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를 떠나는 날.
비행기 출발은 오후 3시 정도;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꾸리고 남는 시간은 민박집 바로 앞 백화점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EL CORTE INGLES', 스페인에 유일한 백화점이라고 하시더군요.
백화점 내부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하에는 슈퍼, 1층은 잡화, 2층부터 의류, 위로 올라가면 가전, 가구 등이 있어 이런 층별 품목 배치는 어느 나라를 가도 비슷하지 않을까~
4층이었나?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는데 내리자 마자 바로 보이는 곳에 SAMSUNG 매점이 자리잡고 있더군요.
노른자 위치에 비교적 세련되고 절제된 느낌의 디스플레이가 요즘 갤럭시의 위상과 잘 어울리는 듯.
이쪽은 TV 매장. LG, SAMSUNG이 나란히 붙어 있더군요, ^^
백화점에서는 전날 밤 축낸 민박집 맥주 좀 사고, 간단한 먹을거리, 기념품 몇 가지 계산한 후 나섰습니다.
우리같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믿을만한 쇼핑이 가능한 곳이 아닐까.
이 즘에서 민박집 이야기를 잠시 해야겠네요~
사실 여행 계획 세울때 민박을 할지, 호텔을 예약할지 조금 고민스러웠습니다.
여러 측면들이 있겠지만 민박 vs 호텔을 굳이 비교하자면 대략 아래와 같지 않을까.
- 호텔
.굳이 외국까지 나와 동포들을 만나고 싶지 않다면...
.훌륭한 인테리어에 귀빈 대우를 받고 싶다~
(뭐, 이건 호텔의 급과 서비스에 따라 좀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대체로...)
.체크인/체크아웃하고 호텔 식당에서 breakfast 먹고, bill을 체크하고 하는 등의 호텔 문화, 예절, 방식을 체험하고 싶다면~
.원단위의 딱딱 맞아 떨어지는 계산에 신용카드로 지불하고 싶다면
(민박집에서도 신용카드를 받으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정서상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비행기 타고 외국까지 갔다면 아침 한끼 정도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breakfast를 감당할 수 있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도 별 상관없거나, 또는 방문지의 언어에 아주 능통하다면~
- 민박
.살갑게 맞아주는 민박집 식구들이 부담스럽지 않고 동포가 반갑기만 하다면~
.모국어로 상세히 알려주는 풍부한 현지 정보와 언제든지 편하게 물어보고 답할 수 있는 소통 체계가 필요하다면
.따뜻한 국물의 한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워야 한다~
.격식 차리지 않고 조금 낯설어도 편하게 잘 대해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면~
.방문지의 언어를 전혀 못하고 알아서 잘 찾아다니지도 못한다~
뭐, 대충 이 정도가 아닐까요? ㅎㅎ
저희는 사실 여행 오기 전에 이곳 스페인에 대해 좋지 않은 소식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소매치기도 많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강도를 만나기도 했다는 등.
여행을 다녀온 지금에야 그런 인상들은 지울 수 있었고, 조금만 신경쓰고 주의한다면 즐거운 여행의 추억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7일간 머무르면서 좋지 않은 경험은 하나 없었고, 잠깐 스치거나 만났던 이들 모두 친절했고 젠틀했던 기억이네요.
아, 어쨌든, 저희 부부는 이런 불안한 소식들을 듣다보니 최대한 안전하게 여행을 하려 했고,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말이 잘 통하는 민박집을 숙소로 정하고 가이드 받는 것이 좋겠다 결정한거죠.
결국 그 선택의 덕을 많이 보았고, 언젠가 다시 기회가 주어진데도 같은 결정을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즘에서 저희가 묵었던 민박집 소개를 해 드려야겠네요.
노체부에나(Noche Buena) 민박; 우리나라 말로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정도 되겠네요.
저희가 묵었던 2인실입니다; 제일 안쪽에 위치해 있는 별실이라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민박집 창에서 바라본 몬주익 언덕.
자세히 보시면 미술관과 올림픽 탑을 찾으실 수 있답니다;
저 언덕을 바라보며 지나가던 비행기를 세던 기억이 아직 선명한데 벌써 해가 바뀌었네요, ㅡㅡ.
이 곳은 민박집 1층 앞마당.
뒤쪽에 보이는 볼보 간판 옆의 커다란 유리문에서 초인종을 누르면 주인 아주머니, 아저씨께서 인터폰으로 확인하시고는 문을 열어주시고는 했던..
사실 민박은 처음이고, 저희 부부 둘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어쩜 호텔이 편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더랬는데 이 곳을 겪어보고 나니 인식이 많이 바뀐 듯.
어찌보면 계약으로 시작한 손님이기도 하지만 달리 보면 남의 집에 객으로 머물러야 하는 조금 어정쩡한 관계가 부담스러웠지만 주인 내외분께서는 그 경계를 잘 조절해주시며 사람을 편하게 해 주셨던 기억입니다.
참, 이 댁 아주머니께서 해 주시는 아침 식사는 절대 놓칠 수 없죠; 해외에서 먹는 한정식이 재료가 부실하거나 솜씨가 좀 달리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댁 식사는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정말 '요리'였던 것 같습니다~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 이 블로그 보실 일이 없으시겠지만, 혹시 보신다면 잘못된 정보나 틀린 글이 있음 알려주세용;
항상 건강하시구요~ ^^
민박집 입구 마당 안내판이 예뻐서 한 컷~
11시 정도에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민박집을 나왔던 것 같네요.
스페인 도착할 때에는 픽업을 부탁드렸으나 며칠 지나니 익숙해지기도 했고, 공항까지의 이동이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여정이라고 생각하니 전철을 기다리고 기차를 갈아타는 수고도 별로 고생스럽지 않게 느꼈던 듯.
Maria Cristina역 바로 옆의 Caixa Bank 건물; 저 하얀 글씨가 빙글 빙글 돌아갑니다.
집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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