 결국 빈손으로 나옴.
이때가 이미 5시를 좀 넘긴 시간이라 슬슬 저녁 식사를 하고는 일찍 들어가기로 결정.
잘은 모르겠으나 자그레브 도심은 안전한 것 같다. 유럽의 다른 대도시와는 달리 소매치기나 가방털이 같은 걱정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던 듯.
[ 저녁 식사 - 'HAS' restaurant ]
아내가 전 날 봐두었던 식당 'HAS'를 찾아가니 6시에 오픈이란다. 앞에서 기다릴까 하다 바로 근처에 있는 근대미술관 광장에서 기다리기로.
10분 정도 남겨두고 다시 식당으로. 기다리며 안을 보니 준비하느라 분주한 사람들이 보인다. 정각에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여주인이 반갑게 맞이하며 이 앞에서 기다린 것이냐고 물어봄. 맞다고 답하고는 앉으려는데 예약했나고 다시 물어본다. 했을리가... 아니라고 하니 잠시 뭔가를 체크하더니 그럼 7시 반에 다른 예약 손님이 있으니 그 전까지 식사가 가능할지 물어본다. 빨리 먹는 건 자신있으니 걱정말라고 하고는 자리를 잡음.
여주인이 메뉴판을 가져다주며 간단히 안내를 해 주는데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남편이 쉐프란다. 그리고 이 식당도 본인들이 직접 가지고 있어 식당안은 모두 자기네 부부의 공간이니 편하게 머물라고 함.
#자그레브 식당 HAS. 작지만 품위있고 음식, 식당 주인 모두 참 괜찮았던 곳.
자그레브 가시는 분이라면 권장드림.
https://www.tripadvisor.com/Restaurant_Review-g294454-d19568135-Reviews-Restaurant_Has-Zagreb_Central_Croatia.html
음식은 연어 구이랑, 돼지고기 BBQ, 그리고 간단한 에피타이저를 시켰는데 여행 중 가 본 식당들 중에서는 최고였다. 유명 관광지의 붐비는 식당들보다는 제대로 실력있는 식당인 듯. 와인도 추천받아 모처럼 맛난 식사를 즐김.
7시 반 조금 못되어 식당을 나와서는 근처 konzum에 들러 맥주랑 간식을, 그리고 mlinar에 들러 빵 몇조각을 산다. 크로아티아에서의 마지막 밤을 위한 간단한 준비.
그리고는 다시 현대 미술관 앞으로 와서 우버 택시를 불러 숙소로. 이 날에야 깨달은 것인데 우버 택시에도 등급이 있었다. 고급차, 큰 차면 등급이 높고 소형차이면 낮고 가격도 저렴한 편.
등급 낮은 차를 부르니 1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있다. 잠시 기다려 차를 타고는 8시 정도 숙소 도착. 전날에 비해 20~30 코나 정도는 아낌.
숙소에서는 다음날 출국을 위해 미리 대충 짐을 싸 두기로.
정리할 것,버릴 것 나누어서는 캐리어 가방에 최대한 쑤셔넣어본다.
그리고는 사 온 맥주로 마지막 밤을 간단히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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