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그레브 - 숙소 근처 아침 산책 ]
떠나는 날이라 그냥 있을까 머뭇거리다 결국 짧게 돌아보기로 한다.
호텔 밖을 나서니 전날보다 새벽 안개가 더 심하다.


멀리 가지않고 전날 못 가 본 골목과 찻길을 따라 이동.


토요일 이른 시간, 상가가 없는 주택가라 그런지 골목은 한적하고 조용하기만 하다. 주택가를 지나 이제는 경작이 다 끝난 밭을 끼고 찻길을 따라 걷는데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옥수수들이 보인다. 키큰 옥수수들이 잔뜩 매달려 있으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상상.

차도를 따라 걷는데 길가에 핀 키 작은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 공항 이동 및 출국 ]
짐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모아뒀던 영수증들은 모두 사진으로 남기고 휴지통으로. 그 외 자잘한 것들 정리하고 최대한 캐리어 안으로 밀어넣고 보니 캐리어 두 개랑, 각자의 백팩과 보조 가방 하나씩으로 최종 정리.
아쉬운 마음, 이젠 집에 가고싶다는 마음이 교차되며 미리 예약했던 호텔 셔틀을 타러 나선다.
체크아웃하고 나오니 리셥션 데스크에 계셨던 여성 호스트분이 직접 밴을 몰아서 데려다 주신다. 마침(?) 날씨도 안개가 자욱한 것이 떠날 때가 되었으니 그동안 묶어두었던 흐린 날씨를 이제는 풀어주는 것이 아닐까 그냥 좋게 상상해보기도.

공항은 가까워 금방 도착. 출입 게이트 앞에서 차가 들어가지 않고 잠시 대기했는데 정확히 이해는 안되었지만 입차 시간에 따라 이 얼마 정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인 듯. 차에서 내리는데 호스트분이 렌트카는 1층에 있다고 알려주신다, 아마 이제 여행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한 말인듯. 그게 아니라 이제 우리는 출국한다고 알려주고는 유쾌하게 바이바이.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그런지 공항은 한산하다. 우리 항공편 체크인 게이트 번호를 확인했는데 해당 데스크에 루프트한자 로고가 보이지 않아 아직 열리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기다려보기로.


화장실 들렀다 오는 길에 혹시나 싶어 우리 항공편도 체크인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된다고 한다!
벤치에서 기다리던 아내를 불러서는 케리어를 부치고서는 항공편 티켓을 받아든다.
출국 심사대를 통과해서 지나가는데 게이트를 지키시는 분이 셰셰~라고 말을 걸어주신다. 첨엔 잘 못 알아들어 궁금한 표정을 짓자 한국인이라고 알려주니 금방 다시 '감사합니다~'로 고쳐서 말해주심.
크로아티아 여행 내내 받은 인상은 대체로 친절하고 우호적이라는 느낌이었는데 마지막 출국 게이트에서도 다시 확인.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데 근무하시는 분이 시계도 풀어라고 이야기해주시는데 처음엔 watch 단어가 생각나지 않으셨던지 손으로만 가리키며 머뭇거리시기에 '와치?' 하고 확인시켜 이야기를 나누기도.
그렇게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고, 여권 심사까지 마무리하고는 출발 구역으로 들어선다.
공항은 복잡하지 않고 좌우로 긴 구조인데 중앙에 면세점 몇개가 몰려있다. 한 국가의 수도가 있는 대표 공항으도 치면 초라할 수도 있겠으나 짧은 시간 미리 생각해두었던 것들만 빨리 쇼핑하기에는 오히려 효율적인 듯.


초콜렛, 잼 같은 것 좀 사고, 아내도 몇가지 사서 담고 보니 150유로 정도가 또 긁힌다. 그래, 이제 정말 마지막 쇼핑이니...쓰린 마음 달래고는 이제 정말 휴식 모드로.
콜라 한 병 사서는 전날 사두었던 mlinar 빵으로 허기를 달래본다. 시간 여유가 많아 신호를 보내는 대장도 좀 달래주고는 벤치에 앉아 대기를.
그렇게 쉬는데 폰의 앱 알람이 뜨고 전광판에도 게시가 나오기를 예정보다 15분 지연되서 출발한단다,ㅜㅜ.
원래 transit 시간이 50분밖에 되지 않아 조마조마하고 있었는데 지연 출발이라니!!!


