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2013 Spain

37. Barcelona 공항 (2013.9.21 토)

TommyTomTom 2014. 1. 8. 00:26

바르셀로나 공항까지는 Santz 역까지 가서 다시 기차로 갈아타서 이동.

 

스페인 국철 Renfe; 저희가 탔던 열차는 아니고^^

 

개만 보면 눈을 잘 못 떼는 저희 부부; 역시 놓치지 않고 사진에 담아봅니다.

저런 복장을 한 경관이 수시로 순찰을 다니고 있어 왠지 좀 든든해지는 느낌.

우리나라였으면 잘 훈련받은 견공이라도 저 정도 덩치라면 거부감 갖는 분들도 많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공항 가는 열차는 이렇듯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로 채워지고...

다들 조금 지친듯 하면서도 태연한 모습이 여행 마치고 집으로 가는 표정들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30분 정도 달렸을까; 열차가 도착한 곳은 바르셀로나 엘 프랏 공항(El Prat Airport)의 T2 터미널.

T1, T2 2개의 터미널이 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T2가 오래되었고, 오히려 T1이 2009년에 오픈한 새 터미널이라고 합니다.

규모 면에서는 마드리드 공항에 이어 스페인에서 두번째지만, 2011년 기준 유럽에서 9번째로 이용객이 많았으며, 이용객의 증가치도 가파르다고 해요; 얼마전 대한항공 유럽 투표에서도 바르셀로나가 꽤 높게 나왔던데 당분간 이 상승세는 이어지지 않을까.

(요즘 한창 뜬다는 저가 항공 vueling의 기지공항도 이곳 바르셀로나 공항이라고 하네요)

 

공항에 내려서는 이제 저희 부부에게는 가치를 잃은 T-10 티켓을 어찌 처리할까 고민해봅니다;

그냥 버리기는 좀 그렇고, 동포애를 발휘해 입국하는 한국인을 찾아보기도 했으나 쑥스럽기도 하고 찾은 한국인들은 모두 귀티나보여 티켓을 건네기에는 서로 어색할 것 같습니다.

결국 공항에서 청소일하시는 나이드신 현지인을 찾아 건네드리니 환한 얼굴로 받아주시어 우리 부부도 덩달아 방긋~

 

T2에서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달리니 T1에 도착.

우리가 탈 비행편은 도하로 가는 QTR 068.

왔던 길 고스란히 반대로 가는 여정이지만 한번 겪어본 코스라 그런지 올 때보다는 마음이 좀 가볍더군요;

동쪽으로 날으니 2시간 정도 단축된다는 사실도 작은 위안.

 

 

3시간 정도를 남기고 공항에는 도착하였으나 마지막 숙제들이 만만하지 않더군요...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물건 사며 받은 세금 환급 invoice로 세금을 돌려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

 

보시듯이 절차는 간단합니다;

invoice에 도장을 받아;

  - 현금으로 환급받거나,

  - 도장받은 invoice가 든 봉투를 우편함에 넣어 카드로 환급을 받거나.

 

 

그런데 이 간단해 보이는 절차가 하나 하나 꼬이기 시작하더군요.

Invoice 도장 받는 곳을 찾느라 2층 3층을 몇번 오가며 헤맸는데 결국 3층 한쪽 구석에 있던 사무실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

 

바로 요기인데, 저는 계속 먼발치서보며 그냥 티케팅하는 라인으로만 알았던 거죠;

설마 세금 환급 받으려는 줄이 이렇게 길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터미널 도착하자마자 찾아왔더라면 줄도 얼마 길지 않았을텐데, 20분 넘게 헤매다 오니 20미터는 넘도록 이어져 있었습니다.

별 수 없죠; 아내는 우선 티케팅하는 곳으로 보내고 혼자 기다려 결국 도장은 받아냅니다.

 

세관 직원들은 무엇을 확인하고 도장을 찍는지 모르겠더군요; 대부분 국가가 동일한 절차인가 의문도 들고;

암튼 기다린 시간이 허탈할만큼 실제 stamping은 몇 초 걸리지 않아 쾅~!

 

 

이제 첫 단추는 궤었고, 현금으로 환급만 받으면 됩니다.

현금 환급은 2층에 있는 Caixa 은행 창구에서 받아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제 은행을 찾아 나섭니다.

2층 안내 데스크에 물어 창구는 어렵지 않게 찾았으나 이곳도 기다리는 이들의 행렬은 몇 번이나 굽어져 있고...

 

비행기 출발까지는 한시간 남짓 남았을까; 아직 티케팅도 하지 않은 상태라 더 이상은 안되겠다는 판단이 서더라구요.

현금 환급은 포기하고, 마지막 남은 카드 환급 방법을 택해봅니다.

'그래, 이건 뭐 그냥 우편함에 넣기만 하면 되니까~'

그런데 이 우편함은 어디 있는 걸까요? 우리나라처럼 빨간 색 박스에 머리는 둥그런 그런???

(이런?)

 

관세 환급 우편함.

아까 그 환급 창구 바로 앞에 있었는데 눈여겨보지 않아 알지 못했던 거죠;

이 걸 찾느라 또 몇 번을 묻고 물어 왔다는; ㅡㅡ;

 

 

 

혹시나 비행기 티케팅 줄마저 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곳은 한산.

5분 정도 기다려 티케팅하고, 짐 부치고 나니 남은 시간은 1시간 정도.

 

참, 그러고 보니 baggage claim도 쉽지 않았네요;

짐을 따로 보내면 찾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싫어 왠만하면 들고 타고는 했는데, 올 때야 그것이 가능했지만 갈 때는 가방이 잔뜩 부풀어 올라 carry in이 불가능했던 것.

무거우니 짐을 부쳐야 한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는 별 수 없이 따로 보냈는데 경황없이 보내다보니 그만 지갑이 든 자켓도 함께 캐리어에 넣어버렸던 거죠;

당장 쓸 돈이야 집사람이 가지고 있어 큰 문제가 없었지만 신용카드도 지갑에 있다보니 꺼림칙한 마음에 급히 카드사 전화해서 사용중지 신청하고, 그러고 나니 휴~하고 한숨이...

( * Transit 여정에 짐을 부치면 최종 목적지까지 짐도 바로 보내주는지 첨 알았습니다; transit 공항에서 짐을 찾아 또 부쳐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그 과정은 다 알아서 해 준다는~

 공항 물류는 어떻게 시스템화 되어있을까 궁금해지는 순간.)

 

공항 내부; 긴장이 풀려서인지 별로 돌아다닐 힘도, 마음도 생기지 않더군요;

받았던 인상은 깔끔하고 잘 관리되는 듯 했으나 역시 인천 공항보다는 좀 허한 느낌.

 

여긴 맥도날드; 잘 보시면 뒤쪽의 kiosk에서 주문/계산하고 데스크에서 받아가는 구조입니다.

 

공항에서 바라본 바르셀로나 마지막 모습.

저 멀리 Tibidabo 산과 몬주익 언덕이 보이는군요...

 

 

일주일간의 여행이었는데 일기처럼 남기다보니 포스팅만 37개를 쓰게 되었네요.

어쩜 실제 여행했던 시간보다 포스팅하며 걸린 시간이 더 길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ㅎㅎ

이렇게 블로그를 남기며 사진을 찾고, 웹사이트를 뒤지다보니 다시 한번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때는 몰랐던 정보들도 더 풍부하게 얻을 수 있는 듯.

 

스페인 여행기는 여기서 마무리짓겠습니다;

먼 훗날 백발이 성성할 때 다시 읽으며 좋은 추억이 될 수 있기를...^^