그래도 35분 여유는 있으니, 어떻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는 일단 탑승을 한다. 한가지 다행스러웠던 것은 갈 때는 루프트한자 비행편이고 기종도 프로펠러기가 아닌 제트기인 것.
[뮌헨 공항 - 9분 남기고 겨우 탑승! ]
자그레브에서 뮌헨가는 비행기는 transit 시간 여유가 없을 듯하여 여행 출발 전에 일부러 웃돈을 주고는 앞쪽으로 좌석을 정했었다. 루프트한자 앱을 이리저리 보다보니 좌석변경 옵션을 찾았던 것. 두명 자리를 바꾸는데 5만원 가량 주고는 8번대의 앞쪽 좌석을 찜함.
비행기는 제트기이기는 하지만 A319-100의 작은 기종. 기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이륙을 하니 빠르게 뮌헨으로 가는 듯 하다.
한시간 조금 안돼어 뮌헨 공항 착륙. 시계를 보니 비행기 출발까지 30분 정도 남았다. 비행기가 정지하고 나서는 뛸 준비를 하고는 마음 단단히 먹고 있었으나 왠걸. 몇분이 지나도록 게이트가 열리지 않는다. 밖을 바라보니 공항 청사와 직접 연결되는 통로가 와서 붙는 방식이 아닌 버스가 와서 승객들을 실어나르는 것! 초조한 마음에 뭔헨에서 하룻밤을 더 지내야하나 생각도 굳어진다.
마침내 비행기 문이 열려 뛰다시피 내려갔으나 이 또한 무용지물. 뒤쪽 좌석의 승객들 다 내릴 때까지 기다려 버스를 가득 채우고서야 출발. 게다가 왜 그리 오래 달리는지. 대략 5분 정도를 달려서야 2청사 앞에 내려준다.
자그레브 공항에서 미리 확인했었는데 우리 게이트 위치는 5층에 있다. 엘리베이터를 눌러보았으나 작동이 되지 않고,ㅜㅜ. 어쩔 수 없이 아내와 함께 계단들을 뛰어올라 5층에 도착. 거기서 다시 헐레벌떡 뛰어 비행출발 9분 앞두고 겨우 탑승. 휴...
뭔헨 공항에서 다시 보안검색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다행히 바로 탑승이 가능했다.(EU국가간 협약인 것은 알겠으나 경유시 어느 공항에서 보안 검색을 하고 어느 공항에서는 생략하는지 원칙을 잘 모르겠다. 크로아티아 들어올 때는 뭔헨에서 보안검색을 받았으니 나갈 때도 받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닌 모양.)
어찌되었던 다행히 비행기는 예정대로 탔고, 이제는 인천까지만 잘 가면 된다. 경험상 여행 갈 때보다 올 때 비행이 덜 지겨운 듯.



[ 한국 입국 ]
착륙을 얼마 앞두고는 크로아티아 유심칩을 빼고 원래 쓰던 유심으로 교체. 내게는 이 과정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하나의 의식과 같이 느껴진다. 공항 도착해서 우루루 쏟아지는 각종 문자들과 알람들은 그러한 예식의 마지막 절차.
출국 전날부터 목이 약간 간질간질 했으나 다행히 비행기 탈때까지 별 증상은 없었다. 인천공항 도착해서는 간단히 입국 건강 자가 체크만 앱으로 급히 하고는 게이트 통과. 폰으로 입력한 결과를 보여드리니 검역하시는 분께서 어려운 걸 잘 하셨다고 칭찬해주신다.^^
여권 심사대 지나서는 수하물 픽하고 공항 밖으로 나서니 마침 집으로 가는 버스가 막 출발하려 한다. 뛰어가니 기사님께서 티켓 끊어오라고 하시면서 지금 시간 티겟이 매진이면 다음 시간대라도 끊어오면 된다고 하심. 12시 시간대 표를 사서는 버스 탑승. 여행 마치고 오는 길이 아슬아슬하지만 타이밍이 절묘하게 잘 맞다. 우리 때문에 잠시 기다린 승객들에게는 미안함, 태워주신 기사님께는 감사한 마음으로 버스 좌석에 앉는다.
울 동네 도착하니 비가 살살 내린다. 집 문을 여니 장모님 반갑게 맞아주시고, 잠시 어리둥절하던 야옹이들도 방가방가.
이렇게 열흘간의 여행은 마무리
* 도착한 날 저녀부터 감기가 심해진다. 자가진단을 해 보니 다행히 한 줄. 다음날 해 봐도 한 줄이다. 마침 아내 폰으로 여행 입국자는 무료 PCR 검사가 된다고 문자를 받아서는 둘이 함께 동네 보건소에서 검사를.
당일 저녁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다음날 아침에야 음성 판정 문자를 받고는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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